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타트업 인터뷰] FoundationX 권오형 파트너 ②: “ICO와 블록체인 시장의 미래에 대하여”
블록체인 스타트업 인터뷰 # ①-2
Team YBL: 정진우, 문상원, 조현재 임지연
작성 일시: 2018.11.20
단기적인 성과, 혹은 유토피안 식의 크립토 마인드를 지양하는 모습을 보며, 오래 전부터 cutting-edge 기술에 투자하고 인내해온 VC의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기술 창업 생태계가 미국에 비하여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학회원들끼리 공감하고 있었던 터, FoundationX는 YBL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형태의 VC였다. FoundationX에 대한 질문을 끝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YBL 팀원들이 궁금해했던 블록체인에 대한 업계의 생각과 현 상황과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하여 질문하기 시작했다.
1. ICO를 하게 되면 사람들의 상장에 대한 요구와 압박에 기업들이 시달리나요? 그리고 ICO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가요?
토큰 이코노미가 기본적으로 거래소 상장을 기반으로 한 인플레이션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과 연계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리한 상장으로 야기되는 문제 또한 분명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아직 실험적이라 본다.
ICO와 IPO는 비슷하지만 IPO의 경우, 기업의 기반이 탄탄하고 검증이 된 다음에 이루어지는 반면, ICO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직은 취약하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시장을 들어가는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라 생각하고, 점점 준비된 회사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ICO들을 검증할 수 있는 제 3기관들이 나올 것이라 본다. 실 예로, LYZE Protocol과 같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정보 검증 서비스가 있다.
2. ICO를 요즘 많이 안 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프라이빗하게 진행되는 추세인데 실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ICO하는 것이 토큰 이코노미 설계에 적합한가요? 만약 상장을 포함하지 않고 이코노미를 설게 한다면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처음 ICO가 나왔을 때 기관 투자자들이 아닌, 일반 대중이 투자를 했다. 이후 정부의 규제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과정을 겪으며 회사들이 ICO를 대중들에게 할 것이 아니라, educated 된 “smart money”에게 받아야 한다고 느껴 VC 라운드의 시리즈 자금을 묶어 프라이빗하게 ICO를 진행하는게 올해 초에 유행했다. 하지만, 거래소 리스팅이 되어 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가격 방어가 안되니 프라이빗 투자자들 또한 위축이 되었고 결국 퍼블릭 ICO로 다시 돌아가는 추세이다.
이 문제는 복합적이다. 업계에서는 ICO 시장이 대중들이 다시 돌아와야 활황이 될 텐데, 시장 자체가 틀이나 규제가 없어 미국을 시작으로 Security Token Offering(STO)가 더욱 회자되고 있다. 결국 기존 주주의 이익과 토큰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완전한 STO는 아니지만, 비슷한 부분을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은 기존 회사들이 참여자들에게 이익을 다시 돌려주는 것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결국 어떠한 방식으로든 접점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
결론적으로 상장만이 답은 아닌 것 같다. 상장이란 생태계의 참여자와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도구 인데, 이들이 다른 형태로서 보상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상장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버 토큰과 같은 유틸리티 토큰이 있다고 가정하자. 우버는 상장사는 아닌데, 우버 토큰을 받았을 때 High-paying 유저들은 토큰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던지 높은 별점을 받는다 던지 이와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등의 어떤 합리적 보상체계가 마련된다면 굳이 상장을 안 해도 된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ICO외에 사람들을 움직일 만한 인센티브가 적으며, 이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결국 ICO나 IPO나 하는 근본적 이유는 같은 것 같다.
3. 탈중앙 서비스 내에서 개발자는 ICO로 발생되는 초기지분 외에 서비스를 발전시킬 유인이 부족합니다. 블록체인의 현 한계점이기도 합니다. (스팀잇)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스팀잇은 보상체계 자체가 ICO 기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돈이라는 것은 들어가고 나가야 하는데, 스팀잇은 들어가는 것이 인플레이션 밖에 없다. 실제로 스팀잇 유저들을 줄어들고 있고, 스팀잇의 가치 또한 떨어지고 있다.
이 질문은 처음의 “어떤 철학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가?” 질문에 대한 본질적인 답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백억이 있어도 천억이 있어도 자기들이 생각했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에게 투자하고 싶다. 우리가 투자한 곳들은 적게는 1년, 많게는 5동안 우리가 지켜보았고,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100%의 프로젝트가 있다면 90%는 스캠, 그리고 나머지 10% 중 9%는 결과물적인 스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나머지 1%를 찾아내는 것이고 최소한 10% 안에는 드는 회사들을 찾아서 같이 일하는 것이다.
4.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단 퍼블릭 블록체인을 지향한다고 이전에 황성재 대표님이 말씀하셨는데, 프라이빗 블록체인 관련해서는 앞으로 어떤 전망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당연히 나오긴 할 것이다. 투자를 할 때 블록체인 프로젝트 같은 경우, why 블록체인에 대한 대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블록체인의 가치는 경제학적인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술적인 요소만 있다. 네이버 포인트도 보면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링크로 대체한다고 하는데, 둘을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따라서 정당성을 찾기도 힘들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이 쓰이려면, 기존의 기술에 비하여 훨씬 안전하거나 상호간의 신뢰를 보장하던지 확실한 강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 퍼블릭 프라이빗 둘 다 나오겠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결국 하나의 기술 스택이지 않을까 싶다. 그 기술 스택은 매우 이른 단계여서 기존의 기술들에 비해 더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고 상용화하기도 어렵다. 다만, 대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고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인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블록체인이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라는 가치와는 관점이 달라진다 본다.
Futureplay가 투자한 회사 중 블록오디세이는 정품 인증 솔루션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했는데, 앞으로도 이와 같이 사람을 쉽게 속일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해선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적용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The End-
다음 번에 다른 블록체인 스타트업 인터뷰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