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GL STORIES]배우려 들지 말자(Stop Learning)


이 글은 에밀 월너가 미디움를 통해 쓴 ‘스톱 러닝(Stop Learning)’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가까운 분들과 나누고 싶어 옮긴 것으로 정교한 번역과는 거리가 멉니다. 글을 옮기면서 곳곳에서 과감한 의역과 생략 그리고 압축을 활용했다는 점, 읽는 분들께서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본문에 쓰인 사진과 인용, 대부분의 구성방식은 모두 원저자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샘 앨트먼에게 그는 어떻게 배우는지 물어봤다. 답변이 골때렸다.

“내가 어떻게 배우는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은 모르겠는데, 내가 그걸 잘한다는 거랑 그게 꽤 유용하다고는 생각하죠. 아마 배우는 일을 어떻게 잘하는지 아는 건 큰 의미가 있을 거예요.”
샘 앨트먼 (2016년 1월 8일 프로덕트헌트 라이브챗)

이 말을 두고두고 생각해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샘은 와이 컴비네이터를 운영하면서 오늘날 최고로 잘배우는 사람들과 일한다. 그의 답변을 보면 그는 배우는 일 뒤에 있는 원칙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왜 다른 걸 놔두고 이걸 물어보는 거죠? 어떻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직접 해보는 겁니다.”

처음엔, 뭘 모르고서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한참 생각해본 뒤에야 뭔가 깊은 데가 있는 소리란 걸 알게 되었다. 아마 배운다는 건 모순적인 행위라는 사실 말이다. 뭔가를 배우려고 계획하는 순간, 그건 배우는 일이 아니게 된다. 학습은 부산물이다. 그건 처음부터 뭔갈 배운다고 생각하지 않고 했던 어떤 활동의 결과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학습자란 이렇다. 딱 떠오르는 건 아직 학교에 가지 않은 어린이들, 벤처 사업가들, 신참 부모들,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가들이다. 일반적인 학교 과정으로 배우지 않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지겨워 죽으려고 하는 십대들을 오히려 “학습자”라고 부른다. 현실을 보면 그들은 가장 적게 배우는데도 말이다.

“알다시피 교육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게 동기예요. 뭔갈 원하는 거. 자기 이유를 갖는 거.”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립자 (2016년 3월 17일, 레딧)

결핍/갈망. 그게 사람을 배우게 만든다. 푹 빠져들게 한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두려움 없이 열정과 앎과 성장을 만든다. 배움은 그걸 깨닫지 못하는 동안 일어난다. 결핍과 갈망이 사람을 어머니로, 발명가로, 진정한 친구로, 그리고 배우는 사람으로 만든다.

지난 반년을 뒤돌아보고, 당신이 얼마나 나이브했는지에 대해 당혹하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거다. 그건 당신이 뭔갈 배우지도 성장하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 라이언 후버, 프로덕트 헌트 창립자
“러셀 시몬스를 읽다가 꽤 괜찮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준비가 필요없는 곳에서 출발하라. 아무 것도 필요치 않다는 사실은 모든 것을 매료시킨다.” 제 생각에 이건 삶의 많은 경우에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기꺼이 밖으로 나가 당신이 좋아하는 걸 시작하세요. 설령 그게 당장은 대단한 사업거리가 안 될 것 같아도 말이예요. 거기서 배우는 것들이 미래 어느 시점에 이 세계에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뭔갈 만들어내는 자리로 당신을 데려다 놓을 겁니다.”

“준비가 필요없는 곳에서 출발하라. 아무 것도 필요치 않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매료시킨다.” 이 말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부모님, 회사, 학교는 우리에게 학위가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창조성, 다르게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스펙을 갖춰야 한다고 말이다. 그 가르침은 우리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관점, 사고방식에 의존적인 존재가 되게 한다.

준비는 필요치 않다.

“우리는 지금까지 내가 뭘 했느냐는 점(프로젝트, 상품, 블로그 등등등)이 무슨 대학을 나왔고 어떤 과정을 수료했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무크(온라인 대형 공개 강의)가 당신이 뭔갈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뭔갈 하고 뭔갈 만들고, 그냥 해보십시오. 더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한 번 써먹어보세요. 다른 사람들의 잣대에 신경쓰지 말고, 당신이 아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네이벌 라비칸트, 앤젤리스트 창립자 (2015년 9월 10일 프로덕트 헌트 라이브챗)

뭔갈 배우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걸 배우느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같은 조언 — 그냥 하라 — 을 한다. 똑같은 대답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

“저기, 사이버 보안에 관한 걸 좀 배우고 싶은데 혹시 읽을만한 책이나 웹사이트를 알려주시겠어요?”
> 스마트폰 한 대 사서 정부 비밀기관이 님한테 관심가질 만한 (하지만 체포하지는 않을) 온갖 걸 해보면서 일단 몸으로 부딪쳐 보세요.
일반적인 조언을 한다면, 뭐든지 하고 싶은 걸 어제부터 하라는 겁니다. 일찍 시작하세요. 지금 시작하세요. 일찍 시작할수록 얻는 게 많아지고, 아니면 그게 안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만약 이랬으면…”하면서 오락가락 할 필요가 없어져요. 이미 시작했으니까요.
— 제프 앳워드, 스택 오버플로우 창립자(2015년 11월 19일, 프로덕트 헌트 라이브챗)

근데 사실이다. 배우는 일 정반대편에는 “쟈스트 두잇”이 있다. 배우는 일은 정확한 답을 찾는 데엔 쓸만하지만, 나만의 장기적 시각에서 뭔갈 달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된다. 호기심은 일관성이 없다. 성공을 만들어가는 데에는 단계별 계획 같은 게 없는 것이다. 학습은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게 만들 뿐이다.


