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Fi] #1: P2E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Jesse
Untitled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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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min readAug 19, 2022

TL;DR

  1. P2E는 유저에게 보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전 게임과 다르다.
  2. 성공적인 P2E를 만들기 위해선, 보상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 1) 유저에 대한 선별적인 보상, 2) 인플레이션 방지, 3) 게임사의 매출 하락 고려.
  3. P2E가 F2P보다 우수한 수익모델임이 증명 될 때, P2E의 Mass Adoption이 이루어질 것이다.

P2E는 혁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폰지일 뿐인가?

21년 Axie Infinity의 성공 이후 P2E 메타가 한 순간 휘몰아쳤다가 1년 만에 사라졌다. P2E는 이미 끝나버린 실험인 것일까? 일부는 P2E는 결국 폰지였다고 말한다. 반면, 일부는 아직 미완성된 모델일 뿐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P2E를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인 GameFi 시리즈 물을 통해 GameFi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지, GameFi에 적합한 페르소나는 어떻게 될지, GameF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GameFi 프로젝트들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PC Game Economics

패키지 게임 : 출처

스마트폰이 탄생하기 전, 게임은 마트 가판대에서 단돈 3~5만원에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단 1회의 구매 절차만 있었다. 구매 이후의 과금도 없었고, 플레이 기간에 따라 과금하는 요소도 없었으며, 게임에 대해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든 일단 구매하고 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웹2 게임의 2가지 요소는 게임 개발자게임 유저다. 게임 개발자는 게임을 개발하고 판매한다. 게임 유저는 게임을 구매한다. 게임 유저들이 지불한 돈은 게임의 개발과 유통에 사용된다. 웹2 게임의 이코노믹스는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출처 : Untitled Labs

Mobile Game Economics : 핵심은 핵과금러

출처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Free-to-Play 게임이 등장하였다. 유저 입장에서 Free-to-Play 게임은 혁명적인 것이었다. 공짜로 게임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니! 다만 Free-to-Play의 이면에는 게임사의 철저한 비즈니스 셈법이 있었다. 범용적인 콘텐츠는 다수에게 무료로 뿌리고, 프리미엄 콘텐츠는 소수에게 엄청난 가격으로 팔면 PC 게임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F2P 게임들의 경우 0.15%의 유저들이 50% +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2%의 유저들이 95%+의 매출을 만들어낸다. 다른 말로 하면 2%의 핵과금러들이, 게임에 거의 돈을 쓰지 않는 98%의 유저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F2P 게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아래는 필자가 만났던 한 게임사의 대표님이 하신 말이다

F2P 게임의 성공의 비결은 2%의 VIP 유저가 본인들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98%의 보통의 유저들을 잘 가공하여서 공급해주는 것입니다.

F2P 게임의 과금 유혹은 강력하다 출처

F2P 게임의 4요소는 게임 개발자, 게임 유저, 핵과금러, 광고주이다. PC 게임에서 추가된 요소는 광고주이다. 광고주는 게임 개발사에게 광고료를 지급하고, 유저들이 광고에 노출될 수 있게 한다. 다만 하이퍼캐주얼과 같은 특정 장르를 제외하면 광고 매출은 게임 개발사의 주 수입원이 아니다.

출처: Untitled Labs

Web3 Game Economics : 유저에 대한 보상

Web3 게임의 큰 특징은 NFT나 Token과 같은 거래 가능한 자산을 통해 개발사가 유저에게 보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저들에게 주어진 NFT나 Token은 온체인 거래소나 마켓 플레이스에서 실제 돈으로 교환될 수 있다. 개발사는 이러한 즉각적 보상의 요소를 활용하여서 게임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Web3 게임의 5가지 요소는 게임 개발자, 게임 유저, 핵과금러, 광고주, 보상을 받는 유저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새롭게 추가된 요소는 보상을 받는 유저이다. 개발사는 유저들이 보상보다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기를 바라며, 보상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선 유저들이 직접 돈을 지출하거나, 다른 유저들이 돈을 지출하는데 영향을 미쳐야 한다.

출처: Untitled Labs

하지만 유저들에게 지급되는 보상은 Web3 게임 개발사들이 예측하지 못한 문제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아래에선 이 문제들을 다뤄보고자 한다.

