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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A가 일하는 방식 — 수습의 시선에서

서버팀으로 입사한 후 수습 기간동안 바라본 WATCHA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2018년 11월, 입사한 지 3주차 정도에 작성한 글이며 지금은 입사한 지 약 5개월 째가 되어간다. 3주차에 느꼈던 인상과 지금까지 경험한 것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전반적인 회사의 첫인상이 담겼지만, WATCHA에서 일하며 내가 배우고 느낀 경험들을 조금 더 자세한 주제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비영리단체, 웹에이전시, 스타트업이 되고자 하는 작은 팀(같이 일했던 멤버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을 거쳐 WATCHA에 들어온 지 3주가 지났다. 나에겐 처음으로 개발자만 10명 이상(2018년 11월 기준, 전체 직원은 약 50여명)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 셈인데, 흥분과 긴장의 시간을 지나 매우 즐겁게 나의 위치에 적응하고 있다.

1차 면접 때 면접관으로 마주했던 두 분은 이제 멋진 동료이자 선배가 되어있다. 한 선배는 이 정도 연차면 더 이상 스타트업이라 할 수가 없다고 했으나 직접 팀원이 되어 일을 해본 결과 여전히 이 곳은 스타트업이다. 아니 적어도 여느 스타트업보다 훨씬 스타트업스럽게 일을 하고있다. 3주 간 얼마나 많은 부분을 보았을까 하는 반문을 해볼 순 있겠지만 적어도 함께 일한 그간의 느낌과 동료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더해보면 대표의 생각과 방식은 처음 이 회사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변함없다.

제품의 버전업이 있은 직후 합류하여 큰 줄기의 의사결정단계부터 시작하는 협업을 겪진 못했지만 평소 이 곳에서 일하는 방식을 내가 겪어본 대로 소개해볼까 한다. 내가 겪은 3주가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는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이라 소개하려 했으나 생각해보니 스타트업이 중요한 키워드일까? 스타트업이 일하는게 특별한걸까? 라고 고민하다 결국 좋은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란 표현으로 소개해보려 한다. 회사가 정말 좋거나 혹은 일하기 좋은 회사이거나.

Photo by Matthew Guay on Unsplash

TF가 시작하고 끝나기까지

WATCHA에서는 트렐로를 사용하여 협업을 한다. 팀별 회의에서(개발팀은 제품팀에 속해있다) 진행해야 할 하나의 프로젝트가 결정되면 트렐로 카드가 생긴다. 트렐로 카드가 생기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할 혹은 시작을 이끌 팀과 팀멤버를 선정한다. 이 사람을 이니시(이니시에이터의 줄임말)라고 부른다. 이니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여 혹은 필요한 사항을 준비할 팀들에게 참석을 요청하여 첫 회의를 연다. 여기까지가 이니시의 역할이다(TF의 규모에 다라 진행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트렐로 카드가 만들어지는 모든 결정 과정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전략적인 판단으로 경영진이 필요하다고 느낀 경우 직원들에게 필요성을 설득하거나, 각 팀에서 지금 시점에 어떤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다른 팀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거나, 사용자들의 피드백에 기반하여 문제를 개선하거나, 혹은 휴일에 집에서 우리 서비스와 타사 서비스를 사용해보는 와중에 눈에 띄는 부분이 생겨 슬랙에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이 모든 과정에서 전직원은 각각의 안건에 대해 다른 팀원들을 설득하여 TF를 만드는데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

한 번은 입사 1주일 만에, 그리고 트렐로 카드가 생기기도 전에 직접 제품에 변화를 준 적도 있다. 이 일은 슬랙의 댓글(“그럼 이거 바로 적용해보죠?”) 이 시작이었는데 매우 작은 일(매우 작은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지나칠 UX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결코 작지 않은 일)이라 내가 직접 손을 보고 개발서버에서 테스트까지 진행하였다. 나는 당연히 위의 누군가, 적어도 댓글에 참여했던 디자인 팀장의 확인 후 최종 제품에 반영될 것이라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나와 함께 작업했던 디자이너(알고보니 입사 2달차라고 한)가 “바로 올려도 될 것 같아요😄”라고 한 마디를 하더라. 내가 놀라서 최종 결정은 되어야 하지 않아요?라고 되물으니

저도 이전 회사에서는 그랬는데 여기서는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직접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크더라구요.

협업으로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는 일은 왓챠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물론 모든 기능이 이렇게 배포되지는 않는다. 확실히 더 나은 것이라고 누구라도 동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위 경우처럼 별다른 절차 없이 배포되기도 한다.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담당자의 몫이지만 우리가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들은 그런 역량이 있을 것이라고 회사가 믿는 것이다.

오버커뮤니케이션

TF가 동작하는 방식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이것을 동작하게 만드는 힘이 특별한 것이지. 이 힘은 모든 직원들이 제품을 사랑하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강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에서 출발한다.

