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약과 빨간약

쿠스(Hyeongjun)
UFOfactory 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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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in readFeb 28, 2016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했던 것처럼 (물론 그것과 정확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역시 선택을 합니다.

“파란 약을 먹고 나의 행복에만 몰두할 것인가?” 아니면,

“빨간 약을 먹고 세계의 비참과 고통을 직면할 것인가?”

빨간 약을 고르는 자는 정의로운 영웅이고, 파란 약을 고르는 것은 비겁한 것일까요?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행복이라면, 파란 약을 선택한 사람을 어리석다 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빨간 약을 선택합니다. 아마 그들은 빨간 약을 먹지 않고서는 행복할 수 없었던 것일까요? 이유가 어쨌든 그런 사람은 많지 않고 그런 선택 또한 쉽지 않기에 그들은 다수가 아니며 그래서 세상에 아직도 많은 비참과 고통들이 있는 것일까.

그래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빨강과 파랑이 적절히 섞인 보랏빛 약은 없을까? 보랏빛이지만 붉은 빛이 약간 좀 더 감도는 그런 약. 그래서 평범한 시민들도 큰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약이 없을까. 그래서 대다수의 평범한 시민들이 가진 좋은 마음들이 세상을 바꿀 큰 힘이 되게 하는 그런 약. 그런 매력적인 빛깔은 없을까?

전 사실 그 약을 만들어 보기 위해 코딩을 배우고 개발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게을러지고, 얼마 안 되는 내가 새로 갖게 된 조그만 것들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것처럼 보이는 요즘의 나를 보며 다시 묻게 됩니다.

나는 무슨 약을 선택한 걸까?

나는 손에는 빨간 약을 든 채 입으로는 파란 약을 씹고 있는 건 아닌가?

철없는 개발자의 자기반성이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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