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닷의 2021을 돌아보며

Sunkyung Han
C.Note
Published in
7 min readJan 3, 2022
우포늪의 새벽, by Aeyoung Kim

씨닷의 2021년을 돌아봅니다. 2년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어선 교류와 연결을 지속했습니다.

돌아보니 감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씨닷이 해오던 일보다는 새로운 일들이 많은 한 해였는데, 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데 경험과 지혜 그리고 자원으로 함께 해주셨어요. 여러분이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2022년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회고는 연말에 라이프인에서 초대해주신 자리를 기회로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인사 덧붙여 전합니다.

C. in 2021

씨닷의 2021년은 씨닷의 2020년 활동들을 더욱더 길고 깊게 해내려는 노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20년에는 거대한 서사들을 살피고 배우고 소개하는 작업과 함께 이를 지원주택과 돌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구체화해보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2021년 씨닷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의 전환’을 이뤄내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열심히 찾았어요. 먼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사회혁신’을 살피며, 사회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사회혁신의 역할을 찾고자 했습니다. 두번째, 가장 소외된 목소리들을 만나 그 삶을 깊에 있게 들여다보고, 이웃으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들을 멈추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세번째, 변화를 만들어내는 커뮤니티를 다양하게 만났고, 네번째, 이들을 씨닷이 가진 ‘국제적 연결’을 통해 만나게 하기도 하고, ‘진정성 있는 연결의 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변화의 결과보다는 과정과 ‘사람’을 이야기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좀 더 본격적으로 조직 실험을 이어갔습니다.

‘지원주택’ 모델의 지속과 확장을 위한 씨닷 스스로의 노력 이어가기

2019년 ‘포용사회’라는 주제로 열린 언서페서울(언유주얼 서스펙트 페스티벌 서울)을 시작으로 ‘지원주택’ 관련 사업을 지속해 오고 있어요. 2020년 느즈막하게 시작한 “지원주택 당사자 참여 서사 연구 및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은 총 17명의 지원주택에 살고 계시거나 필요한 이들의 삶을 인터뷰로 풀어내고, 10명의 삶을 영상으로 풀어냈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공유가 늦어졌지만 2022년에는 찬찬히 펼쳐보일께요. 기대해주세요.

지원주택은 현재 노숙, 장애, 정신질환, 노인이라는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1년 약 100명의 실무자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던 현장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새로운 원칙과 철학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2020년 지원주택 컨퍼런스 및 여러 자리에서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게 되었고 이를 돕는 통합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통합적인 역할을 할 특정 기관이나 부서가 없는 상황이라 씨닷이 백본역할을 자처해 ‘지원주택 연합교육’을 2021년 2월부터 교육이 마무리 된 12월까지 기획부터 운영까지 진행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아무런 자원도 특정한 요구도 없는데 해내는 것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관련글은 Juon Kim주온이 이번 호에 담은 을 봐 주세요

2020년 12월에 진행했던 지원주택 컨퍼런스는 해를 넘겨 2022년에 열릴 예정입니다.

사회혁신의 기본으로 돌아가 사회혁신과 전환을 함께 이야기 하기

2020년 씨닷은 다크매터랩스 코리아와 함께 ‘글로벌 사회혁신 오픈 캠퍼스’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파일럿을 HBM과 함께 운영해보기도 했죠.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사회혁신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2020년에 끊임없이 했다면 ‘글로벌 사회혁신 오픈 캠퍼스’는 “미래 전환을 위한 사회전체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사회혁신 교육/역량강화 프로그램이 필요할까?”라는 것이었어요.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현장’과 ‘실행’에 놓치지 않는 사회혁신 교육을 시작했어요. 12월에 마무리된 울산 사회혁신캠퍼스와 한참 진행 중인 체인지메이커 유스리빙랩을 시작으로 ‘배움’의 장을 통해 사람과 지식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 울산의 전환을 위한 사회혁신캠퍼스를 25명의 캠퍼들, 5명의 팀코치들, 3명의 멘토와 함께 시작해 잘 마무리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약 15년간 사회혁신영역에 있으면서 많은 체크아웃 시간을 가졌지만, 사회혁신을 처음 만난 시민들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고 지역에서 변화를 만들어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는 너무 오랜만이었어요. 국제적인 연결과 교류를 통해 사회혁신을 촉진하는 씨닷이 울산에서 사회혁신 교육을 하는 이유를 찾아준 체크아웃이었습니다. 한국의 사회혁신 지형 속에서 씨닷의 역할을 다시 고민하고 확인하게 된 시간입니다.

