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에서 콘텐츠를 새롭게 탐색하는 방법

shawn
WATCHA
Published in
8 min readOct 19, 2022

라지스크린 스쿼드에서 스마트 티비의 경험을 개선하고 설계하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션이에요.

여러분들은 집에서 티비를 자주 틀어놓으시나요?

혹시 이 문장에서 티비의 성격을 눈치채셨나요? 우리는 ‘티비를 틀어놓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틀어놓는다’는 단어는 국어사전에는 “음향 기기 따위를 작동하게 하다.”라고 되어 있어요.

즉, 티비를 시청하기도 하지만, 그냥 소리가 나오는 걸 “틀어놓기 위해” 켜 둘 때도 많죠. 티비로 왓챠를 틀어놓는다면 어떨까요?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스마트 티비의 왓고리즘 기능에 대해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스마트 TV 플랫폼 특성과 행태에 적합한 콘텐츠 탐색 방식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사실 이 기능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 여러 과정이 있었는데 그 뒷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재생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

왓챠는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리텐션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재생 성공률*이에요. 재생을 많이하는 사용자일 수록 구독 기간이 늘어나는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재생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사용자가 서비스에 들어왔을 때 재생하는 비율

[보고싶어요]는 말 그대로 보고싶은 콘텐츠가 있으면 담아둘 수 있는 기능이에요.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봤는데, 한 시간 동안 재생하지 않고 보고싶어요만 추가하는 사용자의 패턴을 발견했어요.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로 발견한 패턴

이런 행태의 사용자는 보고싶은게 많으니까, 담아둔 목록에서 고민하지 않고 바로 재생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래와 같이 생각해봤어요.

“보고싶어요 보관함에 콘텐츠를 많이 쌓아둔 사용자는 탐색하는 시간보다 감상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보고싶어요를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여러분은 보싶파*신가요?
저는 보싶파인데요, 지인이 추천하거나 탐색하다가 발견하는 작품이 있으면 지금 볼 순 없지만 기억하기 위해서 보고싶어요를 해둬요. 그렇다면 왓챠에서 보고싶어요 기능을 사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보싶파: 보고싶어요를 사용하는 파
**왓챠피디아 사용자를 제외하고 왓챠를 구독한 2022.01월 활성 사용자 기준

충격적이지만, 왓챠 전체 사용자 중 단 3% 정도만 사용하고 있었어요. 실질적으로 97%는 보싶파가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관점을 바꾸어서 97%의 사용자는 어떻게 콘텐츠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감상하는 걸까요? 이 부분은 정성적인 방법을 통해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콘텐츠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여러분들은 콘텐츠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서 감상하시나요?
빠르게 확인해보기 위해서 사내에서 보고싶어요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를 모집했어요. 다양한 취향과 우리가 알고 싶은 질문에 부합하는 사용자를 리크루팅하기 위해 스크리닝 질문을 통해서 1차적으로 필터링했고, 최종적으로 6명을 선별하여 In Depth Interview를 진행했어요. 인터뷰를 통해서 인사이트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았어요.

사용자는 콘텐츠를 선택할 때 “예고편 > 포스터(타이틀 또는 썸네일) > 예상별점” 순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된 사실은 콘텐츠의 시놉시스는 읽지 않는게 흥미로웠어요. 즉, “시청각 자료”에 의해서 콘텐츠를 결정하는 모습을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었어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는 건 스마트 티비 플랫폼의 특징을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우리의 퍼소나라면…

라지스크린의 행태에 맞는 퍼소나가 별도로 있는데요, 우리의 퍼소나(이민준)라면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해봤어요.

민준이는 티비를 켜두고 생활하는데요, 수동적인 탐색이 불편하기 때문에 볼만한 작품을 ‘서비스가 알아서’ 추천해주길 원했어요. 기존의 홈 화면처럼 콘텐츠 리스트로 작품을 탐색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조사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시청각 자료’, 즉 예고편을 통해서 작품을 탐색하는 것을 생각해봤어요.

왓챠에서 사용하고 있는 추천 모델 중 정확도가 높은 ‘왓고리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들의 예고편을 보여주고, 보고싶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기획했어요. 민준이라면 온종일 티비를 틀어놓고 있다가 후킹되는 작품이 나오면 바로 재생할 것 같았거든요.

