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erge: #1 Feature
인트로에 이어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편은 The Verge의 강점인 Feature.
표지는 예선, 내용은 본선. 하지만 예선 통과 못하면 본선은 없음
책 표지는 중요합니다. 내용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서점에 가서 책의 첫 페이지를 열어보게끔 하는 것은 표지입니다.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 기사를 접하게 됐을때, 바로 그 구성(레이아웃)이 바로 그 기사의 표지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독자는 이 레이아웃을 보고 별로면 바로 창을 닫아버리겠죠. 내용이 퓰리처상 감이여도 말이죠. 한국은… 음… 이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The Verge의 “Feature”(한국으로 치면 ‘기획기사’정도려나요?)는 훌륭한 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아래 기사 링크를 타고 들어가 쭉쭉 스크롤을 내리며 레이아웃만 한번 보세요. 만약 모바일이라면 꼭 데스크톱으로 봐 보세요.
I used Google Glass: the future, but with monthly updates
독자는 기사를 클릭하고 글을 읽기 시작합니다. 책으로 치면 표지를 연거겠죠. 위 링크에 걸린 기사는 공백 포함 22,300자, 단어로 치면 4050개, A4 10포인트 Arial로는 7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종이 신문으로 치면 얼마나 될까요? 일단 한장에 그림/광고 없이 글만 담으면 12,208자가 된다고 합니다.
Feature 기사 하나 = 글로만 꽉꽉 채운 종이 신문 2장
그냥 평문으로 쭈욱 나열해 놨다면, 아무리 가독성이 좋더라도 짧은 글 위주로 소비하는데 익숙해진 독자들은 지쳐서 읽다 포기하겠죠. 그래서 중간중간에 동영상과 사진, 그리고 다음 나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색깔까지 입혀) 혹은 주요 문장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독자는 훨씬 수월하게 엄청난 분량의 글을 읽어나갈 수 있는거죠.
The Verge에서는 주기적으로 이런 기사를 게재하는데, 내용면에서도 훌륭합니다. 꼼꼼하게 취재하고, 영상과 사진까지 흠잡을 때가 없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인 콘텐츠를 가독성이 높고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레이아웃으로 구성한 것이 The Verge가 성공할 수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독자들이 훌륭한 콘텐츠를 계속 읽게 만드는 잠재력을 가지게 하는 첫번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개인적으로 읽었던, 그래서 Feature 기사 중에서도 뛰어나다고 생각한 것들을 나열해봤습니다. 걍 링크만 걸면 멋이 없으니 트윗 임베딩으로 해봤어요. 깨알같이 구글 글래스 기사는 구글 계정이, 테슬라 기사는 테슬라 계정이 트윗한걸 찾아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