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농사꾼을 위한 일드파밍 입문서

새로운 농부는 언제나 환영이야

Hyunbin Jeong
CURG
12 min readJun 25, 2021

--

Hyunbin Jeong in CURG
staked KSP for 1 year
holy..

자산 시장 관련 뻘소리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1편 : 그래서 어떻게 굴리는 거라고? (20.09.05)
2편 : 디파이로 원금 손실 없이 연 30% 이자 수익 보기 (20.12.22)
3편 : 디파이로 원금 손실 없이 연 50% 이자 수익 보기 (21.03.06)

작년 이맘때 (정확히는 9월이지만 둘 다 대충 더울 때니까 비슷한 시기라 치면) 바이낸스 자유예금을 소개하며 8%의 이자율에 대해 ‘놀라운 수치’ 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일드파밍에 익숙해진 탓인지 한자릿수의 이자율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지만, 개인지갑 운용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8%의 현금이자를 받는 것은 여전히 괜찮은 옵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8%까지는 안주는 것 같으니 넘어가야겠다.

크흠

※ 필요하다 싶은 부분마다 하이퍼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참고하면 좋을듯

1. 일드파밍에 대해서

일드파밍(Yield Farming, 이자농사)은 어떤 디파이 플랫폼에 기여한 대가로 보상을 받아가는 일련의 절차를 말한다. 플랫폼에 기여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유니스왑같은 AMM (Automated Market Maker) 기반의 거래 플랫폼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컴파운드같은 예금 및 대출 플랫폼에 자산을 예금하고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플랫폼에 기여하고 받는 보상이 적었지만 2020년 여름에 컴파운드에서 거버넌스 토큰 보상 정책을 도입한 뒤로 보상 이율이 크게 늘어나자 이 보상을 받기 위해 많은 유동성이 컴파운드에 몰렸고, 이에 질세라 다른 디파이 플랫폼들도 거버넌스 토큰 보상을 시작하며 일드파밍 대유행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컴파운드가 쏘아올린..

2. 필요한 준비물

2–1. 개인지갑

일드파밍을 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지갑을 준비해야 하는데,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거의 모든 디파이가 이더리움 밑으로 대동단결이었기 때문에 메타마스크 하나면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레이어1 체인들이 생긴 지금은 필요한 지갑 종류도 다양해졌다. (데스크탑 크롬 브라우저 사용을 권장)

  1.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폴리곤(매틱) 등 → 메타마스크
  2. 클레이튼 → 카이카스
  3. 테라 → 테라스테이션
  4. 코스모스, 카바, 오스모시스 등 → 케플러

필자가 아직 폴카닷, 솔라나를 많이 쓰지 않아서 다른건 패스 (ㅈㅅ!)

2–2. IL에 대한 이해

AMM 기반의 거래 플랫폼에 유동성을 공급할 때 두 자산을 페어로 묶게 되는데, 이는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을 반드시 수반하기 때문에 사전에 관련 리스크를 꼭 숙지해야 한다.

여전히 이더리움과 BSC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최근에 폴리곤이 많이 따라붙었다 (link)

3. 투자 스타일에 따라 선택 가능한 전략들

3–1. CEX 유사 디파이

CEX(Centralized EXchange), 즉 바이낸스같은 중앙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디파이는 아니지만 디파이 모델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서비스는 개인지갑을 쓰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바이낸스의 경우 Binance Earn 서비스를 통해 단일 자산의 예금 및 스테이킹 등을 지원하고, AMM 기반의 스왑 모델을 가져온 Liquid Swap 서비스에서는 유동성을 공급한 사용자에게 거래 수수료와 토큰 보상을 제공한다.

3–2. 랜딩 플랫폼 단일 예치

현재 보유한 자산의 수량을 보존하면서 부가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예금 및 대출 플랫폼 (이하 랜딩 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하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다. 다만 각 플랫폼 별로 지원하는 자산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예치하고자 하는 자산을 받아주는 곳이 있는지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수익률은 조금 낮아도 안전한 파밍을 원할 경우 비교적 TVL(Total Value Locked)이 높은 대형 플랫폼에 예치하는 것이 좋으며, 현재 어느정도 높은 TVL과 인지도를 확보한 곳으로는 아베(Aave), 컴파운드(Compound), 비너스(Venus), 크림파이낸스(Cream Finance) 등이 있다.