“당신의 삶은 입학사정관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당신이 지닌 고유한 호기심이 당신의 삶을 이끌 수 있다. 꿈을 가진 모든 성숙한 인간을 위한 길이다. 시작하기 위해 기다리지 마라. 사실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기다릴 필요도 없다. 몇 살이 되거나 무슨 학교를 졸업하면 어른이 되는 스위치가 켜지는 그런 마법 같은 일이 당신 안에서 벌어지는 게 아니다. 삶을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당신은 어른이 되기 시작한 거다. 어떤 나이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연설 불허 통보를 받았던 폴 그레이엄의 고교 축사 중 일부를 옮겼다. 호기심은 잘못 이해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온라인 프로그래밍 기초 수업 1강부터 10강까지를 듣고, 온갖 책을 읽고 클릭질을 해대는 것이 곧 호기심은 아니다. 호기심은 불안정성과 즐거움에 중독되는 것이다. 호기심은 무언가를 이유없이 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프로그래밍이 덜 중요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여전히 웹사이트나 웹서비스 또는 앱을 만들어보라고 추천합니다. 강의를 들으라는 게 아니라 간단한 걸 한 번 만들어보세요. 하다가 막히면, 시도해보고, 다시 막히고, 그러면 뭔가를 만들게 될 겁니다. 하다가 관두지만 마세요. 계속해서 열심히 해 나가보세요. 그렇게 충분히 해 나가시다보면 어느 시점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
— 피터 레벨스, 레벨스 창립자 (2015년 9월 11일, 프로덕트 헌트 라이브챗)
“제 생각에 셰프가 되기 위해 우선 해야 된다고 봤던 건,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식재료를 확실히 맛 보는 거였어요. 맛볼만큼 보고 재료로 쓰면 안 되는 게 뭔지 충분히 알기를 바랬죠. 한마디로 저는 뭐든지 적을 수 있는 열린 책이랄까요. 캄보디아의 살아 있는 코브라 심장이든지, 아니면 잘 튀긴 타란튤라, 웰링턴의 소고기든 뭐든 저는 다 먹어볼 겁니다.”
— 고든 램지 (2015년 3월, 레딧)
“저는 말 그대로 100개 정도의 크롬 탭을 열어서 관련 글들을 봅니다. 보통 위키피디아에서 출발해서 이것저것 온갖 글을 파헤치고, 관련 주제에 대한 학술지도 좀 보구요. 지칠만하면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또 볼만큼 봅니다. 대개의 경우에 그것만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는 킬러 소스 한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서요. 엄청나게 읽고, 사실관계나 인용구를 뽑아내고, 제 자신의 생각도 할 수 있는만큼 정리해서 그걸 이따만한 문서로 만드는 거죠.”
— 팀 어번, waitbutwhy.com 운영자 (2016년 3월 11일, 프로덕트 헌트 라이브챗)

호기심과 열정은 배우는 일을 피하게 한다. 그저 컴퓨터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필요한 걸 찾아서 쓸데없는 반복을 하지 않는다. 열정이란 사물을 다르게 보는 힘과 창조성을 만들어낸다. 기술 진보와 국제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상황에서, 뭔갈 럭셔리하게 배울 필요가 없다. 기존의 틀에박힌 단계적 학습은 퇴보를 낳는다.


“제가 보기에 요즘 아이들이 가져야 할 핵심 능력은 창조성, 공감능력, 사물을 다르게 보는 힘입니다.”
— 스타트업 L. 잭슨, 트위터 가상 인물(2016년 3월 23일, 프로덕트 헌트 라이브챗)

많은 사람들은 이 세 가지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기초적인 것들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이 능력들은 우리 삶을 이끌어준다. 뭔가를 배우는 데 있어서, 그리고 우리의 일과 삶에 가치를 더해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 능력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런 제한이 없을 때 우리는 이것들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무엇이든지 묻고 시도해볼 수 있을 때, 우리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창조적이 되는 바로 그때 말이다.

배우는 일은 정답을 찾는 데에는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배우는 일을 넘어서는 지점에서 우리는 창조성, 생각하는 힘, 공감하는 법을 키우게 된다.

배우려 들지 말자.

이 글을 쓴 에밀 월너는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로 ‘미엘린’을 창립했고, 배우는 일에 관한 열정적 탐구자이다. 그의 미디엄 주소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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