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디자인 패턴 시리즈 #4 :: Staking Token중 Work Token패턴

Taeheon Lee
13 min readMay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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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king Token에 대한 글을 시작하며

이전 글까지는 Means of Exchange 토큰 형태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Means of Exchange Token에 대해서 복습해보자면, 이 토큰 형태들은 네트워크 상에서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그 예시로 Payment 패턴과 Burn-and-mint 패턴에 대해서 알아보았었죠.

이번 글부터는 Means of Exchange 토큰과는 다른 구조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Staking 토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Means of Exchange에서는 교환수단으로서 지불될 때 그 토큰이 가지는 가치가 토큰 소유자에게 주어졌다면, Staking Token에서는 반대로 토큰이 staking(예치)되어있을 때 토큰의 가치가 토큰 보유자에게 제공됩니다. 이 글과 앞으로 나올 글들에서는 각 Staking Token 패턴에서 어떤 매커니즘을 통해서 토큰이 서비스 내에서 가치를 가지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Work Token Pattern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Staking Token 패턴은 Work Token 패턴입니다. Work Token 패턴은 다른 Staking Token들에 비해서는 직관적이고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토큰 시스템도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참여가 일어나게 됩니다.

먼저 Work Token 패턴은 토큰을 staking함으로써 서비스 참여자들이 네트워크를 위해서 일할 권리를 얻게 되는 토큰 시스템을 말합니다. 설명을 위해 이 과정에서 서비스에 기여할 권리를 얻고, 그에 해당하는 일을 하게 되는 참여자를 서비스 제공자라고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참여자들은 staking한 토큰의 양에 비례해서 서비스 제공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서비스 제공자들은 일을 하고 서비스에서 발생한 경제적인 수익을 staking한 토큰의 비율에 비례하게 가져가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staking한 토큰 중 일부를 몰수당하게 됩니다.

Work Token 매커니즘 도식

토큰을 staking한 후에 서비스를 위해 일을 하고 그만큼 보상을 얻어간다는 점에서 Work Token이 작동하는 방식은 크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Work Token 예시를 통해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서비스 운영에 있어서 서비스 제공자들의 일이 필요한 이유

이 질문의 경우에는 서비스가 운영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하면 되는데 왜 참여자들에게 굳이 서비스 수익의 일부를 주면서까지 일을 시키냐는 의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습니다.

2. 서비스 제공자들이 일을 할 때 토큰을 staking하도록 하는 이유

두번째 질문은 왜 굳이 토큰을 staking하도록 해서 참여자들이 서비스에 기여하는데 진입장벽을 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위의 두 질문이 Work Token pattern 설계 시에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이 서비스 설계의 핵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몇가지 Work Token 예시를 보면서 더 자세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Work Token 예시 : AUGUR

서비스 개요

Work Token Design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서비스는 AUGUR입니다. AUGUR는 탈중앙화된 예측 시장 및 베팅 플랫폼입니다. AUGUR는 기존의 예측 시장 서비스들의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 예측 시장 운영 주체에 대한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중앙화되어있기 때문에 다양한 예측 시장이 개설되기 힘들다.

AUGUR에서는 Ethereum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운영되는 예측 시장 서비스를 제공해줌으로써 위에서 언급한 전통적인 예측 시장들의 문제점을 해결한 예측 시장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AUGUR에 대한 소개와 동시에 Work Token pattern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서비스 참여자

AUGUR는 REP(Reputation token)이라는 토큰을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이 서비스에는 시장 개설자, 베팅 참가자, 결과 판정자 세 부류의 구성원이 참여합니다. 시장 개설자는 AUGUR 플랫폼 위에서 자유롭게 예측 시장을 개설하는 주체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Ethereum과 REP를 예치하고 결과를 가져올 정보소스를 지정함으로써 예측 시장을 개설하게 됩니다. 예측 시장이 성공적으로 개설되고 종료된 후에 이들은 자신의 예측 시장에서 발생한 수수료 등의 수익 중 일부를 가져가게 됩니다. 베팅 참가자는 일반적인 예측 시장에 참여하는 베팅자처럼 AUGUR에 개설된 예측 시장에 베팅을 하게 되는 주체를 말합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베팅을 할 때에 꼭 REP로 할 필요없이 Ethereum을 통해 받을 수 있는 share의 형태로 하게된다는 것입니다. 결과 판정자는 예측 시장의 베팅 기간이 종료되고 난 후에 해당 시장에다가 유효한 결과를 보고해주는 참여자를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보고하는 결과에다가 자신의 REP를 예치하는 형식으로 결과 판정 과정에 참여합니다. 각 결과에 예치된 REP의 양에 따라 예측 시장의 결과가 결정되며 잘못된 결과를 보고한 판정자들은 예치한 REP를 몰수당합니다. 반대로 올바른 결과를 보고한 판정자들은 몰수된 REP와 이 예측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보상으로 받게 됩니다.

