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오픈아카이브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woonjjang
UFOfactory org
Published in
6 min readApr 22, 2016

클라이언트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http://www.kdemo.or.kr/)

서비스사이트 : 오픈아카이브 (http://archives.kdemo.or.kr/)

나에게 이 프로젝트란 ?

2015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집중했던 개발 프로젝였다. 비영리 조직 혹은 정부기관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심이 좀 있던 터였고, 예전에 하자센터(haja.net)에 있을 때, 조직과 커뮤니티가 어떻게 아카이브 자료를 남기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아카이브하자(archive.haja.net) 를 만들어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보통 아카이브는 자료를 잘 저장하고, 확인하는 공간으로 정의된다. 나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잘 이용되고,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하지 않나?” 하는 측면으로 아카이브를 정의하는 편이다.

프로젝트의 제안, 입찰, 수행, 완료까지 모두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쥐고 움직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아카이브란 것에 대한 관심이나 이에 대한 구조나 정책을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것들이 에너지를 보충해주고 즐거움을 주지 않았나 한다. 이 부분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는데, 마지막까지 고민, 관심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하다.

서비스 이해, 아키비스트에 대한 이해

초기에는 오픈아카이브측에서 제안한 다양한 기능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열어놓고, 토론을 펼쳤는데 웹 서비스 영역은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조정을 많이 거쳤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알게 된 부분은 실제 “사료관"팀이 하고있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기증받은 자료들을 보관하고 관리하고 이를 데이터화하는 아키비스트들이 존재한다. 1차로 문서, 사진, 영상, 방물(유물)자료들을 기증받고 수집해서 이를 눈에 보이는 사료관에 보관한다.

나는 우리나라 현대역사가 이렇게 꼬일 수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대 역사 기록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교과서 2페이지에서 4페이지로 줄여서 설명하거나 시험문제 1개 혹은 0.5개로 표현하는 부분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오픈아카이브가 관리하고 있는 사료관은 현대역사를 보고 있는 듯 했다. 기증받은 자료들을 1차 텍스트 데이터로 만드는데 이게 65만개 정도 되고, 이를 스캔하거나 내용을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현재 25만건 정도를 디지털화 했다. 디지털화 한 사료들은 오픈아카이브(archives.kdemo.or.kr)에서 페이지별로 보거나 다운받을 수 있다. 외부 사용에 있어서는 저작권 확인이 필요하지만, 25만개의 사진, 문서, 찌라시, 책자, 타이핑한 내용들을 확인하는 단일한 서비스로는 매우 크고 대단하다. 오픈아카이브 작업을 하고, 완료된 페이지들을 보고 있으면 현대 역사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 우리의 부모 세대, 이모 삼촌의 이름을 넣으면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은 심쿵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료관팀이 하고 있는 기증, 견학, 디지털화 요청(원문등록요청), 사진 사용 문의 등 운영 업무와 실제 콘텐츠와 구술자료들을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는 일 및 디지털 아카이브와 운영서고를 관리하고 65만개의 자료를 시민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며, 좀 더 알려지고 칭찬받으면 하는 일이다.(사료관팀이랑 친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디자인

디자인팀이 고생을 많이했는데, 브랜드 영역과 함께 1600px, 1024px, 360px (모바일) 세 화면에 대한 UI와 UX 까지 고민이 필요했고, 우리는 어떤 화면이 편하고 구현가능한지에 대해 심한 토론까지 했다. 그만큼 사료컬렉션과 사진아카이브 2개 메뉴는 구현하기 어려운 컨텐츠 레벨 구조를 갖고 있었다.

사료컬렉션 : http://archives.kdemo.or.kr/collections/main

사진아카이브 : http://archives.kdemo.or.kr/photo-archives/main

4.19 혁명 당시 서울시청 앞으로 하나 둘씩 집결하고 있는 시민들

4월 9일이 얼마전 이었으니 4.19 혁명 관련 사진 기록들을 보시길 추천한다. [갤러리보기]를 누르면 805장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개발

개발팀과 집중해서 처리했던 영역은 관리자쪽에서 사료컨텐츠를 편집하는 에디터를 개선한 부분과 함께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서 Front 영역에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서비스 영역들을 안정화시키고 로그인 페이지를 통해 내 기록들을 남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료가 갖고 있는 메타정보들을 다른 서비스로 가져가거나 복사할 때 해당 영역을 인식해서 데이터를 잘 가져오도록 했다. 위 아래 미디엄에 관련 사료링크를 붙였더니 자동으로 인식하고 프레임이 생기고, 제목, 본문, 썸네일 이미지를 끌어온다.

위에 페이지는 트랜스크립션(받아적기) 기능을 사료에 적용한 부분이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손으로 적어놓은 알림공고나 편지글을 사용자들이 받아적기를 할 수 있는 서비스 기능을 만들었다. 내부 운영과 함께 천천히 성장하겠지만, 시민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시도들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이렇게 써 보세요.

프로젝트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잘 아는 여자선배(나이차가 좀 있는)가 있어서 생존을 위해 노동운동의 전선에 뛰어들었던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 사건은 “안양전자" 사건인데, 노동조합이 없을 때 사장이 무자비하게 회사를 옮기고 직원들을 속이고 먹튀하려다가 구성한 노동조합 사람들을 통해 잡히고, 처리가 되었던 노동운동 사건이라고 한다. (요약과 비약이 좀 있음을 이해하길)

사료중에 신기하게도 안양전자 투쟁일지가 있고, 이 일지에는 노동운동 기록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일지 내용을 선배를 통해 라이브로 들었다. ㅎㅎ

비슷한 자료는 검색에서 “안양전자"를 검색하면 자료들이 나오며, 해당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민주화운동 자료는 따분하거나, 혹은 역사의 유물같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또는 현대 역사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런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사료들을 즐겨찾기 했다가, 글을 쓸 때 인용을 할 때 쓸 수 있다. 그린피스가 했던 지역 핵 반대 운동에 대한 사진 자료들을 스크랩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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