서버팀은 매일 퇴근 전 스탠딩 스크럼 시간을 갖는다

좋은 회사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

오버커뮤니케이션은 좋은 회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시작한 창업자의 비전을 직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 지금 회사가 가고 있는 방향, 그 방향 아래 위치한 곳에 대해 모두가 이해하고 일치시키는 것, 방향 혹은 위치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누군가는 인지하는 것, 이 모든 과정에서 창업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함께 하려는 일의 가치에 공감하고 주인의식을 갖는 것. 이것은 오버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비롯된다. 이것은 나의 변치 않는 믿음이다.

이 회사에서의 오버커뮤니케이션은 헤드헌터로부터 시작해 1차, 2차(대표) 면접 때 모두 직, 간접적으로 회사 소개에 항상 포함되었던 키워드였다. 이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막연히 좋았던 것도 있지만 입사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마음이 동한 것은 아마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 직원이 공유하는 것들

공식적(?)인 오버커뮤니케이션은 매 주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전체회의에서 시작한다. 각 팀별 팀장은 해당 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안건의 이슈와 진행 상황 등을 전체 직원들에게 공유한다. 팀장 뿐만 아니라 주요 TF의 경우 TF에서 진행하는 내용들을 TF 장이 공유한다.

이 자리에서는 주요 외부 업체와의 계약 상황, 여러 채널을 통한 마케팅 현황, 신사업 개발의 진행 상황, 다양한 환경에서의 개발 상황 등 회사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상깊었던 점은 TF를 맡은 팀장 한 명 한 명이 결정권자가 되어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결정권 혹은 결정하고자 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모호한 비교로 들릴 수 있지만 대표의 승인을 바라는게 아니라 대표를 설득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A, B, C안까지 생각하고 있고, 최후의 수단으로 D안까지 생각하고 있다. (다른 직원들의 우려 제기)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D안은 최대한 아껴두겠다.

누구의 말일까? 언뜻 대표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마케팅 팀장의 말이다. 아! 나는 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그 이전에 제품을, 회사를, 일을 사랑하는 태도가 너무 좋다.

대표가 직접 했던 말도 소개하고 싶은데, 회의에서는 얼마나 가감없이 공유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더욱 밖에서는 꼭 조심해달라는 의미가 담긴 아래의 말에서 내부의 오버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부모, 자식, 애인, 친구들을 가장 조심해달라. 이 것은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나온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갔을 경우 앞으로 우리는 민감한 이야기를 이 곳에서 꺼내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될 것이 아닌가?

위 사진은 이 글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습니다 ❤️ 천우희

실력있는 소수

이 곳이 창업 때부터 일관되게 지켜왔던 암묵적인 방침은 규모를 좇는 대신 실력있는 소수가 더 많이, 더 잘 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회사의 연차나 (경제적인) 규모에 비해 예상했던 직원 수는 내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내가 계약을 하면서 강조하여 들었던 것 중 수습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수습기간 제도는 입사 후 3개월은 수습 기간이며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직원들의 직/간접적인 평가로 최종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이 기준은 매우 엄격할 것이며(특히 나의 경우는 더욱 이 기간이 중요했다) 나를 증명해주길 기대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당연한 과정이라 공감했다. 과거 웹에이전시에서 채용에 관여했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한 명, 한 명에 대한 채용은 매우 중요했고 중요도에 비해 서류나 면접에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너무나 제한적이었다. 회사로서는 당연히 위험을 낮추기 위함으로 3개월의 수습기간 두면 다방면에 걸쳐 직원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입사 후 어떤 날, CTO로부터 이 제도에 대해 약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수습 제도의 기준을 보다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이유는 하나, 위의 이유는 당연하며 둘, 애매한 기준으로 합/불을 결정하고 나니 1년 정도 지나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잦았다고 한다. 서비스를 만들어 온 팀원들과 그 당사자 모두에게. 수습 기간을 겪는 당사자가 느낄 부담감은 이해하지만 회사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팀원들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 그 또 하나의 이유라고 한다. 아마도 실력있는 소수를 좇는 이유, 그리고 소수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결과이지 않을까?

그 외의 자잘한 것들은 제쳐두고

#hungry

출퇴근 제도, 직원들의 술에 대한 사랑, 스크럼, 점심 메뉴 이니시(에이터) 등등 자잘하지만 결코 자잘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보다 진지하지 않게 소개할 기회가 된다면 그 때 이야기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개발자로서 매우 훌륭한 개발 조직에서, 내가 가장 실력이 부족한 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을 매우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 덕분에 회사 안팎에서 개발자로서 성장을 위한 공부에 매우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도 있다. 하지만 개발자이기 전에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창작자로서, 하나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단 3주가 지났을 뿐이지만 좋은 동료들과 좋은 회사에서 매우 즐겁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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