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현지 리포트: “민주적 도시” 컨퍼런스 참석

김정현 Joseph KIM
WAGL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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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in readMay 25, 2016
유럽연합 프로젝트 그룹 디센트 주관 “민주적 도시” 웹사이트 커버 사진

안녕하세요. 와글 프로젝트 매니저 김정현입니다. 저는 지금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와 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해 28일까지 진행되는 디센트(D-CENT, Decentralised Citizen ENgagement Technologies)주관 “민주적 도시 — 일상기술과 민주적 도시가 갖는 권리"에 참석하기 위해섭니다. 이번 행사에는 이진순 대표님이 주최측의 초청을 받아 오는 토요일 진행되는 “민주주의를 향한 글로벌 핵티비즘(Global Hacktivism for Democracy)” 세션에서 연사로 나설 예정입니다.

바로 어제죠. 저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이진순 대표님과 인천공항을 출발해 파리를 경유, 현지 시각으로 같은 날 오후 6시 경에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숙소에 몇 시간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계셨던 권오현 빠띠 대표님과 만났습니다. 24일 저녁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마드리드 시내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럽 서쪽의 이베리아 반도는 한때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북상한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기도 하는 등 선사시대 이후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각축을 벌이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다 1561년 근대 스페인의 모태가 되는 가톨릭 스페인 왕국이 마드리드로 천도를 한 이후로 500년 가까이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였습니다.

스페인 시 공공기관과 시민단체, 연구 기관 등이 입주해 있는 마요르 광장 청사

이처럼 수도로서 오랜 역사를 가진 마드리드는 유서깊은 골목과 건물들이 잘 보존돼 있습니다. 시의회나 청사 같은 공공기관과 개인 주택은 물론,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도 고풍스러운 저층 건물에 입주해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옛스런 건물들 사이사이를 다니다보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여러 광장들이 건물 안쪽 또는 길과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불쑥불쑥 나타납니다. 큰 도로와 큰 건물들이 부각되는 서울과는 다른 종류의 공간감은 마드리드가 주는 독특한 인상입니다.

생대구튀김으로 유명한 간이식당에서 가볍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10인분은 나올 것 같은 거대한 아귀

한때 해상을 지배했던 해양 제국이었던 탓일까요? 어딜 가든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소매상들이 한 곳에 모여 식재료를 파는 시장을 들르기도 했는데요, 각종 조개류와 다양한 생선을 진열한 가게들은 한국의 어시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공식일정을 앞둔 저녁 동안 맛본 짧은 관광이었지만 스페인 특유의 분위기를 호흡할 수 있었습니다. 밤 8시가 넘어 일과를 마치고 9시쯤 되어야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하루 4~5끼를 먹는다’는 스페인의 식문화 또는 생활방식은 특히 인상적이었죠.

이에 관한 현지인의 설명은, 유럽통합 이후 유럽 전역이 동일한 시간대를 쓰는데 스페인은 서쪽에 있기 때문에 시간에 비해 식사나 출퇴근 등이 늦다는 것이었습니다. 낙천적인 태도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는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까지 많이 넉넉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튿날인 오늘입니다. 25일 아침 10시 반부터 “민주적 도시” 행사의 일종의 사전 세션 격으로 진행되는 “민주주의 실험실(Democracy Lab)”에 참석하기 위해 숙소 인근의 ‘미디어랩 프라도(Medialab Prado)’를 찾았습니다.

마드리드 시 산하 문화체육부 소속 기관으로 설립된 미디어랩 프라도는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과 널찍한 공간이 구비된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프라도’는 스페인어로 들판을 뜻하는데, 실제로 여러가지 활동들이 가능한 들판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 구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2층 한쪽 편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3D프린터 등이 마련된 ‘공작실(Fab Lab)’의 작업 결과물이 놓여 있었습니다.
행사 진행 스케쥴과 공간 안내 게시물

이날 일정은 스케쥴과 연사가 고정적이지 않은 ‘언컨퍼런스’가 잡혀 있었습니다. 우선 오전에 논의하거나 나누고 싶은 내용이 있는 사람들이 짧은 도입 발표를 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내용에 관한 수요조사를 투표로 진행합니다. 그 다음 그 내용을 토대로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시간 배분을 합니다.

저도 오늘 와글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세션을 하나 제안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긴장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나타내서 가장 먼저 진행될 세 세션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왼편에 있는 것이 제가 제안한 와글의 세션입니다.

제 세션에 대한 반응과 다른 사람들의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내일 이어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빠띠 권오현 대표님과 함께

내일 만나요~

정치 스타트업 와글의 공동창립자이자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김정현입니다. 부족한 말과 글로나마 사람들과 소통하고 동료들과 함께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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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Joseph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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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writer and also a social innovator based in Seoul. I do believe in the power of moderate and incessant change for good in our daily l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