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C TECH] SXSW 오바마 대통령 키노트 — < 21세기의 시민참여는 기술과 정치의 합작품 Civic engagement in the 21st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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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in readMay 3, 2016

지난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에서 열린 SXSW 2016 서밋에 참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1세기의 시민참여를 위해 기술과 정부가 어떤 역할과 관계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오바마가 이번 대화 키노트에서 한 이야기 중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내용을 번역하고 발췌해 공유합니다.

“제가 이렇게 여기 와있는 이유는 여러분들을 함께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집무실을 떠나게 될 때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당면한 큰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규칙과 기술들을 넘나드는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접근들을 시작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는 거지요.” —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 #SXSW 2016인터렉티브 세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민 참여, 그리고 이를 촉진시킬 기술

O“대통령이 된 후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과제 중 하나로 남아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 정부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는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커다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의 일부가 될 수 있을 법한 개인, 그리고 비영리 섹터의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의 활동을 촉진하는 방법 말이죠.”

(…)

“그래서 정부는 첫째로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FAFSA(미국 연방정부 학자금 재정보조 신청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FAFSA를 디지털화 해서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보다 상식적인 절차로 바꾼 뒤 원래 소요된 과정보다 3분의 2 가량 축소되었습니다.

또 우리 정부는 처음으로 사회보장 제도의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도록 바꾸었으며 여전히 매일 서로 다른 정보 부처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질문하고 소통합니다.

사람들이 정부로부터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반정부적인 생각이 싹틀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O“새로운 기술들은 우리가 더 큰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풀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 도구의 사용은 확실히 시민 참여를 더욱 쉽게 만듭니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 왜 그렇게 투표하는 지에 대한 정보들을 파악하면서 투표권을 향상시키고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도구들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다음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공동체 그룹, 활동가들 간의 만남이나 도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집무실은 시민들의 집무실이기 때문입니다.

온갖 재능있는 사람들이 정부에 한 데 모여있는 지금, 정부도 정치상황도 우리가 바라는 만큼 잘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시민들이 지금까지 시도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기술과 정부는 궁합이 맞을 수 있을까?

Q. 대통령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기술을 가지고 온다는 이론은 좋은데요, 현실적으로 기술 분야의 문화와 정부의 문화가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크고 비대해져 있으며 느리고 위험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구시대적인 시스템과 장치를 사용하죠.

반면 기술은 날렵하고 간소화된 것, 빠르게 실패하는 것을 추구하며 언제나 새로운 것, 멋지게 빛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다른 문화를 가진 두가지 분야가 함께 일할 수 있을까요?

(…)

O “헬스케어 닷 거브 healthcare.gov(오바마 케어 웹사이트)가 다운되어버렸을 때, … 우리는 실리콘밸리, 오스틴에서 최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데려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3–4개월에 한번씩 이런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이런 특별기술팀을 정부 내에서 구성해 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지닌 팀을 정부 내부에 두면서 정부 부처 전반을 돕는 거죠.

https://www.whitehouse.gov/participate/united-states-digital-service

이를 ‘U.S. 디지털 서비스’라고 이름 붙인 뒤 구글, 페이스북 등 유수의 IT 기업들에서 최고의 자질을 가진 이들을 데려왔습니다.

이 팀에 들어온 사람들은 6개월에서 2년 간 일을 하게 되고, 그 기간동안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참전용사들이 각종 공공서비스들을 제때 받을 수 있고, 낡은 시스템들이 고쳐지며, 소상공인 협회와 같이 투박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부서들의 체계를 재설계 해서 소상공업자들이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을 돕습니다.

현재 이 디지털 서비스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굉장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가진 기술들이 수백만의 사람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목적으로 긴밀히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할 일들 중에서도 이런 것들을 제도화 하는 것이 저에게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다음 대통령과 지역 정부들도 이러한 시도들을 지속하면서 끊임없이 능력있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데려와 개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정부와 일하려면?

Q. 기술 분야의 사람들에게 ‘당신이 만약에 대통령이나 정부로부터 함께 일을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으면 어떤 조건이 주어져야겠는가’라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약간의 ‘별도취급’이 필요하다고 답하더군요. 예를 들어 고정된 규칙과 규율로부터의 유연성인 것이죠.

정부와 일할 수는 있지만, … 그러기 위해서는 이쪽 분야의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도 조금 더 움직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그렇게 할 의지가 있으신가요?

O“앞으로의 의지라기 보다, 이러한 시도들이 실제로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청중 박수) 하지만 저는 우리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개입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말하고 싶군요.

제가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더 나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단순히 끊임없이 훌륭한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거기에 사람들이 흘러 들어오는 것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이고, 개입해서 함께 새로운 변화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보다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역할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이 세션에 들어오기 전 저는 폭력적인 극단주의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기업가, 영화제작자, 여러 협회들, 기술 분야의 리더 등의 대단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왜냐면 단순히 군사적, 물리적으로 ISIL을 이겨서 리더를 제거하고 몇몇 지역을 컨트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세상에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이곳 미국이나 세계 다른 지역의 아이들에게 계속 연락을 취하고, 그들을 뽑아가고,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며 이들의 마음을 일그러지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관통할 수 있는 조치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

우리는 정부가 그것을 리드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러한 메시지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정부란 믿을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또, 정부가 프로파간다에 가담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제가 기술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사람들을 모으는 데에 도움을 줄테니 무엇보다 중요한, 이런 극단주의 메시지에 취약하게 노출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파악해 달라는 것입니다.

O또다른 예시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죠. 투표라는 이슈가 있습니다. 점점 더 투표하기 어려워지는 세계에서 우리만이 진보한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죠. (청중 웃음) 아뇨, 저는 진심으로 슬픕니다.

우리들은 미국이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을 최대한 어렵게 만드는 수많은 장벽들이 시스템 내부에 존재합니다.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누가 자신을 대표하게 될 지를 결정하는 투표하는 일이 피자를 주문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와 시민을 동등하게 이어줄 수 있는 기술

O “정부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으로 국세청과 당신을 예로 들어봅시다. 당신이 세금을 지불하면서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이러한 소통이 좀 더 쉽게 온라인으로 이루어 진다면 어떨까요. 시민 개개인들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거리감을 느끼던 정부와의 접촉이 양방향적인 교류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내 세금이 도대체 어떤 부문에 쓰이고 있으며 그 부문이 왜 중요한지, 즉 내가 내는 세금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시민참여와 기술이) 왜 정치적 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경멸하고 혐오하기 때문에 정부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돈을 아무렇게나 쓰고 정부 활동에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더이상 대답할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O “다시 시민 참여의 필요성으로 되돌아 가보죠. 우리 스스로가, 즉 군중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정부의 문제나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풀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인터넷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정치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합니다. 결국 여러분 스스로가 시민으로서 참여하고 모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것이죠.

물론, 이를 위해 풀타임 상근자가 되어 일하자는 것이나 일인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대신, 당신이 서있는 분야가 어디든 지금 당장 민주주의를 되돌려 놓기 위한 새로운 방식들에 개입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새롭고 쿨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더 집중할 부분은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새롭고 쿨한 기술들의 사용법과 연결방법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SXSW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21세기의 시민참여’ 그리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의 사용’을 주제로 대화 세션에 참여해 50여 분 간 실제 경험과 통찰이 녹아든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는 기술이 빠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의 새로움과 탁월함보다도 어떻게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정치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필요한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 정부는, 우리 시민들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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