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를 64% 성장시킨 문제 해결법

조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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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Jun 10, 2024

안녕하세요, 플레이키보드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조예린입니다.

두번째 글로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뻐요!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어떻게 문제를 발굴하고 접근해야하는지, 문제를 정의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하는지.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지만 절대적 경험이 없어 막막한 경험을 하고 있을텐데요. (그래서 우연히 이 글에 도달한 분도 계시겠죠?) 이번 아티클이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유용한 인사이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iOS 플레이키보드의 DAU(Daily Active User)는 제가 입사한 시점 대비 711%, 최근 유저를 이해하고 개선한 후로는 64%의 성장 지표를 만들었어요. (플레이키보드는 매일 사용하는 ‘키보드’ 서비스이기 때문에 MAU가 아닌 DAU를 메인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주니어 디자이너의 우당탕탕.. 그러나 꽤나 비범한.. 개선기를 공유드릴게요!

📌 이번 아티클은 명제가 잘못되었음을 파악 후, 새로운 가설들을 설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우리가 유저에게 가졌던 확신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올바른 ‘유저 공감(User Empathy)’을 할 수 있었는지는 이전 아티클을 참고해주세요!

유저의 ‘진짜 문제’를 재정의 후 시도한 4가지 개선

‘바이블’이라 생각한 근간이 바뀌게 되니, 그동안 바이블을 기준으로 기획해온 모든 것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 기존 문제

  1. 일반적으로 iOS 유저는 아이폰 키보드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2. 폐쇄적인 iOS 경험으로 인해 iOS 유저는 보안, 개인정보보호의 민감도가 높다.
  3. 안드로이드에 비해 규제가 늦게 풀려 iOS 유저는 서드파티 시스템 설정을 어렵고 낯설어한다.

🪄 새로운 관점

10대 iOS 유저는 이미 Android에서 경험했거나 주변에서 접하고 있어 아이폰도 키보드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서드파티 시스템 설정이나 개인정보보호 안내에서 허들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유저가 공식적으로 우리와 첫 경험을 맺는 온보딩에서부터 문제를 다시 정의하며 개선하기로 했어요.

❶ ‘진짜 심리’를 반영한 다이얼로그 개선

플레이키보드는 입력 내용을 수집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엄격히 준수합니다. 안심하세요. 다음에 노출되는 경고창은 iOS에서 모든 키보드 앱에 대해 공통으로 띄우는 것이며, 플레이키보드와 무관합니다.

양 OS 시스템에서는 공통적으로 서드파티 키보드를 활성화 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경고 팝업을 띄웠고, 그 과정에서 이탈이 높았습니다. 따라서 당시에는 문제를 ‘개인정보에 대한 불신으로 이탈한다.’라고 정의했었죠.

그래서 기존 플레이키보드는 아주 긴 지문으로 개인정보 보안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는 내용을 절실히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유저가 전부 읽지 않겠지만, ‘이 정도로 우리가 잘 지키고 있어…’ 진심을 전하려했죠.

하지만 유저를 진정 이해한 후, 이미 서드파티 키보드를 경험한 유저들에게는 시스템의 경고 팝업이 위협이 되지 않는단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렇다면 해당 플로우의 이탈 문제는 ‘개인정보에 대한 불신’이 아닌 ‘긴 지문으로 인한 심적 허들의 상승’이었습니다. (엥? 아무 생각 없었는데… 무슨 경고를 하네?)

따라서 우리는 기존 커스텀 다이얼로그를 걷어내고, 오히려 과감하게 시스템 팝업을 띄웠습니다. 익숙한 UI의 팝업으로 심적 허들을 낮추고 다음 플로우로 빨리 진행할 수 있게 하며, 각 OS의 보이스톤을 사용해 마치 OS가 공인한 듯한 효과까지 노렸어요. (iOS에서는 ‘따옴표 디테일’도 당연 놓치지 않았죠.)

❷ 정보 전달 효율을 높이는 인포그래픽

기존에는 시스템 설정 플로우의 A to Z 그대로 녹화한 영상을 통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iOS 유저는 서드파티 키보드가 낯설어 시스템 설정을 어려워할 것’이라는 가설로 만들어진 영상은 iOS 플레이키보드 런칭 이후로 쭉 이어져왔는데요.

하지만 CTA를 누르면 [시스템 설정-플레이키보드]로 이동하므로, 이후 터치 포인트만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유저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어요. 따라서 필요한 정보만 들어간 인포그래픽을 제공하도록 개선했습니다.

