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2 PM이 바라본 web3 업계 part 2 — web3에서 일하는 건 어떤가요?

HoJung Klue
6 min readJul 1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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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3 업계 바라보기 part 1에 이어서, 크립토 업계 전반의 일하는 문화는 어떤지 지금까지 느낀 것을 적어본다. 아래 의견은 주관적 의견이며 시간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1. 크립토 씬의 일하는 문화는 어떤가?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고,

즉흥적인 변화를 즐기며, 커뮤니티와 이벤트와 네트워킹을 중시하는 것.

6월 어느 날의 프라이빗 네트워킹 파티

사람들의 성향

크립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보통 자유롭고, 자기주도적이고, 즉흥적이다. 시장 자체가 변화가 아주 빠르고 다이나믹하기 때문에, 이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많다고 생각된다. 또한 블록체인의 본질에 매료되어 업계에 발을 들인 사람들은 본인의 자유와 주권적 선택을 중시한다. 위험을 잘 감수하며, 누가 시켜서 일하기보다 직접 이 생태계의 요소들을 가지고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한다.

하우스메이트였던 톤 한국 BD 친구 왈, 누구도 “이 일을 너가 해라”라고 시키지 않는다고 했다. 즉 누군가 내 업무를 통제하지 않는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진심으로 해내고 싶기 때문에 먼저 한국에서 밋업을 열겠다고 말하고,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낸다.

프로덕트 개발 문화

프로덕트 빌딩하는 ‘제품팀’의 관점에서,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많지 않다. web2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베스트 케이스’가 잘 정형화되어 있고 여러 프레임워크를 따르는 경향이 있는 반면, web3에서는 모든 일하는 과정이 ‘정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프로페셔널한 제품 개발 과정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있거나, 일부러 그렇게 안 하거나 등 여러 이유가 있더라. (각기 다른 프로젝트의 PM, 개발자, 디자이너에게 업무 썰을 다양하게 들어보았다)

직무별로 보면, 특히 엔지니어들에게 많은 credit이 돌아가는 업계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지 않으면 제품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업계에서 오래 있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생 프로젝트가 아주 다수이므로 PM은 0 → 1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디자이너는 프로덕트 디자인보다는, UI 디자인이 당장 더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web2 PM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팀을 매니징하고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역할도 많이 하는 반면, 크립토 제품 안에선 그 역할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

대신, web3 프로덕트 개발 과정에서 커뮤니티로부터 신뢰를 얻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커뮤니티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이 프로덕트가 ‘신뢰’를 얻고 초기에 이름을 알린 뒤 커질 수 있는 바탕이 된다. web3 프로덕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데, 그 말은 전세계로부터 팀과 제품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얻기 위해 글로벌 생태계와 커뮤니티 안에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무 환경을 보자면, 시차를 뛰어넘으며 일한다. 많은 팀이 글로벌 팀이기 때문에 새벽 2시 넘어 콜하는 경우도 많다.

모든 것이 이벤트와 네트워킹

그리고 모든 것이 이벤트와 네트워킹 중심으로 이뤄진다. 업계 초기에 익명으로 또 온라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만나기 위해 밋업이 활발하게 생겨났다. 그리고 지금은 각종 Layer1, Layer2 체인들이 전세계에서 각 체인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킹과 이벤트가 많다.

web2에서 파이썬, 리액트 등 개발 언어에 대한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행사가 열리는 것처럼, 각 체인이 어떤 기술적 발전을 이루고 있는지 이벤트로 공유한다. 그것이 생태계 영향력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사람들을 만나 비즈니스 딜을 만들어내기 위해 밋업, 네트워킹 행사가 많다. 사람들을 먼저 알고, ‘난 이런 일 해' ‘이거 할래?’ 서로 이야기하다가 기회를 만든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나온 10% 미만이 실행된다고 말한다.

Crypto job 구하는 법?

마지막으로 web3에서 job을 구하는 법? 인맥이 상당수다. 주변 여러 친구들도 네트워킹 때 누군가를 만나서 링크드인이나 레주메를 주고 job을 얻었다. 그리고 나 역시 ETH InfraCon 행사를 도와주며 만난 친구에게 role을 제안받기도 했다. 주변 지인이 창업하는데 ‘이거 같이 할래?’라고 해서 BD나 PM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SNS가 아주 중요하다. 크립토 커뮤니티 내에서 어떤 사람을 믿기 위해 신뢰가 필요하고, 그 신뢰가 증명되는 방식이 SNS와 퍼블리싱한 콘텐츠 등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크립토 사람들은 트위터에 모여있다. 그래서 창업할 때도 트위터부터 만든다. 어디든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지만, 이 곳은 더더욱 그렇다. 내가 공부하고 만드는 것을 수시로 공유하고 이 씬에 기여하고 노출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그리고 업계가 성숙하지 않은만큼 내가 적극적으로 날 드러내고 실력을 쌓을수록 ‘전문가’가 되고 잘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엔 나이도 중요하지 않다.

2. 그럼 나는 crypto 씬에서 일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내게 지금 필요한 환경이 어떤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캐 커리어로써 약 20% 정도 in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이념이나 본질을 적용해 제3의 방식으로 일하거나 뭔가 창작해내는 것은 계속 가져가보려 한다.

우선 나는 내 커리어 단계는 구조적으로 잘 완성된 환경에서 이미 성공 경험이 있는 아주 똑똑한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느낀 크립토 업계 전반의 프로덕트 개발 문화는 내게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하는 글로벌 팀을 만나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이 여지는 언제나 열어둔다.

그리고 ‘제품’의 특징 면에서, 아직까지 이 씬에서 정말 풀어보고 싶은 문제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동시에,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web3-web2를 브릿징하는 비즈니스에는 꽤 관심이 간다. 그리고 검증된 use case라는 DeFi 프로덕트를 아직 충분히 스터디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빠른 시간 안에 이 영역을 탐구할 예정이다.

그리고 크립토 업계 사람들의 성향과 모든 게 글로벌 기반인 점, 리모트 근무가 많은 점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또한 ‘주권적 개인’으로써의 개념은 내 인생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크립토 업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열어두려 한다. 세상은 아주 넓고 아직 모르는 것이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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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ung Klue

Tech PM | Builder and Writer | Building WritingDAO | Living at Nonce community | Career Profile: https://www.linkedin.com/in/ho-jung-cho-2a5993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