문제점 #1 : 개발사의 매출 감소

Play-to-earn은 게임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수익을 게임이 성장하는데 도움울 주었던 유저들에게도 나눠주자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RPG 캐릭터를 만렙까지 키우는데 몇 달을 소모한 유저는 게임을 그만두기를 원할 때 캐릭터/아이템/골드 등을 팔아서 게임에 소모한 시간과 노력을 환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유저들은 보상을 받아야 할까? 유저들은 하루에 단순히 4~5시간씩 게임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뿐이고, 게임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것 아닐까? 그리고 모든 유저들이 게임을 함으로써 보상을 얻는다면, 그 돈은 누가 지불하는 것일까?

리니지 최초의 88레벨 달성 순간, 87->88 레벨업에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한다 : 출처

위의 사진에서 리니지 88레벨을 달성한 유저가 캐릭터를 판다고 가정해보자. 한 신규 유저가 해당 캐릭터를 2천만원에 구매를 한다고 한다. 신규 유저가 캐릭터를 직접 키우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신규 유저의 LTV는 어떻게 될까?

각 시나리오의 Economics를 비교해보자

A : 신규 유저가 2천만원을 기존 유저에게 지불하고 캐릭터를 구매한다. 이후 2~3주 정도 게임을 플레이한다. 그리고 다른 게임으로 이탈한다. 신규 유저가 구매한 캐릭터는 이미 완성형 캐릭터이기 때문에 과금을 할 필요가 없다. 리니지가 web3 게임이라고 가정하고 캐릭터 판매 시 5% 수수료가 부과된다고 하면, 게임 개발사는 100만원을 수수료로 수취하게 되고, 88레벨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던 유저는 1900만원을 벌게 된다.

-> 게임 개발사 : +100만원, 기존 유저 : +1900만원, 신규 유저 : -2000만원

B : 신규 유저가 0레벨부터 88레벨까지 레벨업을 한다고 하고, 대략 3~4년이 걸린다고 가정해보자. 게임사는 유저의 과금으로 4천만원을 매출로 벌 수 있고, 88레벨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던 유저는 아무 돈도 벌 수 없게 된다.

-> 게임 개발사 : +4000만원, 기존 유저 : 0원, 신규 유저 : -4000만원

결국 Web3 게임에서 유저들이 축적한 재화나 캐릭터의 현금화를 쉽게 하는 것은, 게임 개발사의 지갑에 들어가야 할 돈을 유저들의 지갑으로 옮긴 것과 비슷하다. 또한 부가적으로 신규 유저들이 소비하는 돈의 총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중고 자동차가 감가상각 되어 팔리는 것과 비슷하게, 사용된 캐릭터와 재화들도 초기의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통 팔리기 때문이다.

어느 모로 보아도, Web3 게임의 아이템/캐릭터 현금화는 게임 개발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또한 게임 개발사들은 벌어들인 돈을 게임에 재투자하지만 기존 유저들은 그렇지 않으므로, 게임 개발사들의 매출 감소는 게임의 생태계적인 관점에서 손실이다.

다만 필자는 유저들의 현금화를 극대화하는 한 축과, 게임 개발사들의 매출을 극대화하는 다른 한 축 사이의 중간 지점에 균형점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게임 개발사들이 유저들의 현금화와, 게임 개발사의 매출 사이의 트레이드 오프 관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끝없는 실험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P2E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인지할 경우 F2P 게임 대비 더욱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유저를 획득 할 수 있으므로, 객단가(P)는 감소하지만 동일 기간 내 유저 수(Q)는 증가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P2E와 F2P 사이의 접점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점 #2 : 인플레이션

웹2에서도 게임이 성공적이면 P2E가 저절로 생겼었고, 게임이 실패하면 P2E가 생기지 않았다. 사실 P2E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쌀먹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존재해왔다. (by 넥슨 황선영 프로듀서 in Unopened Night)

Play-to-Earn은 사실 이미 웹2 게임에서도 있던 개념이다. 작업장 혹은 쌀먹이라고 불린 행위가 그것이다. 일례로 인벤에서 작업장을 돌리는 사장과 인터뷰를 한 기사가 있다(출처). 내용을 보니 60대의 컴퓨터를 돌리면, 컴퓨터 당 하루에 5천원만 벌어도 하루 30만원, 한 달이면 900만원을 벌게 된다고 한다. 고정비를 제외해도 마진이 40~50%남는 장사인 것 같다. 이 정도의 경제성이 보인다면, 사람들을 더 고용하고 컴퓨터를 더 많이 구매해서 비즈니스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듯 하다.

하지만, 작업장은 게임의 수명을 줄여왔다. 작업장이 대량의 아이템과 재화가 팔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벌어들이는 재화의 가치가 감소하고, 게임의 경제적 보상에 대한 재미가 반감되게 된다. 또한 작업장이 사냥터와 레어한 아이템을 독점하기 때문에, 게임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도 많아지게 된다. 결국 유저들이 게임을 이탈하는 경우가 증가한다.