랜딩 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하여 받는 보상은 예금이자와 거버넌스 토큰 보상으로, 예를 들어 이더리움 기반으로 운영되는 컴파운드에 이더리움을 예치하면 ETH와 COMP를 보상으로 받는다.

랜딩 플랫폼의 단일예치는 상당히 안전한 편에 속하는 일드파밍 전략이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특정 자산에 대한 대출 수요가 폭증할 경우 해당 자산의 예치자가 자산을 출금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참고 _ 비너스 CAN토큰 사태)

비너스 CAN토큰 사태 당시 필자도 BTC, ETH를 예치중이었는데 상당히 식겁했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비너스는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

3–3. AMM 기반 거래 플랫폼 유동성 공급 (페어 예치)

AMM으로 무장한 소위 ‘유니스왑류’ 거래 플랫폼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랜딩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하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고 리스크도 상당하지만 그만큼 일드파밍 기대수익도 월등히 높은 경우가 많다.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자산이 여러 종류이고 그 중에서 기대 수익률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는 자산이 2종류 이상 있다면, 해당 자산들을 거래 페어로 갖는 AMM 기반 거래 플랫폼이 있는지 꼭 체크해보자. AMM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점에서 비영구적 손실은 반드시 발생하지만, 유동성을 공급한 두 자산의 시세 변화율이 비슷할 경우 비영구적 손실이 최소화되므로 일드파밍 수익에 의해 손실이 커버될 가능성이 높다.

랜딩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안전한 파밍을 원한다면 TVL이 높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대표적으로 유니스왑(Uniswap), 스시스왑(Sushiswap),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 엠덱스(MDEX) 등이 있다.

AMM 기반 거래 플랫폼에 유동성을 공급하여 받는 보상은 거래 수수료와 거버넌스 토큰 보상으로, 예를 들어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팬케이크스왑의 ETH-BNB 거래 페어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ETH, BNB, CAKE를 보상으로 받는다. (뻘소리 시리즈 3편의 팬케이크스왑 파트 1~3문단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거버넌스 토큰 보상의 경우 유동성 공급 시 받게 되는 LP토큰 (Liquidity Provider Token)을 별도로 스테이킹한 경우에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클레이스왑(Klayswap)과 같이 LP토큰 스테이킹 없이 보상을 지급하는 곳도 있고, 유니스왑과 같이 정해진 기간에만 거버넌스 토큰 보상을 지급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저런 설명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유동성 공급자가 AMM 기반 거래 플랫폼에 대해 유동성 공급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핵심 요소는 ‘거래수수료 수익과 거버넌스 토큰 보상 수익으로 비영구적 손실을 커버할 수 있는가’ 이다. 비영구적 손실이 특히 크게 발생하는, 스테이블코인을 한 쪽 페어로 갖는 거래 페어의 유동성 공급자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유는 일드파밍 수익이 비영구적 손실을 커버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혹은 단순히 유동성을 공급한 자산이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을 수도 있다)

클레이튼 기반의 거래 플랫폼 클레이스왑

3–4. 거버넌스 스테이킹

장기적으로 흥행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는 디파이 플랫폼의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보유수량의 손실 가능성이 없는 부가수익 창출 방법을 찾고 있다면 해당 거버넌스 토큰의 단일예치가 가능한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모든 디파이 플랫폼에서 거버넌스 토큰의 단일예치 (부르는 방식은 스테이킹, 락업 등 경우에 따라 다르다) 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지원한다 하더라도 수익률은 플랫폼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다른 전략들과 충분한 비교를 거쳐야 하겠지만, 보유 수량이 줄어들 일이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단일예치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

랜딩 플랫폼의 경우 일반적으로 거버넌스 토큰의 예금 및 대출도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토큰을 예치하여 예금이자와 추가 거버넌스 보상 수익을 볼 수 있고, 거래 플랫폼의 경우 거버넌스 토큰 스테이킹 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를 나눠주거나 플랫폼의 운영수익으로 거버넌스 토큰을 매입하여 분배하기도 한다.

