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한 프렙 10기 서류심사, 그 뒷 이야기 🥶

Ken Huh / 바닐라코딩
바닐라코딩
Published in
10 min readFeb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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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보다 치열했던 바닐라코딩 프렙 10기 예비 바코더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며칠 전에 프렙 10기 신청기간이 마감되었고, 서류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말 그 어느때보다도 정성스레 신청서를 작성해주셔서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많습니다. 🙄

어떤 기준을 갖고 인원을 선발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것 같아 서류심사의 내막을 공유합니다.

Finally..! 😆

총 신청 인원 및 코스 정원

  • 106명 신청.
  • 50명 선발.

평균적인 신청자 연령대

20대 중후반 — 3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 20대 초반 혹은 30대 중후반인 분들도 종종 계셨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신청서 내용을 참고로 제가 추측한거라 정확하진 않습니다.

평균 자기소개 글자수

  • 1271자

저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기존에도 물론 장문의 글을 써주시는 분들은 항상 계셨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균적인 자기소개 글의 길이가 기존과 차이가 많아 제가 몸둘 바를 모르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서류심사 발표일인 2월 1일 새벽 5시까지 마지막으로 검토하며 106명의 신청서를 총 10회 이상 정독했는데, 다양한 사연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뭉클한 시간이었습니다.

정성 들인 서류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스스로 많은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지난 2년 동안 당연히 열심히 한다고 노력했지만, 과연 이렇게 사람들이 반응할 정도로 엄청난 무엇을 했었나?

요즘 코딩 부트캠프 많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이 곳에 오고 싶어하시는 이유가 뭘까?

우리에게 무언가 특별함이 있나? 특별함은 없는것 같은데..

참 요상하네.. 🧐

판단 기준

프로그래밍 경험 및 동기

어느 정도의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느냐는 늘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많은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기초적인 수준은 해보시고 신청해주시기를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HTML is not a programming language!

프로그래밍 경험이라고 하면, HTML/CSS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HTML/CSS 또한 물론 코딩의 범주에 포함되긴 하지만, 논리를 작성하는 코딩은 아니기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프로그래밍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막 HTML/CSS를 시작하신 분들 또한 열정이 넘치고 진지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조금 더 긴 시간동안 프로그래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신 분들을 선호합니다.

신청서에 작성하는 글로 본인의 경험을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작성한 코드를 볼 수 있는 자료(Github Link 등)를 알려주시면 판단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편입니다.

퀴즈 정답 설명

console.log("ken" || 8620 && "");

퀴즈에 대한 답변에서는 신청인이 얼마나 꼼꼼하게 조사하고 조리있게 설명하는 성향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잣대가 아니지만, 꼼꼼하게 조사하는 분들은 보통 합리적인 근거와 함께 큰 틀에서 올바른 설명을 해주시곤 합니다.

이번 모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답변을 공유해드릴테니,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답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 글을 읽는 내내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답변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분이 이렇게 작성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이든 꼼꼼하게 잘 하실 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다음 기수부터 이 퀴즈 질문은 신청서에서 제외될 예정입니다. 🙃)

