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잡이별 이야기] 온 힘을 다해 부딪히는 용기

4월 7일 (3일차) 기록 by. Cindy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WayfinderStar
4 min readApr 9, 2019

--

건강한 공동체 속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이 서로를 보호하며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강요가 없으며 모든 시간과 역할들이 자발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공동체는 깨끗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많은 공동체를 경험하고 이끌면서 ‘자발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던 것 같다. 일은 하던 사람이 계속 하게 되었고, 그러다 지치면 아예 고갈되어 공동체를 떠났다. 다시 그 일 하는 자리는 공동체 안에서 채워지고, 열심히 불태우다 고갈되어 그 역할을 다시 맡으려 하지 않았다. ‘자발성(Autonomous)’은 건강한 에너지이다. 그러기 위해선 쉼이 빠질 수 없다. 누군가 쉬고 싶다면 그에게 쉼을 주고 다른 누군가 기꺼이 그 일을 하며 격려한다. 지침과 힘듦이 회복되고나면 그들은 자발성으로 나아온다. 이 곳에서 쉽게 놓치는 부분은 쉼이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건강한 음식, 자연, 충분한 수면 등이 있는 쉼의 환경을 준비해주는 것까지 공동체가 함께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 안에서 공동체는 힘이 생기며 치유가 일어난다.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산과 식물, 동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내게 지인은 자연감수성을 기른다면 삶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했었다. 오후에는 춤을 추는 프로그램에서는 전신을 이완시키며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쉬지 않고 에너지를 쏟아내었다. 평소에도 춤 추는 것을 좋아하던 내게 다르게 다가왔던 점은 하늘이 뻥 뚤려 잘 보이는 풀 밭에서 밟을 때마다 나는 풀소리와 주변에 가득한 새소리였다. 그들을 충분히 듣고 느끼려고 에너지를 보냈을 땐 색다른 즐거움이 뿜어져나왔다. 풀 밭에 드러누어 온 몸을 의지했을 때 처음엔 벌레나 위생 및 질병에 대한 걱정이 들었지만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싱그러움을 느껴보려 노력했다. 풀들의 까끌거림과 축축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하늘과 구름, 덴마크이기에 볼 수 있을 큰 나무들의 형체가 사각형의 액자 속 그림으로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정면으로 바라볼 때보다 고개를 틀어서 볼 때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동안 고개를 꺾어서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에서 체온이 느껴지던 웅을 통해 함께 그 공간을 느끼고 바라보고 있는 이 공동체가 느껴지며 따뜻함을 느꼈다.

인생의 강물 그리기를 함께 진행할 때 사실 나는 여러 번 해봤던 과정이라 진부함을 느꼈고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 방관자같을진 모르겠지만 예술작품에 혼을 불어 넣어 만들어내듯 최선을 다해 완성시켜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순수함을 느꼈다. 본인의 인생을 표현해낸 그림을 설명하며 본인의 깊고 어두운 상처까지도 진솔하게 나누어주고, 들으면서도 깊이 공감하며 함께 눈물을 흘려주는 친구들의 용기있는 모습은 드러내고싶지 않았던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함께 나눔을 하며 용기를 내고 위로하고 공감하며 치유가 일어나고 수용을 하며 수용을 받았다. 여전히 나는 공동체에게 거절당할까 두렵다. 그렇지만 건강한 공동체를 만나 수용되는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온 힘을 다해 부딪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면 나는 두려울 것 없이 인생의 흐름 속에 잠잠히 그렇지만 견고하게 푹 잠길 수 있을 것이다.

--

--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
WayfinderStar

길잡이별을 찾는 여행은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들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입니다. 난쟁이와 요정들이 살고있는 스웨덴 숲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사는 덴마크의 마을에서, 사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평화로운 사회 북유럽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