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GL INSIDE] 대만의 국제 서밋 g0v summit 2016 참가 후기

거브 지로 서밋 g0v summit 2016 메인 이미지 / Copyright © g0v Summit
P!NG Korea 핑코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와글의 기획자와 SW엔지니어가 지난 5월 13일부터 2박 3일간 대만에서 열린 거브 제로 서밋 g0v summit 2016에 참가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는 시빅 해커civic hacker들이 한자리에 모인 g0v summit에서 여러 핵티비즘hacktivism 사례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와글 멤버들이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g0v summit 2016

Copyright © g0v Summit 2016 페이지

타이페이에서 열린 거브 제로 서밋g0v summit 2016(이하 서밋)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국제 시빅 해커 서밋으로 각국에서 시빅 해커들을 초대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서밋은 총 700석 규모로 진행되었고 전석이 매진되었으며 주로 20–30대의 젊은 참가자들 위주였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총 세 명의 시빅 해커들이 초대되었습니다. 와글에서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P!NG Korea 핑코리아 프로젝트(이하 핑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정책 기반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했던 기획자와 SW개발자가 서밋에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거브 제로 gov zero? g0v!

거브 제로g0v(이하 gov)는 2012년에 만들어진 오픈소스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정부’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goverment’의 앞글자 중 알파벳 O를 숫자 0으로 바꾼 것이죠.

g0v를 설립한 치아량카오는 지난 12월 와글이 열었던 국제 캠프에 참여해 대만에서 g0v가 어떤 활동들을 해왔는지 공유했습니다.

당시 치아량카오가 와글과의 인터뷰를 통해 g0v의 설립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을 옮겨봅니다.

(2012년 당시)정부가 만든 40초짜리 경제부흥책과 관련한 광고가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그 광고는 어떤 정보도 없이 단조로운 ‘후렴’을 반복했다. “여러분, 경제는 정말 복잡해요. 설명하기 어려워요. 여러분이 알 필요는 없어요. 그저 정부를 따라오기만 해요.” 이 광고는 유튜브를 통해 엄청나게 번졌다. 대만 시민들은 시민을 바보로 여기며 정부가 가진 데이터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정부의 나태한 태도에 분노했다.
나와 몇몇 개발자가 모여 거브제로(www.g0v.tw)라는 오픈소스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다. 정부(government)라는 영어 단어에서 알파벳 오(O)를 숫자 0으로 바꿨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정부의 원형을 만들어서 협업과 숙의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정부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는 ‘대안정부 홈페이지’로서의 성격이 거브제로에 있다.
— 원문 [‘표 세는' 민주주의 벗어나자])

이처럼 g0v는 정부 예산을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이후 타이페이 시정부에서 코드를 훔쳐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그 뒤에도 하이난 지진, 가오슝 가스 폭발, Uber 규제 이슈 등 대만 사회의 이슈에 개입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았고 일반 시민들의 인지도까지 꽤 확보하게 됩니다. g0v의 활동 덕에 현재 대만의 정보 투명성/ 개방성 부문은 전세계 1위라고 합니다.


g0v가 한 작업

2014년 가오슝 가스 폭발사고에서 g0v가 했던 역할을 한 번 들여다 볼까요. 가오슝 가스 폭발 이후 폭우가 내려서 뎅기열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빅 해커들이 나섰습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API화하고 분석한뒤 의사 단체들과 협업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한 것이죠. 나아가 HTC 같은 대기업과 함께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때 활약했던 Peggy Lo는 정부의 중책으로 들어가서 긴밀히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중이며, 이렇게 정부와의 커넥션도 끈끈해지고 실제로 이번 서밋에도 국무 총리의 직접 방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WAGL 발표 —메인 세션과 언컨퍼런스

와글 팀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으며 핑코리아 프로젝트 및 한국의 전반적인 정치상황, 올해 있었던 필리버스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발표를 했습니다.

메인 세션 발표 슬라이드 내용 발췌
와글의 SW 엔지니어가 진행한 언컨퍼런스

언컨퍼런스 세션에서는 대만의 국회 감시 기관인 Watchout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현직 국회의원이 함께 하는 해커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이미 5월 초에 이러한 해커톤을 진행했었다고 하는데요. 결과물만을 기준으로 하면 해커톤 자체가 가져다주는 생산성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국회의원과 지나치게 이상적인 시빅 해커들이 만나서 서로간의 간극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국 사례 공유

각국의 시빅 해커들이 경험한 이야기들을 간략히 정리해 공유합니다!

