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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랩 기술 블로그
8 min readApr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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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나를 보게 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원티드랩 QA팀 김명관 입니다.
2022년 말 즈음 문득 스쿼드에서 UX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는데 문득 ‘내가 제시하는 UX 개선점이 과연 옳은 개선 방향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직접 UX에 대해 공부하고 좋은 사례들을 알게 된다면 기획 리뷰, 디자인 리뷰 시간에 좀 더 건설적인 시선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UX에 대해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UX 심리학” 이라는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고, 책의 내용 중 QA 업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제한적인 시야

외부 정보가 유저의 신경계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저의 시야에 들어와야 합니다.
유저의 시야를 벗어나거나 주변시에 머무르는 콘텐츠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요.

인간의 시야는 생각보다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이 곳] 에 시선을 집중한 상태에서 오른쪽의 굵은 글씨가 무엇인지 읽혀 지시나요?
조금만 시선에 떨어져 있어도 주변시에 존재하는 빨간 글씨는 색깔이나 형태만 인식될 뿐 그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콘텐츠라도 유저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한다면 유저에게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을 볼 때를 상상해 보면, 운전하는 우리의 시선은 전방을 향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우리의 시선보다 너무 아래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운전 중에 시선을 옮겨야 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이콘과 그림들이 운전자의 뇌까지 전달되어 인식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HUD와 같은 유리창 자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합니다.
운전자가 시선을 옮기지 않아도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운전자의 시선을 따라 유리창에 정보를 노출 시킨다 해도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은 운전자가 창을 통해 반드시 보아야 하는 것을 가려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유리창을 통해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살펴야 하는 장애물, 급커브, 신호등 같은 중요한 것들은 오히려 더 잘 보이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즉, 콘텐츠를 설계할 때는 유저가 관심을 보이고 시선을 집중하는 곳에 콘텐츠를 위치 시키되, 정말 중요한 정보를 인식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과업 지향적, 과업 회피적 상태

우리 서비스 또는 제품에 방문하는 유저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까요?
심리학자인 로크와 라탐은 2002년에 35년에 걸쳐 “목표가 방향을 결정한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인간은 목표가 세워지면 그것과 관련된 활동에 주의를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지만, 목표와 무관한 활동은 점점 멀리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유저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목표인지 알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쉽게 유저의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저의 목표와 먼 콘텐츠라면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습니다.

allrecipes.com은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사이트에 방문하는 목적을 팝업 형태로 설문조사 했습니다. 유저 중 73%는 목적이 있어 방문을 했다고 답변했고, 27%는 목적 없이 방문 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두 부류의 유저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목적을 가진 유저는 사이트에서 주로 검색창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목적을 가진 “과업 지향적” 상태의 유저들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길 원했습니다.
반면 목적 없이 방문한 “과업 회피적” 상태의 유저는 사이트의 전체를 훑어보며 수많은 버튼과 메뉴들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allrecipes.com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방문하는 대부분의 유저가 과업 지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더 현명한 의사 결정들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목적을 가진 과업 지향적 유저들은 자신의 목적을 방해 받거나 분산 되는 콘텐츠를 싫어한 반면, 과업 회피적 유저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콘텐츠를 싫어하고 방해 받기를 원했습니다.
우리 서비스에 방문하는 유저들은 어떤 상태의 유저 일까요?

유저의 주의를 붙잡기

유저들은 어떤 콘텐츠를 훑어볼 때는 최소한의 자원을 이용해 그 의미를 파악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F형 패턴을 보이게 되는데요, 가장 먼저 상단의 헤드라인을 읽고 의미가 파악되지 않는다면 아래쪽으로 시선을 옮기게 됩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콘텐츠의 오른쪽 아래에는 유저의 집중력에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이곳에는 쉽사리 유저의 시선이 닿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나 링크를 우측 하단에 두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콘텐츠의 중요도에 따라 F형 스캔과 부합한 위치에 배치하면 유저가 우리의 콘텐츠를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인위적인 방법으로 유저의 주의를 끄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던 초기에 사람들은 빨간색의 콘텐츠가 번쩍거릴 때 유저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방법은 너무 효과적이라 과업 지향적인 상태의 유저의 관심도 뺏어올 수 있었고 수 많은 팝업 광고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위적인 방법들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경우 유저의 뇌는 이것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집중하지 않게 됩니다.
자극적인 멘트와 그래픽으로 유저의 주의를 끄는 요소들이 많아질 수록 자극에 대한 역치는 더 높아지게 되어 더 이상 유저의 주의를 끌 수 없게 됩니다.

F형 스캔에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3d3ba59f5e8e48008c3c99c9ac25dd3f

유저의 시선 흐름에 기반해 콘텐츠를 배치하면 유저들 우리의 콘텐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대상을 인식하는 단순한 방법

인간은 콘텐츠나 그래픽 요소 등을 인식할 때 무의식적으로 “게슈탈트 인지” 라는 방법으로 인식 한다고 합니다.
게슈탈트 인지는 인식 대상의 크기, 형태, 위치, 주위에 배치된 사물을 기준으로 그 대상의 기능과 정체를 판단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가 만든 콘텐츠에 대해 제대로 사고 하지 않고 판단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만약 게슈탈트 인지에 부합하도록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한다면, 우리의 콘텐츠를 설명하기 위해 명칭이나 문구를 잔뜩 적어둘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MS office는 2007 버전부터 온라인 다운로드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결제를 마치면 파란색의 Download Now 버튼을 클릭해 제품을 다운로드 할 수 있었지만, 같은 페이지 우측 하단에 판촉 광고를 위한 초록색의 Get Started Now 버튼을 더욱 크게 만들어 배치하고 말았습니다.
유저들은 파란색 Download Now 버튼 대신 아래쪽의 커다란 Get Started Now 버튼을 클릭했고 결국 다운로드와는 무관한 페이지로 이동했습니다.
유저들은 400$에 달하는 비용을 낸 과업 지향적 상태였음에도 사물의 크기, 형태, 위치 만으로 그 의미와 기능을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잘못된 버튼의 크기가 훨씬 컸기 때문에 유저들은 이 버튼이 더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고, 상단 진행 막대에 표시된 Thank you 그래픽의 색과 잘못된 버튼의 색이 초록색으로 동일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색의 그래픽을 보고 유저들은 비슷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오해했던 것이죠.

MS는 페이지를 다시 개선했고, 유저들은 실수나 오해 없이 제품을 다운로드 할 수 있었습니다.

유저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고민 없이 각 요소가 서로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 근접한 거리에 있을 때.
2. 색깔이나 명암이 비슷할 때.
3. 크기나 형태가 비슷할 때.
4.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5. 같은 선상에 있을 때.
6. 같은 위치에 있을 때.
7. 그래픽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10대 까지만 해도 저는 책을 정말 안 읽었습니다.
책의 필요성은 알아도 전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20대 초반에 들며 독서량이 늘어나더니 요즘엔 1~2달에 한 권씩 읽게 된 것 같습니다.
뒤늦게 나마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지식을 전해 받고, 생각의 영역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절대 생각해 내지 못했을 많은 지식들을 책을 통해 받는 것에 재미가 있더라구요.

이번에 읽었던 UX 심리학 이라는 책 QA엔지니어 분들이 손쉽게 많이 읽게 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저도 UX는 저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여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인데요, 확실한 것은 “UX 심리학”이라는 책은 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고, 제 생각과 견해를 넓혀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우리의 제품에 적용 시켜볼 때가 빨리 오기를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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