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에서 출시까지

황리건 Reagan Hwang
원티드랩 기술 블로그
4 min readAug 26, 2019

원티드에서는 하나의 기능을 만들 때 컨셉에서 출시까지 보통 2~3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컨셉에서 출시까지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지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고유의 제품을 만들 때 컨셉을 만드는 접근법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컨셉은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비행기를 예로 들면, ‘날개가 있고 추진 엔진이 있으며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비행 물체’가 대략의 컨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컨셉은 예로 든 것처럼 매우 단순한 모습에서, 매우 상세한 설계도까지 다양한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첫 단계에서는 매우 단순한 모습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초기의 컨셉을 만들 때에는, 목적과 목표를 분명하게 구체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비행기는 장거리를 날아갈 때에는 적절한 컨셉일 수 있지만, 높은 곳에서 잠깐 타고 내려올 때는 패러글라이딩 같은 컨셉이 적절할 수 있거든요.

목적의 달성 수준을 구체화하거나, 현재 상황을 분석해보면 컨셉을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얼마나 높이 멀리 날아야 하는지(목표), 출발하는 곳은 어떤 높이인지/바다인지 평지인지 산인지(상황), 탑승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기대하는지(이해관계자들의 기대)에 따라서 컨셉의 형태가 많이 달라지겠죠? 자유롭게 멀리 날 수 있는데 바다에서 이륙할 수 있어야 한다면 수륙양용 비행기가 될 것이고, 우주에 도달할 정도로 높이 날아가야 한다면 비행기가 아닌 로켓이 되어야 겠지요. 탑승하는 사람들이 편하기를 기대하면 여객기가 되고, 공격 능력을 갖추기를 원하면 전투기가 되어야 하고요.

이렇게 목적/목표/상황/기대와 같은 정보들을 수집하여 맞추다 보면 적절한 컨셉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컨셉대로 실제로 실행 했을 때 목표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점검을 해봅니다. 추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간략히 정리를 하여 컨셉 초안을 만들고, 프로젝트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여 검증하고 피드백을 수집합니다.

그 다음 단계는 컨셉을 더 구체화하여 제작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에요. 비행기를 만든다면 날개는 몇 개가 되어야 하는지, 날개의 재질은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전체 무게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만드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지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죠. 다만, 이 시점에는 제작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모든 요구사항에 우선순위를 따져야 하고, 앞서 정했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따져봅니다.

이 단계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본격적으로 일을 나누어 진행하는데 필요한 공동의 이해를 가질 수 있을만큼의 구체화된 컨셉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프로젝트 요구사항 문서, 서비스 정책과 로직, 필요한 데이터, 화면 디자인, 사용할 기술이나 구현 방식 등입니다. 이런 세세한 것들까지 정하고 나면, 최종 리뷰를 거쳐서 스펙(명세)를 확정하고, 소요 기간을 추정하여 대략의 출시 목표일을 정하고 제품 개발을 진행합니다.

실제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계속해서 컨셉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설계, 사용자 경험적인 설계, 시스템적인 설계, 비즈니스적인 설계 등이 필요하죠. 예를 들면, 기술적인 설계에는 사용할 기술을 정하는 것부터, 기술적인 검증, 데이터 구조, 클라이언트 서버 간의 API 명세, 기술적인 아키텍쳐 등이 들어갑니다. 사용자 경험 설계에서는 유저 인터랙션과 정보 구조, 브랜드 경험, 사용자를 목적에 맞게 잘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시스템적으로는 모든 요소들이 합쳐졌을 때 논리적으로 구현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맞추고, 비즈니스적으로는 수익모델이나 사업 성과에 잘 연결이 되고 운영 계획을 세우고 준비합니다. 마지막으로 개발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 했던 이슈나 테스트 결과 문제가 되는 부분까지 고치고 나면 출시를 하게 됩니다.

원티드에서는 제품 출시 이후에 1일 후~1달에 걸쳐 목표했던 결과대로 서비스 지표가 변화하는지 관찰을 합니다. 모든 프로젝트에 목적과 가설을 분명히 세우고 구체적인 목표를 숫자로 정해둡니다. 프로젝트 출시 후에 개선 여부를 알기 위해 끈질기게 추적 관찰하고 그런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서 더 나아가려고 하죠.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고, 분석에 기반한 가설이 논리적이면 프로젝트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간단하게 컨셉부터 출시까지의 과정을 적어보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이 글이 도움이 되셨을까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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