리니지M 작업장 모습

작업장이 게임 경제를 망가뜨렸기 때문에, 웹3 게임에서 주장하고 있는 중앙 주체의 개입 없는 게임 재화의 현금화가 있는 게임은 실패할 수 밖에 없을까? 게임 재화의 현금화는 막아야만 하는 것일까?

웹2 게임사들이 작업장과 쌀먹에 대응하는 방법은 현금화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었다. 다만 웹2 게임에서 쌀먹과 건강한 게임 경제가 동시에 유지되고 있는 사례들은 종종 있기 때문에 참고할 만 한 것 같다(E.G. 메이플스토리).

강대현 넥슨 COO “메이플 유니버스, 기존 P2E와 다른 길 갈 것 : 출처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중앙 은행이 화폐의 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처럼, 게임 경제에서도 중앙 은행스러운 정책이 경제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 점은 참고할 만하다. 가령 P2E 프로젝트들이 무분별하게 모든 유저에게 보상을 제공하던 시기를 지나, 스테이킹 기능 제공/게임 내 사용처 개발/현금화를 하기 위한 광고 시청/ Real Yield/최소 출금 단위 상향과 같은 시도를 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게임 경제의 균형점을 찾으려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점 #3 : 체리 피커

보상을 받고 게임을 떠나는 소위 체리 피커에게 보상이 주어질 경우, 체리 피커는 받은 보상을 모두 현금화하고 게임을 떠나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 경제는 망가지게 되며, 게임의 존속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성공적인 Web3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상을 주었을 경우, 게임 회사에 더 큰 이득을 돌려주는 유저에게 선별적으로 보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보상을 주어야 할 유저 군은 크게 3가지로 분류 될 수 있다.

1.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의 유저, 2.커뮤니티의 성장을 돕는 유저, 3.과금/핵과금 유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유저

  1.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의 유저 : 모객의 관점에서, 같은 돈을 썼을 때 효율이 높은 집단이다. 게임에 모객이 중요한 이유는 1) 핵과금러가 돋보이게 하는 것과, 2) 신규 유저들을 유인하기 위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Axie Infinity의 Scholars가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의 유저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 커뮤니티의 성장을 돕는 유저 : 커뮤니티는 유저들이 게임에 잔류하게 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유저들 중 커뮤니티의 성장을 돕는 유저들에게 보상을 줄 경우, 이들은 커뮤니티를 키움으로써 게임 전체의 가치를 키운다. 인플루언서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게임사들은 인플루언서들이 게임을 지속하게 하기 위해 보상을 지급하고, 일반 유저들은 인플루언서들이 게임을 한다는 것만으로 게임에 유입되고 잔류하곤 한다.
  3. 과금/핵과금 유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유저 : 보상을 받은 유저 중 일부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의 코어한 요소에 재미를 느끼고 과금을 하기 시작한다. 그 중 일부는 많은 돈을 지출하는 핵과금러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유저들은 게임사가 지불한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게임사에게 지출하기 시작하지만, 이러한 유저들을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유저들을 과금하게 하려면 게임이 본질적으로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P2E는 불특정 다수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였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이 단기적으로 이익만 취하고 떠나버렸고, 게임의 수명은 극도로 짧았다. P2E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저들에 대한 선별적인 보상 지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P2E의 미래는?

P2E는 Product-Market-fit을 찾지 못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P2E는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 콜드 스타트 문제를 풀만한 마케팅의 요소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고, 대형 게임사에서 주요 수입모델로 삼기에는 검증이 안된 모델로 보인다.

P2E 프로젝트의 연이은 실패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분위기로 인해 다양한 실험들을 해보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것 같다. GameFi라는 메타가 1) 게임적 요소를 강조하는 트렌드와, 2) 보상적 요소를 강조하는 트렌드로 나누어지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P2E의 미래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별로 생각하고 있으며, Mass Adoption이 되는 미래가 오기 위해서는 대형 게임사들에게 P2E가 F2P보다 우수한 수익모델임이 증명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다만 Mass Adoption이 되지 않더라도, Gamification + Defi 적인 요소로 보상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Subculture 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글은 Vader Research의 Night Clubs & Web3 Game를 골자로 작성되었습니다. (참조에 출처)

Written by Twitter @Jesse0x1

Reviewed by twitter @0xSuri @defid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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