(+) 앱 용량은 서비스 전환 및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휴대폰 용량이 모자랄 때, 크기순 정렬한 앱 리스트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서비스를 지웠던 경험, 한 번 쯤 있으시죠? 😅) 따라서 저는 레거시 디자인 개선 시 Lottie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플레이키보드 Lottie 도입기🎞️) 이번에도 약 1MB 정도의 영상 리소스를 Lottie 파일을 통해 54KB까지 줄일 수 있었답니다.

❸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경험

여느 서비스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겠지만, 특히 플레이키보드는 유틸리티인 만큼 다양한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유틸리티 카테고리와 달리 채도 높은 핑크색 키컬러를 사용하는 우리 서비스는 유저와 첫 대면하는 온보딩에서 신뢰를 위해 키컬러를 뺐었어요.

하지만 10대 유저가 이미 서드파티 키보드에 친숙한 상태에서 키컬러는 서비스 신뢰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히려 ASO(앱 스토어 최적화, App Store Optimization)에서 키컬러 무드의 스크린샷 이미지으로 유입된 유저들이 앱 설치 후 온보딩에서 저채도의 색을 보고 분절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치명적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신뢰주는 유틸리티’이기 위해 빠졌던 색이 다시 ‘플레이키보드’스럽게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가장 큰 시각적 변화기도 하지요!)

❹ 유저에게 도움을 주는 온보딩의 본질에 집중

UXUI 관점의 온보딩(Onboarding)은 ‘유저에게 핵심 기능 및 주요 제공 가치에 대해 소개하는 과정’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온보딩은 사실 ‘조직 내 새로 합류한 사람이 빠르게 조직의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돕는 과정’을 뜻하는 HR 용어인데요, 온보딩의 정의 범위에 따라 핵심 기능을 설명하는 지면일 수도, 신규 유저가 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UX를 제공할 수도 있겠죠.

위에서 설명했던 네가지를 포함 사소하지만 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온보딩은 전보다 직관적이고 가벼워져 온보딩 완료 시간이 단축된 상태였습니다.

iOS는 좌측 하단의 시스템 언어 변경으로 기본 키보드로 돌아갈 수 있다보니 유저는 ‘키보드가 튕겼다’고 느끼고, 리텐션이 Android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고충이 있었는데요. 유저의 의문과 불편을 해소하고 언어 변경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UX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온보딩’이라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온보딩의 마지막 단계에 직접 키보드를 띄우며 ‘지금부터는 여기를 눌러 한/영을 전환하세요’라는 툴팁을 추가했어요. 기존에는 온보딩 종료 후 키보드 DAU가 76%였지만, 개선 후에는 온보딩 중 한영키를 전환해보게 되어 99%로 늘게 됩니다.

당시 고무적이었던 건 전보다 증가한 D+1 리텐션이었어요. 기존 23%의 유저의 문제가 ‘키보드 전환’이 아니라면 D+1에서도 여전히 이탈할텐데, D+0을 99%로 끌어올린 지금 오히려 마이너스 지표를 그리게 되면 어쩌나 고민도 했는데요, 하지만 결국 유저의 문제는 키보드 전환이었고, 온보딩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유저에게 공감하면, 다양한 접근법이 보인다!

명확한 문제정의와 유저를 향한 문제해결 접근으로 온보딩에서 키보드 활성화까지 마치는 비율은 작년 여름보다 20% 상승했습니다. ‘다음, 다음’을 누르면 끝나는 단순한 온보딩과 달리 시스템 세팅이 필요한 서드파티에서 84%의 상당히 높은 활성화 비율을 가지고 있어요.

‘유저는 이럴거야’, ‘내가 유저라면 어떨까?’의 시선의 차이는 한 끗에 불과합니다.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때에는 철저히 유저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우리의 프로덕트는 그렇지 못하니 어떨 땐 억울하기도 합니다. (플키 안 쓴 뇌 사요! …진짜 사요! 여기예요.👋) 하지만 옳은 문제 정의와 시선만 가지면 방법은 자연스레 눈 앞에 보이고, 퍼널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면 결국 지표는 곱연산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거예요.

앞으로 더욱 곱연산으로 성장할 플레이키보드를 지켜봐주세요!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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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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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쓸 수록 내 일상이 윤택해지는 제품의 메이커를 지향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