대만

  • 팅신이라는 큰 식품 회사에서 식용유 관련 문제가 터지자 불매 운동을 무려 2년 동안 진행.
  • 그중 가장 잘 된것은 우유 불매 운동으로, 우유를 사고 유통기한 직전에 환불하는 방식의 액션이 있었음.
  • 이러한 액션들을 gamification 해서 사람들간에 경쟁을 유도하면서 실제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에 영향을 미침.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에서는 구글 맵에서 조차 부촌이 아닌 일반 지역의 정보들은 빈약한 상태였음.
  • 2011년부터 ‘오픈 스트릿 맵 Open street map’을 활용해 사람들이 지도를 직접 편집하기 시작.
  • 자카르타에서 시작해서 전국으로 퍼졌고 NGO, 정부기관, 대학 등 다양한 곳에서 편집 및 사용법을 알려주었고, 과제로 이를 진행하는 대학도 있었음.
  • 자카르타의 경우, 대부분의 골목길까지 나올 정도로 발전해 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채워진 상태이고, 이제는 병원과 같이 필수적인 정보들을 채우는데 집중.

캐나다

  • 정보를 스크래핑Scraping하는 사이트들의 기준이 간헐적으로 바뀌거나 긁어서 저장하는 형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음.
  • 그래서 정부와 시민기관들이 협력해 오픈 데이터 기준Open data standard을만드는 중

네팔

  • 카트만두 인구가 2011년 이후부터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지역 정부 행정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기 시작.
  • 사람들이 직접 위키형식으로 행정에 관한 프로세스를 정리해서 행정 업무를 보기 위해 헛걸음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알아보는 시간과 노력을 줄임.
g0v summit 2016 메인 세션 행사장 모습

칠레의 로비 법안 통과 사례를 통해 — 기술과 시민연대 사이의 간극(Felippe Heuser)

이처럼 다양한 시빅 해커들의 이야기들 중에서도 우리에게 좀 더 시사점을 줄만한 칠레의 로비법안 사례를소개한 펠리페의 키노트 내용을 좀 더 자세히 공유합니다.

  • 칠레에서 12년 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던 로비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Ley De Lobby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사법부 해킹까지 시도.
  • 이러한 활동에 더불어 노동 조합/환경운동가/여성운동가 등 다양한 시민들과 시빅 해커들이 연대하며 정부에 대한 교섭 능력을 확보했다.
  • 그 결과 점차 세력이 확장되며 직접 의회에 참석해 의견을 피력하고 정부를 압박할 수 있었고, 결국 5명의 국회의원, 2명의 장관이 실제로 사임하고 12년 만에 로비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펠리페는 이 사례를 통해, 이제 ‘시민을 위한 기술civic tech’이란 말에서 ‘시민civic’을 강조할 때가 왔다며 기술 집약과 함께 시민 집약이 일어나 서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점점 더 네트워크화 되는 대중과 여전히 업데이트 되지 않는 정부 기관, 제도 사이에 계속 벌어지는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정부 개방을 추진하고, 정치권 문제의 뿌리와 다름없는 정치 자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하며,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면서 오프라인 대중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밋 핵심 정리

이번 서밋에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 중 와글 팀에서 공유하고 싶은 핵심적인 내용을 네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Open Data
    정부는 오픈데이터open data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러한 데이터들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일정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2. Connection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player들 — 국회의원, 정책 결정자, 오피니언 리더, 시빅 해커 등 — 간 연결고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해커톤 같은 이벤트를 열어 합을 맞춰 볼 필요가 있다.
  3. Community
    이슈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의 연대 역시 중요하므로 이러한 연대가 형성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며, 이때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4. Funding
    시빅해커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 안정적인 후원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이번 서밋에 참가하며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앞선 시빅 해킹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고 그 중심에 g0v가 있음을 확인했는데요. 대만 사회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정부, 공무원, 국회의원, 오피니언 리더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늘 다양한 사건과 첨예한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시민들의 다양한 사회적 요구가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이를 위해 ‘시민’과 ‘기술’이 균형을 갖춰나갈 수 있기 위한 고민과 활동들이 더욱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마무리 합니다.

> g0v 홈페이지
> gov summit 2016 공식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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