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저희의 생각

허진호 (Jin Ho Hur)
Feb 25 · 5 min read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이미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하여 내부적으로 대비를 많이 하고 계시겠지만, 투자자 시각에서 저희 생각을 몇 가지 공유해 드리면서 현재 상황에 대한 대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이 메일을 드립니다.

지난 주말,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정부 태세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는 2009년 신종플루 상황과 같은 단계입니다. 아울러, 한중일 3국 및 주변에 국한되었던 상황이 이란, 이탈리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예상치 못 하였던 곳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본 상황이 ‘2–3월 중 진정되지 않을까’ 하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모든 회사에서 이에 대한 상황 분석 및 대응을 높은 우선 순위로 진행 하여야겠다는 판단입니다.

일차적으로 중국과 직간접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제가 별도 채널로 메세지를 드렸고 향후 계속 논의를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중국과 직간접 거래를 하지 않는 회사들도, 아래의 몇 가지 측면에서 현 경제 상황에서 worst-case를 상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게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1. 이 상황은 중국에서 촉발되는 경기 위축 (contraction) 내지는 불황 (recession)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입니다.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요소들은 이미 많은 곳에서 지적이 되었습니다: (1) ‘19년 중반 미국 장단기 금리의 역전, 및 ‘08년 금융 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으로서 미국의 ‘대략 10년 주기의 경제 싸이클’로 미루어 미국 경기가 위축/불황에 돌입할 개연성, (2) 오랜 기간의 고속 성장 후 성장 둔화 및 경제 구조 개선이 필요한 중국 경제가 지난 몇 년간 (주로 인프라 건설로 드라이브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의하여 유지되어 왔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hard-landing 가능성 등.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글로벌 경제의 양 대 축 미국, 중국 모두 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경기 위축 내지 불황을 촉발시키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이 있습니다.
  2. 경기 위축/불황이 되면 일단 소비 위축이 가장 먼저 될 것이고, 이는 ‘불요불급’한 서비스/상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에게 가장 먼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희 포트폴리오 중에도 이러한 ‘불요불급’한 서비스, 상품의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들이 있다고 보며, 이들 회사에서는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위축이 향후 최대 2–3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불황 시기에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때문에 커머스 및 배달앱이 다시 성장하고 있고, 영화, 게임 등의 cheap entertainment도 불황기에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에는 경기 위축/불황 시기에 소비 위축에 따라 비즈니스 성장이 둔화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를 잘 하여야 할 것입니다.
  3. 펀딩 환경도, 지난 2년간 조성된 VC 펀드가 8조 규모이기 때문에 향후 1–2년 간 VC 펀드가 위축되지는 않을거라 보지만, 경기 위축/불황 상황에서는 VC들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투자 의사 결정에 보수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작년 말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하여 지금까지 Growth stage 투자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였던 자산 운용사의 투자가 금년부터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추가 펀딩이 기본적으로 될 것이다’라는 가정이 앞으로 당분간 (최대 2–3년)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현재 시점 기준 보유 자금, 향후 확장 및 비용 지출에 대한 보수적인 시나리오 기반으로 contingency plan을 만들어 두고, 향후 1–2개월 상황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경우에 따라 그 contingency plan에 따른 ‘비상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자금 기준으로 추가의 펀딩 없이 최대한 오래 (가능하면 내년 말까지) 버틸 수 있는 사업 계획을 contingency plan으로 수립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시리즈 A 펀딩 받은지 얼마 안 되어서 이제 막 성장을 드라이브하려는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까지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Bottom Line은 “다음 펀딩이 꼭 이루어질 것이다”는 가정 하에 사업 계획을 잡았다면, 그보다는 꽤 보수적인 계획을 다시 잡고 언제라도 그 계획으로 shift할 준비를 해 두셔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반적 경제 싸이클의 업다운, 이번과 같은 돌발 사태는 사실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늘 발생하는 것들이고, 그렇게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이전에 없던 예외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흐름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를 해 두고 필요할 때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려서 회사가 전체 시장 흐름과 달리 오히려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러한 위기가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되는 경우도 늘 있어 왔었습니다.

그러니, 이번 사태에 놀라지 마시고, 그렇다고 무시하지도 마시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몇 년 후 이번 위기가 대표님들의 회사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회고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대표님들에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을 보내 드립니다.

SEMA Translink Investment

Series-A VC, based in Korea, helping startups going global

허진호 (Jin Ho Hur)

Written by

Entrepreneur-turned VC @ SEMA Translink Investment. Serial entrepreneur as the founder of Inet, Iworld, and Crzyfish since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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