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심사, 중금리 대출 가능성을 높이다”

| 중소기업진흥공단 경영·기술 전문지 ‘기업나라’ 11월호 특집기사 발췌


똑똑해진 심사, 중금리 대출 가능성을 높이다

금융 _ 지퍼

금융분야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연관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좀 더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고도의 신용평가시스템이 필요한 중금리 대출을 하고 있는 P2P 시장에서는 어떨까? 지난 8월부터 국내에서 최초로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대회를 진행한 P2P 금융의 오픈 플랫폼인 ‘지퍼(ZPER)’를 만나 P2P 시장의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들어보았다.

블록체인을 통해 P2P 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지퍼의 민세준 부대표(왼쪽)와 김준범 대표(오른쪽)​

업계 최초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대회를 열다
블록체인 기반의 P2P(Peer to Peer) 금융연합 플랫폼인 지퍼는 8월부터 11월까지, 국내 P2P사 네 곳과 함께 총 세 차례의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업계 최초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대회는 국내 업종별 비금융 데이터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새로운 P2P 대출채권 심사기법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데이터 분석 전문가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먼저 8월 13일에 진행된 1차 대회에서는 소규모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P2P 금융사인 ‘펀다’와 함께 ‘상권의 미래 매출을 예측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약 500여 명이 접수한 첫 번째 대회에서는 71개 팀이 차별화된 상권분석 스코어링 기법을 선보였고, 이 중 세 팀을 선정됐다. 지퍼의 김준범 대표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 안에서는 소상공인 대출이 쉽지 않다”고 말하며, 소상공인 대출심사 평가를 위해서는 개인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이전까지의 매출이 얼마나 안정적이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소상공인의 경우 카드사 매출로는 정확한 매출을 분석하기 어려워 해당 상권의 매출, 실질적인 영업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정보 등 금융 데이터 외에도 전기료, 수도료와 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해야 정확한 심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9월 14일부터 진행된 2차 경진대회는 ‘병원의 개·폐원수를 예측하라!’는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국내 병원의 직원 수, 지역정보 등의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병원의 폐업 가능성을 예측하는 심사 모델을 만들었다. 이는 현재 운영 상태는 양호하지만 기존의 신용점수로는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에서담보 대출이 어려운 병원들의 대출심사를 위한 것이었다.
이에 지퍼의 김 대표는 P2P 금융 자체가 신용도가 낮은 ‘중금리 대출’을 위해 개발된 것인 만큼 고도화된 스코어링 시스템 개발은 신용점수가 낮은 병원에 폭넓은 금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10월 14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되는 3차 대회는 ‘아파트의 경매가를 예측하라!’는 주제로 투게더펀딩과 소딧이 함께하고 있다. 그 결과는 11월 14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다.
총 3,000만 원의 상금과 4만 지퍼 토큰이 제공되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심사평가 모델은 기존의 금융기관 신용평가 모델에서는 심사하기 어려웠던 대출 신청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스코어링 시스템으로, 추후 지퍼 플랫폼을 통해 P2P 금융사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PoC(개념증명) 단계의 ‘지퍼로보’. 지퍼로보를 통해 투자자는 다양한 P2P 금융사의 포트폴리오 확인이 가능하며, 지퍼로보어드바이저리를 통해 투자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P2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오픈 플랫폼 ‘지퍼’
P2P 금융은 중·저 신용자들을 위한 5~15%의 중금리 대출을 위한 것으로, 개인이나 기관의 투자자들이 자금이 필요한 개인에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투자자는 은행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차입자는 중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P2P 금융사는 온라인을 통해 이 둘을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한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P2P의 누적 대출 금액은 약 2조 6,000억 원(9월 30일 기준)이며,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김 대표는 “기존의 금융권에서도 중금리 대출은 가능하지만 기존의 신용평가 대신 중금리 대출을 위한 고도화된 신용평가가 필요하다”며, “기존 금융권에서는 현재로도 수익이 충분히 발생하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국내는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도 개인의 상환 능력을 80% 정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잘되어 있기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P2P 금융사는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을 기존의 신용평가 데이터가 아닌 대안적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차입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모델 개발의 필요성이 생겼다.
그러나 이 또한 소규모 P2P 금융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규모가 크지 않아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어렵지만,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신용평가 스코어링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전문인력을 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P2P 금융사 중 자체 신용평가 스코어링 시스템을 가진 곳이 많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블록체인으로 P2P 신뢰 높인다.
지퍼는 여러 P2P 금융사가 결합된 블록체인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P2P 금융사를 운영하기도 했던 김 대표는 개별 P2P 금융사가 마케팅과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혼자보다 같이 모여서 대응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블록체인 P2P 플랫폼인 지퍼를 시작했다.
여러 P2P 금융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의 최소화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P2P 금융 투자의 안전성을 선보이는 동시에, 여력이 없어 자체적인 고객맞춤형 스코어링 모델을 개발하기 어려운 P2P 금융사들과 스코어링 모델을 개발하는 전문팀이 개발한 평가 모델을 지퍼의 오픈 플랫폼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2P 금융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는 돈을 빌려주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줄 긍정적인 이유를 찾고자 한다”고 설명하는 지퍼의 민세준 부대표. 그는 이번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대회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스코어링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와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지퍼는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얼라이언스를 강화하고 P2P 금융의 규모를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키워나갈 예정이다.

하정희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기사 원본 : http://nara.sbc.or.kr/newshome/mtnmain.php?mtnkey=articleview&mkey=scatelist&mkey2=44&eid=5524&aid=5551&bpage=1&s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