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잡이별 이야기] 어둠이 있기에 빛나는 별

4월 14일 기록 by 은수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WayfinderStar
4 min readApr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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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별은 참 슬픈 존재였다. 어두운 밤 하늘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있었지만 나는 그 별에 닿지 못했기에, 그 별이 될수 없었기에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내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들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해야할것같은 의무감과 내 자신이 무엇을 할수있는지에 대한 궁금함을 가지고 자신없는 발걸음으로 도착한 이곳 덴마크에서 나는 별이 되었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 그것은 나를 두렵게 만들었지만 그 두려움이 있었기에 나는 내 안의 두려움을 깨버릴수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동안의 나는 늘 과거에 얽매여 나의 어두웠던 시절에 갇혀 내 스스로를 옥죄며 살아왔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과 내가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이 빛을 향해 나아갈때에 여전히 어둠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내 자신을 증오하며 난 행복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버텨왔다. 사람을 좋아했지만 그들에게 받을 상처가 두려워 혼자있는것을 좋아한다 말했던 내가 이곳에 와서 그들을 만나고 꼭 내가 그들에게 사랑받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성격 다른 나이였지만 그 어떠한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아무도 섣불리 그사람에게 무언가를 묻지 않으며 각자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열수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러한 환경들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고 나의 마음속 아주 깊은곳에 조그만 불빛이 생겨났다. 처음 그들과 함께한 3일의 시간은 그동안 늘 회피하기만 했던 내 자신을 담담히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들의 따듯한 포옹은 그 누구도 위로해주지 못했던 얼어붙은 내 상처들을 조금씩 녹여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들으며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를 진심으로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네잎클로버는 희망과 행복과 사랑과 행운을 상징하는데 이것은 평범한 클로버가 자라는 도중에 상처가 나서 잎이 생기는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그들과 나도 그 상처를 딛고 또다른 잎을 피어내어 우리 안에 희망과 행복과 사랑과 행운이 가득차기를 소망한다.

본격적으로 다른 학교들을 탐방하기 시작했을때 사실 그 학교들의 교육이나 시스템들은 나의 마음속에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이곳 학교들로 진학을 할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왔지만 막상 그 학교들을 탐방할때면 나는 여전히 낯선환경과 다른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스스로 위축되며 내가 하고싶은 말들도 하지못한체 어색하게 웃음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교육방식과 학교시스템은 매우 새로웠고 흥미로웠지만 너는 할수 없을꺼라는 속삭임이 내 마음속과 머리속에 가득찼다. 평소같으면 그러한 생각에 무너졌을 나였지만 그저 나는 아직 내 스스로가 누구인지 어떻게 내 스스로를 사랑할수있는지 조금더 공부한 다음에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도 되겠다생각했고 그런 내 모습이 내 스스로 놀랍고 신기했다. 나는 언제나 반쯤 차있는 물컵을 보며 반밖에 없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지금의 나는 반이나 차있다고 생각할수있게 됬다는것은 나에게 있어 아주 큰 변화였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내 속에 행복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 라는 표현이 어색하다. 내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할수있다는것이, ‘우리’ 속에 내가 포함될 수 있다는것이 아직도 낯설고 어색하지만 이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상처들을 채워주고 치유해주며 나아가고있다. 너무나 다른 우리가 모여서 만들어진 이 공동체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행복할수있는지, 아름다울 수 있는지 아직까지도 순간 순간이 나에게 따듯한 행복을 준다.
별들은 늘 언제나 그자리에 있지만 태양이 떠있을 때면 태양의 빛에 가려져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둠이 찾아오면 그 누구보다 밝은 빛을 뽐내며 아름답게 하늘을 빛낸다. 아마 우리들도 각자의 상처들과 힘듦을 겪어왔고 그 어둠이 있었기에 우리를 더 밝게 빛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언젠가 우리 모두가 그 어둠속에서 아름답게 하늘에 수놓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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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은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입니다. 난쟁이와 요정들이 살고있는 스웨덴 숲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사는 덴마크의 마을에서, 사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북유럽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