네트워크 성장과 토큰의 가치 성장이 연결되는 방식

AUGUR와 같은 예측 시장 서비스에서는 예측 시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지와 얼마나 많은 돈을 베팅하는지가 네트워크 성장 정도와 직결됩니다. AUGUR는 베팅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를 기반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많은 사람과 많은 돈이 예측 시장 위에서 오고 갈수록 서비스의 수익이 커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AUGUR에서는 REP 보유자인 예측 시장 개설자와 결과 판정자가 서비스 수익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여기서 네트워크가 성장하여 베팅 참여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REP 보유자가 서비스 내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얻어갈 수 있는 수익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네트워크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REP 보유 및 Staking 등의 활동을 통해서 경제적인 이윤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고 이는 REP 토큰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만약 AUGUR 서비스의 결함이 발견되어서 사람들이 더이상 AUGUR를 통한 예측 시장 베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REP 보유를 통해 추구할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들어서 REP의 가격도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AUGUR 서비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AUGUR 백서에서도 주장하듯이 AUGUR 위 예측 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일 것입니다. 이 두 요소가 보장되어야 베팅 참가자들은 안심하고 예측 시장에 베팅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더 많은 참여자들을 유인할 수 있습니다. AUGUR에서 주장하는 신뢰성과 투명성은 Work Token Pattern를 통해서 실현이 됩니다. 위의 글 도입부에서 소개한 두가지 의문점을 중심으로 AUGUR에 대해서 더 알아봄으로써 Work Token Pattern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 왜 결과를 결과 판정자들의 결과 보고를 통해 확정짓는가?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부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제공해주지만 블록체인 외부의 일에 대해서는 이러한 투명성을 제공해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 외부의 일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중앙화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Oracle Problem이라고 하며,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 자주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Blockchain 기반의 서비스에서 발생가능한 Oracle 구조

만약 AUGUR도 전통 예측 시장처럼 지정된 누군가를 통해서 결과를 확정지었다면 Oracle Problem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겁니다. AUGUR는 서비스 참여자들의 보고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했고 시장 결과를 보고할 수 있는 권력이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과 확정이 이루어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결과 판정자가 예측 시장 결과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이기적이고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2. 왜 결과 판정자들에게 REP를 staking하도록 하는가?

위의 부분에 대한 해답을 AUGUR는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찾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Work Token Pattern에서는 Staking한 토큰 양을 서비스에 대한 해당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감 및 작업의 신뢰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예측시장의 결과에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보고자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에 대해 자신의 REP을 예치하여 보고하고자 할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보고자들은 일반적으로 올바른 결과를 보고할 것이고 그에 따라 올바른 결과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훨씬 커서 자신이 예치한 REP의 양만큼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옳은 결과를 보고했을 경우에는 예측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 등의 경제적인 이윤을 얻을 수 있고, 서비스 입장에서는 AUGUR의 신뢰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는 AUGUR 플랫폼의 활성화로 이어져서 서비스 운영자들은 이를 통해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베팅 참가자의 서비스 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예측 시장 개설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증가하고, 이는 결과 판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보상도 증가로도 연결되어 REP 가치도 상승할 것입니다. AUGUR는 이러한 인센티브, 디스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하여 Oracle 문제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징과 한계

