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잡이별 이야기] 나를 잘 표현하는 것

4월 8일 (4일차) 기록 by 원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WayfinderStar
4 min readApr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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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정들었던 시골마을의 숙소를 정리하고 학교 탐방을 위해 오르후스 시내로 나오는 날. 오전에 잠시 모여서 오더라는 지역에 있는 호이스콜레와 카오스필로츠에 대해 두 팀으로 나누어 해당 학교를 조사하고 각 학교에 대해서는 어떤 질문이 있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일단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카오스필로츠 팀이었는데, 확실히 나의 발표를 위해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기억에 훨씬 더 잘 남고 더 잘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오르후스 시내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숙소에 짐들을 옮기고 나서 우리는 마지막 오픈마스터즈 세션을 진행하기 위해 가까운 Dokk1이라는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내 주변에서의 성공이란 무엇일까?’
‘그 성공들 중에서 나는 어떤 것에 동의를 하지 않거나, 그것이 나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간단히 이 세가지 질문에 대답을 해보는 시간을 갖고 그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지금까지 느껴왔던 주변에서 말하는 성공의 내용은 얼추 비슷했다. 직장을 갖고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것. 그리고 그것을 늦게 해서도 안되고 너무 일찍해서도 안되고 특정한 시기에 맞추어 똑 같은 스텝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 한국사회에서는 그것이 성공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이 나에게는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나에게 가장 큰 화두는 ‘나를 잘 표현하는 것’ 이었다. 그래서라고 할 수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성공이란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거짓 없이 정확하고 명료하게 표현해내는 것 그것 하나 뿐이다. 예전에는 내가 표현한 것이 100퍼센트 상대방에게 가 닿기를 바랐던 때도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사실 절대로 이룰 수 없는 목표이면서 표현에 대해서 딸려오는 현상까지 컨트롤하려는 무리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가 닿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서 이것이 진짜 내가 생각하는 진실이 맞는지 치열하게 생각해보게 되겠지.

다른 분들의 생각을 공유하니 성공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들이 나왔다. 예를 들어 웅은 성공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 생각해는 것 조차 스스로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고, 다영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것이 자신의 성공이라고 했다. 정유는 아직 성공에 대해 잘 생각을 못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들에 쉽게 휘둘리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샘은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단순히 커리어우면이 되고싶은 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도전하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그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선은 살면서 처음으로 성공한 여성을 보았던 경험이 베스트셀러가 된 여행기를 쓴 여성작가를 보면서였고, 그 사람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어른들이 말하는 여자답게 살라는 것들을 내려놓고 싶다. 여성으로서 성공하는 것이 ‘완벽한 여성’이 되거나 ‘여성성을 져버리는 것’으로 구분되는 생각을 깨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각자의 성공에 대한 생각들을 들으면서 공감가지 않는 것은 없었다. 그저 다른 방식의 방법들이 있을 뿐 정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생각해본 성공이란 것의 정의는 내가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를 두는 부분이 바뀌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바뀔 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렇게 생각한 것이 오늘의 나에게는 충분히 진실이었다는 것이고, 그것들을 공유하는 시간이 충분히 의미있었다는 것이다.

내일부터는 바깥으로 나가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겠지.
첫 학교 탐방 일정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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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은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입니다. 난쟁이와 요정들이 살고있는 스웨덴 숲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사는 덴마크의 마을에서, 사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북유럽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