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란?

씽
미트쉐어 스토리
7 min readAug 16, 2017

미트쉐어러들을 위한 SNS 워크숍 — “공익 프로젝트 스토리/미디어 전략” 후기

공익프로젝트 스토리/미디어 전략 (사진 by 라용 님)

이번 글은 워크숍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김가현(퇴사러) 님이 쓰신 워크숍 후기입니다. 가현님은 ‘내-일은 가볍게’라는 팟캐스트 제작 프로젝트를 하면서 SNS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계십니다. 가현 님은 어떻게 워크숍을 경험하셨을까요?

“그 날 밤이 떠올랐습니다..
SNS콘텐츠를 뽑아내는 대신, 내 머리털을 뽑던 수 많은 밤이 떠올랐습니다.”😭
by. 내-일은가볍게 팀, “퇴사러”

여러분들도 저처럼 머리털을 뽑거나, 뇌즙을 짜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을 주목해주세요!

오늘은 7월 한 달 간 3회에 걸쳐 진행 중인 ‘슬그머니 가볍게 — 미트쉐어러들은 위한 SNS워크숍’의 마지막 시간<공익 프로젝트 스토리/미디어 전략> 후기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워크숍은 ‘닷페이스’에서 진행해주셨습니다.

닷페이스는 밀레니엄 세대들을 위한 미디어 조직입니다.
기존 미디어에서 다루는 프레임을 벗어나,
“우리에게는 새로운 상식이 필요하다”고 당당히 말합니다.

10년 후, 새롭게 사회 변화를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우리 사회를 지탱할 기준이 될 수 있는 상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지요.

첫 째, 비상식에 대한 분노, 둘 째, 세상에 대한 애정, 셋 째, 새로운 기준이 될 인물 발굴이라는, 3 가지 핵심가치를 갖고 있는 쫀쫀한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쫀쫀함”을 기억해주세요 😀😀😀)

닷페 열렬구독자가 본 ‘비움의 미학’

“우리에게는 새로운 상식이 필요하다” “우리의 가치가 상식이 되도록” — 닷페이스

페이스북을 보던 어느 날, 닷페이스의 쨍한 보라색이 눈에 박혔습니다.

단 1초도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주의력을 확-사로잡는 동영상, 신선한 관점의 주제들이 인상깊었지요.

평소 닷페이스의 열렬한 구독자이자, SNS콘텐츠를 고민하는 참가자로서
이 날 강의는 조소담 대표님의 숨결도 느끼고, 닷페이스의 스토리전략도 배워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간이었습니다.

워크숍은 미트쉐어러들의 사전질문에 조소담대표가 “답”을 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진행되었는데요-

3시간짜리 워크숍 관통하는 한 단어를 꼽자면, 바로 “비움의 미학” 입니다.

1. 이야기꾼을 위한 “비움”

Q. 효율적이고, 효과적이고, 지치지않으며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은 뭘까요?
A.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

조소담 대표는 메시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지쳐있으면 안.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2~3년 전 쯤, 사회활동 취재전문 기자 워크숍을 참가하면서 많은 사회활동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다 년간 현장경험을 통해서 어느 누구도 알기 힘든 주옥같은 스토리를 갖고 계셨죠. 하지만, 하나같이 매우 지쳐계셨습니ㄷ 생생한 현장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줄 여유조차 없어보인 것이 가장 안타까웠어요.”

SNS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만드는 일’<<<<<’재밌게 만드는 일’ 이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진정한 ‘이야기꾼’으로 재미있게 살아숨쉬는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이죠.

근데 어떻게안 지치는거에요!!!

A-1. 한 가지 더, “아는 사람의 딜레마” 에서 벗어나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미 메시지를 알고 있는 이야기꾼은 청자와의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요. 왜냐? 이야기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야기꾼은 늘 신선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무지한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가,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신선한 마음으로 콘텐츠를 뽑아내야 하지요.

2. 듣는 사람을 위한 “비움”

Q. 우리는 누구를 위한 메시지를 만드나요?
A. 조감도 방식은 No, No! 1:1 말걸기가 중요합니다.

독자들이 소비하는 기기에 따라, 스토리텔링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드라마에 ‘김치싸대기’ 같은 과한 설정이 왜 나올까요?

mbc 모두 다 김치의 김치싸대기

아침에 설거지하고, 방 청소하는 주부들이 곁눈질로 TV를 보고도, 혹은 귀로만 대사를 듣고도 드라마 내용을 따라갈 수 있도록, 오바스러운 분노/슬픔을 전달하기 위함이지요..

모바일 환경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이 중요합니다. 모바일에서 잡아야하는 건 다수를 대상으로한 조감도가 아니라, 한 사람이에요.

닷페이스의 탄핵선고심판 뉴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누가 닷페이스를 통해서 탄핵선고심판을 접할까? 우리 독자들은 어디서 어떤 시선으로 뉴스를 볼까? 라고 상상해봅시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20대 대학생이니, 아마도 점심을 먹고 5교시 수업 강의실에서 몰래 스마트폰을 통해 선고방송을 보겠다, 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죠.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 사람의 캐릭터를 잡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힌트에 집중한 닷페이스 취재팀은 선고심판 당일, 서울 시내 10 개 대학 시간표를 샅샅이 뒤져 5교시 정치학수업을 하는 곳을 찾아냈고 미리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 강의실 맨 뒷자리에서 영상을 찍었다고 합니다.

닷페이스 유튜브 —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도 안고 가야 민주주의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이야기하는지? 그 누군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위 질문들을 끊임없이 상기하며 메시지에 듣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 두 번째 전략이었습니다.

3. 메시지를 위한 “비움”

Q. 수집한 정보 A to Z를 다 녹여내야 하나요?
A. 1개 콘텐츠에는 1개 메시지만!

콘텐츠라는 그릇에 담아낼 1 개의 메시지만 정할 것.
여기에는 정성적인 방법, 정량적인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째, 때로는 내가 수집한 정보를, 어렵게 취재한 내용을 친구에게 설명해보는 것입니다.

친구가 멜랑꼴리한 표정을 짓는다? 그 내용을 과감히 버리셔야 합니다.

너 내 얘기 듣고 있니?

어떤 지점에서 빵 터졌다? 그 스토리를 잘 살려내야죠!

내가 어렵게 취재한 내용, 주옥같은 정보들을 날리기 아까울 때도 있지요.
하지만, 매력적인 콘텐츠는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메시지만 전달합니다.

둘 째, “쫀쫀함”을 따져본다. 닷페이스에는 “쫀쫀함”에 목숨을 건 팀원이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나온 키워드! 쫀쫀함!)

그 사람은 업무시간 내내 “이 영상 쫀쫀해? 이 기사 쫀쫀해?”를 외칩니다. 주로, 데이터(동영상 00초 부근에서 많은 유저가 빠져나갔다던가, 동영상 구독시간이 길었다던가)를 통해 피드백받고, 다음 콘텐츠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거 쫀쫀해? 이거 쫀쫀해? — 닷페이스 페이스북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에 MSG를 치는 작업도 필요하겠죠?)

그 밖에, 많은 질문들이 오고갔지만
저는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기 위해 이만 줄이겠습니다 !!

어쩌면, 콘텐츠를 고민하며 머리털을 뽑던 그 밤은…
어떤 내용을 쓸까가 아닌, 어떤 내용을 버릴까 고민하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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