특징

AUGUR의 예시에서 제시된 pattern에서는 Oracle 문제와 같이, 블록체인만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는 일을 처리하는데 Work Token의 매커니즘이 활용되었습니다. 이외에도 Work Token 매커니즘이 활용될 수 있는 다른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먼저, 블록체인 신원 확인 플랫폼 Civic에서도 Work Token 매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요청이 들어온 사람의 신원을 검증해주는 역할을 하는 참가자를 Validator라고 합니다. Validator는 일정 수준 이상의 Civic 토큰을 staking해야 검증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만약 올바른 검증이 이루어졌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지만 만약 검증에 실수가 있었을 경우 staking한 토큰 중 일부를 몰수당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탈중앙화된 체제에서의 신원 검증 작업을 Staking Token의 매커니즘을 통해 해결하고 그 밑의 인센티브 구조로 관리하였습니다.

토큰 위에서 돌아가는 생태계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플랫폼 수준에서도 이런 Work Token 매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PoS(Proof of Stake) 합의 과정에서는 블록을 확정짓는 역할을 하는 판정자들에게도 판정 과정에서 Token을 staking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보상/처벌을 통해 올바른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포크라는 블록체인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종의 의견 충돌을 Work Token Pattern을 통해 해결하였습니다.

또 Work Token pattern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하는 부분은 인센티브 구조가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인지입니다. AUGUR에서는 결과 보고 및 확정이 정확히 일어났는지를 서비스 참여자들이 판단하기 매우 쉽습니다. 왜냐하면 예측 시장 개설자가 지정한 정보 출처에 기재된 정보와 AUGUR에서 확정한 결과가 일치하는지만 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참여자들의 잘못된 행동 및 서비스의 오작동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대해서 디스인센티브를 발생시키는 것도 수월한 편입니다. 만약 이러한 보상/처벌 매커니즘이 쉽게 작동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Work Token pattern은 오히려 토큰 보유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의해 서비스의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장점

Work Token의 Staking 매커니즘을 통해서 토큰 가치의 변동을 일으키는 변수들을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Work Token Pattern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지불 목적으로 사용되는 토큰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토큰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생길 수 있으나 Work Token pattern에서는 소비자들이 Staking 토큰을 소유할 필요가 없도록 함으로써 이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토큰 소유 및 Staking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인센티브가 직접적으로 제공이 되어서 토큰 보유 유인을 충분히 제공함과 동시에 실제로 서비스에 기여하고 있는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집중시키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또 블록체인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를 Work Token에 내재하는 경제적인 논리에 기반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한계

하지만 Staking 양에 따라서 경제적인 보상의 분배 정도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서비스 생태계 내의 부가 특정 소수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또한 서비스 참여를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Work Token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참여자를 끌어들일 유인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여 Work Token Pattern 기반의 서비스를 설계하여야합니다.

다른 한계를 언급해보자면 서비스 제공자들의 행동이 옳은 행동인지 잘못된 행동인지에 대한 판단을 100% 확신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PoS의 예시를 보면, 특정 staker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판단되어 토큰 몰수를 하고 봤는데 사실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었던 상황이 발생 가능합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Qtum과 같은 경우에는 아예 몰수 매커니즘을 삭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를 봤을때 프로토콜 단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판정이 명확하게 이루어질 수 없으면 몰수 매커니즘을 적용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Work Token Pattern의 한계 중 하나입니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Staking Token의 첫번째 예시로 Working Token Pattern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이 패턴은 이전 글에서 살펴본 다른 패턴들과는 다르게 서비스 수요자보다는 일종의 공급자를 기준으로 작동된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Staking Token이라고 해서 모두 공급자가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가 Staking할 때 그 가치가 발생하는 토큰 패턴도 존재하며, 토큰의 가치가 제공되는 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이어질 다른 글들에서는 이런 다양한 형태의 Staking Token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ference>

Intro

#1. 토큰 이코노미의 중요성과 토큰 디자인 패턴

Means of Exchange

#2. Payment : Means of Exchange의 Payment 패턴이란?

#3. Burn and Mint : Means of Exchange의 Burn & Mint 패턴

Means of Staking

#4. Work : Staking Token중 Work Token패턴

#5. Discount : Just in 10 minutes — Discount Token

#6. Access

#7. Curation

#8. Voting : Voting Token패턴

Mixed Case

#9. Payment +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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