체인지메이커 유스리빙랩은 ‘리빙랩’을 통한 사회혁신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총 30명의 청년들이 총 5명의 팀코치와 5명의 멘토가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2월까지 환경, 돌봄, 공동체, 안전, 교육을 주제로 사회의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해보는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씨닷은 이 과정을 통해 지금 사회를 향한 청년들의 시선을 살피고, 리빙랩 접근을 통한 ‘현장’과 ‘당사자'와의 만남과 문제해결경험의 의미를 사회혁신 안에서 다시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함께 후기를 통해 그 학습과 실험의 현장을 살펴봐주세요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에서 교류와 연결의 장 만들기

2021년 코로나 상황이지만 다른해와 다르지 않게 규모있는 국제행사를 열었습니다. 울산에서 진행한 울산사회혁신컨퍼런스는 사회혁신의 ‘시작’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귀한 자리였고, 무엇보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어본 국제행사였습니다. 사회혁신 관련 최신의 의제를 중심으로 바라보다가 지역이라는 현장과 그 컨텍스트를 살피는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혁신과 ‘지역’내 사회혁신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가족부와 함께 대한민국 성평등포럼을 개최했는데요. 이번해에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본 포럼 전에 시민사회 액션플랫폼을 진행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청년들의 성평등 인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전공론장’을 진행했습니다. 2021년 뜨겁게 달룬 주제이기도 했기에 기획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씨닷은 각자가 가진 ‘성평등인식’이 다를때 이를 비난하고 혐오하기 보다 왜 이런 인식을 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는 ‘장’의 필요성을 깊게 느꼈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미리 판단하기 보다 ‘인내’를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는 대화의 장을 씨닷은 계속해보고 싶습니다.

씨닷이 가진 연결과 교류에 대한 애정과 경험은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발휘되는 것 같아요. 2019년부터 함께 했던 인스파이어드는 2021년 긴 시간 기획하고 준비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취소되었어요. 씨닷으로서는 처음 맞이하는 ‘취소’여서 아쉬움이 컸지만 정말 적절한 시기에 현명한 판단을 내렸구나 싶어 적극적으로 고민해주신 파트너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스파이어드 기획 덕분에 2021년 강원을 자주 다녔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다시 한번 찐!하게 강원을 만날 기회가 2022년에 있길 기대 해 봅니다.

인스파이어드는 아쉽지만, 이번 해 씨닷은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커뮤니티와 대면 워크샵을 제주도에서 1박 2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마루 180과 360에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31명)만이 참여한 이번 워크샵에서는 ‘페이잇포워드(pay it forward)’를 실제 경험해보는 시간이었는데요.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기회를 통해 이후 페이잇포워드 실천이 마루 커뮤니티에서 계속되고 있다니 너무나 반갑고 감사하더군요. 2022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이번해에는 특별히 언서페서울을 지속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전환콜렉티브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었는데요. 2개월에 한번 진행된 모임이 상반기부터 지속되었고, 10월에 진행된 ‘관계를 통한 돌봄 시스템 전환’ 모임으로 한차례 마무리 되었어요. 2022년에는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요 조만간 같이 고민을 나눠보고 싶어요.

멈추지 않는 조직 실험

씨닷은 2020년 코로나 상황아래에서 ‘돌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조직내에서 체크인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험해보게 되었어요. 2021년에는 체크인과 더불어 리트릿을 통해 돌봄의 리듬과 그 깊이를 다양하게 구조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주 35시간 실험월급 함수를 만들어보려는 노력도 해 보았는데요. 체크인, 리트릿 그리고 그 외 여러 실험들도 ‘실험’인만큼 다시 그 의미를 살피고 우리만의 리듬을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그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눌께요.

2021년을 이렇게 돌아보니 2022년 또한 해야할 일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우리의 역할과 자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요청과 요구 속에서 현명하게 그리고 좀더 신나고 재미나게 해볼 생각입니다. 2022년의 씨닷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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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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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 15 years connector and catalyst in social inno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