위 실행문을 크롬브라우저의 개발자도구 콘솔(DevTools Console, 이하 크롬 콘솔)에 입력하면 `ken`이 출력되고 `undefined`가 반환됩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단, 크롬 콘솔은 단일 사용자의 입력(자바스크립트 언어)을 받아 이를 평가 및 실행하고 결과를 사용자에게 반환하는 단순한 상호작용 컴퓨터 프로그래밍 환경입니다. 따라서 위 실행문을 입력하면 문이 실행되고 그에 따른 결과가 반환됩니다.`console`은 브라우저의 디버깅 콘솔에 접근할 수 있는 메소드(method, 객체의 속성인 함수)를 제공하는 객체입니다. `console` 뒤에 나오는 점(`.`, dot)은 속성 접근자(property accessor)입니다. 따라서 `console.log(표현식)`을 입력한다는 것은 크롬 콘솔에게 `console` 객체에서 `log`라는 이름의 메소드를 실행시키라는 의미입니다. `log` 메소드는 인자로 들어온 표현식을 콘솔에 출력합니다. 따라서 이런 과정으로 위 실행문이 실행됩니다. 이때 `log` 메소드는 반환 값이 없기 때문에 실행 이후 `undefined`가 반환되어 콘솔에 보여집니다.위 실행문의 `console.log()`의 인자로 들어온 표현식은 `"ken" || 8620 && ""`은 논리연산자(`||`,  `&&`)와 피연산자인 리터럴(고정된 값)로 이뤄져 있습니다. `||`,  `&&` 논리연산자는 양 옆에 논리적 값과 함께 쓰입니다. 그리고 피연산자 중 하나의 값을 아래의 규칙에 따라 반환합니다.논리연산자 `||`는 왼쪽 표현식이 참(`true`)으로 변환될 수 있으면 왼쪽 표현식을 반환하고, 왼쪽 표현식이 참으로 변환될 수 없으면 오른쪽 표현식을 반환합니다. 논리연산자 `&&`은 왼쪽 표현식이 참으로 변환될 수 있는 경우 오른쪽 표현식을 반환하고, 왼쪽 표현식이 거짓(`false`)으로 변환될 수 있는 경우 왼쪽 표현식을 반환합니다. 거짓으로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의 예는 `null`, `NaN`, `0`, 빈 문자열(`""`,`''`, ````), `undefined`입니다. 이외는 참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논리연산의 또다른 규칙은 '단락 평가'입니다. 왼쪽부터 평가되는 논리 표현식에서, 왼쪽 표현식이 거짓이라면 AND 연산은 무조건 거짓이므로 오른쪽 표현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같은 논리로 왼쪽 표현식이 참인 OR 연산은 무조건 참이므로 오른쪽 표현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논리 표현식은 좌측부터 평가되지만, 논리 연산자의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 연산자는 `||` 연산자 보다 먼저 실행됩니다.이런 규칙에 따라 위 표현식(`"ken" || 8620 && ""`)을 평가해보겠습니다. `&&` 연산자는 `||` 보다 우선 실행되므로 `8620 && ""` 연산을 합니다. `8620`이 참으로 변환될 수 있으므로 오른쪽 표현식인 빈 문자열 `""`을 반환합니다. 이어지는 논리 연산 `"ken" || ""`에서 `"ken"`은 빈 문자열이 아니므로 참으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종 결과는 참입니다.하지만 의문이 있습니다. 논리 연산자의 우선순위 규칙에 따르면 위 표현식의 논리 연산에서 `8620`을 가장 먼저 평가해야 합니다. MDN 웹 문서에서도 표현식의 평가는 항상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우선순위가 `||`보다 더 높습니다. 하지만 실습을 해보면 `8620`은 평가되지 않고 좌측부터 평가되면서 '단락 평가'만 적용된 것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console.log("ken" || console.log("am I executed?") && "")`를 실행해보겠습니다. 논리 연산자의 우선순위 규칙에 따르면 `am I executed?`도 출력되어야 하지만 `ken`만 출력됩니다. 심지어 괄호를 포함한 `console.log("ken" || (console.log("am I executed?") && ""))`의 실행 결과도 `ken`으로 같았습니다. 이에 따라 위 표현식의 평가 과정도 달라져야 합니다. 논리연산자의 우선순위보다 단락 평가가 우선됩니다.최종 결론으로, `console.log("ken" || 8620 && "")`의 실행결과 `"ken" || 8620 && ""`은 좌측부터 평가됩니다. `"ken"`이 참으로 변환될 수 있으므로 OR 연산이 단락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 뒤의 논리 연산은 물론 표현식도 평가되지 않고 바로 `ken`이 출력됩니다.부차적으로, MDN 웹 문서의 논리연산자 우선순위 예제 `true || false && false // returns true, because && is executed first` 는 틀린 것처럼 보입니다. 이 예제가 참을 반환하는 이유는 단락 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은 먼저 실행되지 않습니다.

직장 경력

저희 바코더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입니다만, 바코더들 중에서는 한번 이상의 직장 생활을 경험한 분들의 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물론 매 기수마다 대학교 졸업반 정도의 수강생 분들이 항상 계시긴 하지만, 많은 비율의 분들이 기존 직장을 퇴사하고 커리어 전환을 위해 오시는 편입니다.

저는 2012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1년이라는 기간동안 독학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12주 과정의 부트캠프에 들어가 수료하고 뉴욕에서 개발자로 커리어 전향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당시 제 나이는 29살이었고 저의 미래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잠 못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프로그래밍을 1년간 독학으로 공부하면서도 매일 밤마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연봉이나 업계에 대한 블로그 글을 읽고 또 읽으며 고민했습니다.

저에게 후퇴는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그때 당시의 저는 나이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이미 늦은 시기라 판단하고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간절하게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 기존 직장을 퇴사하고 커리어 전환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한 후 저희 코스에 신청하는 편입니다.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이 그만큼 간절할 수 밖에 없고, 그런 면모가 신청서에 고스란히 나타나곤 합니다.

계속되는 고민..

106개의 긴 자기소개 글들을 반복하여 읽을때마다, 내가 과연 이 글들을 보고 이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게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들었습니다. 다들 각자 사연이 있고 중요한 인생의 결정일텐데, 나의 결정이 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까지도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고민, 고민, 또 고민… 🤔

제가 내린 결론은, 당연히 저는 그런 일을 할 자격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사람입니다. 모두 본인 만의 가치가 있고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앞으로도 저희를 믿고 와주시는 분들의 신청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전달된 진심과 열정을 최대한 느껴보려 늘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를 믿고 와주시는 분들에게 저의 모든 것을 투자할 것입니다. 변치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마무리가 너무 진지했군요…Ogle-Ogle…

프렙 11기는 5월 말에 모집 시작합니다! 그때도 많이 신청해주실거죠…🙏🏻

Stay Safe! 💪

About Vanilla Coding

바닐라코딩은 미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꿈꾸는 비전공자들을 위한 전문 코딩 교육 기관으로 기수마다 소수 정원 운영을 통하여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프렙부트캠프에 대하여 궁금하시다면 각 각의 노션페이지 혹은 바닐라코딩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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