채널을 돌리 듯 일반 티비처럼 사용할 수 있는 UI

여러분은 채널을 돌리다가 재미있어 보이거나 후킹되는 장면이 있으면 시선이 머문적이 다들 있으시죠? 일반적으로 티비를 볼 때 생각하면, “시청각 자료”가 있으면 후킹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인 티비의 채널을 돌려서 보는 경험처럼 정말 간단하고 편하게 새로운 UI의 형태를 생각했어요.

디스커버리에 진입하면 왓고리즘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서 나에게 맞는 콘텐츠로 바로 재생되어요
채널을 넘기듯 화살표로 다음 콘텐츠로 넘길 수 있는 인터랙션으로 구성했어요
예고편이 재생 중일 때 리모컨 조작 버튼을 누르면 콘텐츠 정보 UI가 나와요
왼쪽 메뉴에서 디스커버리에 진입할 수 있고, 다른 메뉴로도 이동이 가능해요

UT를 통한 재발견

배포하기 전 검증하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어요. 사내에서 인터뷰하지 않았던 인원*을 티비 앞에 앉혀 놓고 테스트를 했어요. 정말 사용자는 채널 돌리듯이 간편한 UI를 제공하면 편하게 사용할지 궁금했어요.
*총 13명 참가자

UT 세션에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왓챠에 이런 작품이 있었어?!” “다 보고 싶은 작품들인데요” “벌써 준비된 작품이 끝났나요?” 또는 “제 취향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와 같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취향을 반영한 테스트가 아니다 보니 실험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예고편을 통해 재생할 확률이 높고, 사용자가 새롭게 발견하는 콘텐츠가 많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TV 채널 돌리듯이 편하게 사용했냐라고 질문하면 NO입니다. 일반 티비와 동일한 맨탈 모델로 사용할 줄 알았지만, 스마트 티비 멘탈 모델로 사용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새롭게 발견한 인사이트를 토대로 시안을 수정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왓고리즘

개발하면서 우리끼리 디스커버리(가칭)라고 불렀지만 실제 배포하기 전 사내 공모를 통해서 ‘왓고리즘’으로 최종 결정되었고 8월에 배포했어요.

UT를 통해 발견한 인사이트로 제작된 온보딩 화면
전체적으로 변화한 UI의 형태

상단에 콘텐츠 정보, 하단에 자막이 있어서 전반적인 버튼 및 정보 구조를 가운데로 변경했고 인터랙션 애니메이션도 넣었습니다.

5초 전에 다음 예고편을 알려줘요
50개의 콘텐츠 추천이 끝나는 화면이에요

근데 이 기능이 사용자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재생 성공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지만, 재생 성공률의 지표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성공률만으로는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찾아 내기가 쉽지 않아요. 이 기능이 재생과 직접적으로 연결할 순 없어도, UT에서 발견했듯이 “왓챠에 이런 작품도 있었어요?”하는 WOW POINT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런 모먼트들이 차후에 콘텐츠를 선택하고 재생하는데 도움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재생 성공률만 보는게 아니라 이 기능을 통해서 탐색하는데 얼마나 도움이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평가도 넣어서 설계했습니다.

기능에 대한 정성적 평가 데이터를 수집해요

한 달 정도 정보가 수집되었는데요, 약 8000명 중에서 5000명의 사용자가 3점 이상 도움 되었다고 입력했어요. 더 많은 사용자가 평가해줘야 하지만, 스마트 티비의 사용자에게는 발견의 기쁨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배포한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많은 많은 데이터가 쌓이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사용자가 콘텐츠 발견에 도움을 받았고, 지표상으로도 약간의 재생 성공률이 올랐어요.

물론 추가적으로 검증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퍼소나를 기반으로 팀 내에서 빠르게 의사 결정하고, UT를 통해 검증하고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왓챠를 구독 중이라면, 스마트 TV로 새로운 탐색을 경험해보는건 어떨까요?

왓챠에서는 한 배에 탄 감각으로 빠르고 작게 테스트하고, 팀원들과 근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는 문화로 일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