거버넌스 스테이킹을 지원하는 앵커 프로토콜. 운영수익의 일부로 ANC를 매입해 분배한다

4. 응용 가능한 전략들

4–1. 일드파밍 보상의 운용

일드파밍 수익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모든 일드파머들이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이슈일 것이다. 일드파밍 수익을 주기적으로 디파이에 재투자하여 파밍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고, 스테이블코인이나 법정화폐와 같은 현금자산으로 바꿔 원금회수를 우선하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4–2. 안전빵(?) 현금파밍

디파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메이저 암호화폐 홀더들의 부가수익 수요에서 시작했다고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출수요와 거래수요가 꾸준히 유지된 덕분인지 요즘은 디파이 플랫폼들의 TVL을 책임지는 큰 축 중 하나가 스테이블코인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커졌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일드파밍 방법은 랜딩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거나 거래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된 거래 페어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꾸준한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백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필자는 2백만 달러를 모아서 안전하게 파밍하는 것이 목표다. 가즈아!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일드파머가 많아진 것과 암호화폐 시장이 조정장세로 돌아선 것의 영향인지 뻘소리 시리즈 2~3편에서 제시한 것과 같은 연이율 30~50% 수준의 파밍은 쉽지 않지만, 15~25% 수준의 파밍이 가능한 곳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앵커 프로토콜 또 등장.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예금이율 18~20%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4–3. 랜딩 플랫폼 단일예치 후 대출자산 운용

대출을 받는 것에 큰 부담감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랜딩 플랫폼에서 대출자가 받는 거버넌스 토큰 보상 수익이 예금자에 비해 높기 때문에 일드파밍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담보대출은 일드파머들이 많이 선택하는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다.

예치한 자산이 일정 가격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한 뒤 적정 수준에서 대출받은 자산으로 새로운 운용 전략을 세우게 되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변동성 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파밍 효율을 약간 낮추더라도 비교적 안전한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담보로 예치한 자산과 동일한 자산을 대출받으면 자산 변동성에 관계없이 담보 대비 대출 비율이 유지되기 때문에 청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갚아야 하는 대출이자가 조금씩 붙기 때문에 이 부분은 관리를 해줘야 한다)

4–4. 그림자 토큰의 운용

금융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면 파생상품이라는 녀석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필자는 그림자 토큰이라는 단어를 2019년에 올라온 어떤 기사를 통해 처음 접했는데, 그림자 토큰은 한마디로 ‘락업된 암호화폐를 유동화한 암호화폐’ 를 말한다. 이를테면 스테이킹된 루나를 유동화한 bLUNA, 스테이킹된 클레이를 유동화한 sKLAY, 이더리움 2.0에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유동화한 bETH 같은 녀석들이다. (컴파운드같은 랜딩 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할 때에도 예치된 자산을 보증하는 토큰을 주는데, 본 글에서는 이러한 토큰도 그림자 토큰이라 부르겠다)

그림자 토큰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갖지는 않더라도 가치를 갖는 자산을 유동화한 것이기 때문에 그림자 토큰을 예치 가능한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디파이 플랫폼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의 운용이 가능하다.

  1. 컴파운드에 DAI를 예치하여 받은 cDAI 토큰을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 스테이블코인을 취급하는 AMM)에 유동성 공급
  2. 알파 호모라(Alpha Homora, 레버리지 일드파밍)에 ETH를 예치하여 받은 ibETH를 유니스왑에 유동성 공급
  3.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 스테이블코인 랜딩 플랫폼)에 UST를 예치하여 받은 aUST를 미러 프로토콜(Mirror Protocol, 합성자산 발행 및 거래 플랫폼)에 예치하여 합성자산(ex. mBTC) 발행
꽤 높은 담보비율을 요구하는 것 같지만, 신세틱스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5. 마무리

입문 단계에서 소개할 만한 전략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았다. 필자도 디파이를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한 것이 아직 만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파면 팔 수록 심오하다고 할까, 조금 거품이 많이 끼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만두기에는 일드파밍의 쏠쏠한 수익을 보고 나니 끊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그런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일드파밍 입문 시 참고할 만한 사이트와 필자가 한때 썼거나 현재 쓰고있는 파밍 전략을 몇가지 소개하면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1. 바이낸스 아카데미 디파이 섹션 (뒤쪽의 오래된 글부터 읽는 것이 좋다)
  2. 체인별, 종류별 디파이 플랫폼 한눈에 보기
  3. 체인별, 종류별 디파이 플랫폼 한눈에 보기 + 지갑 조회
  4.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플랫폼 & BSC 기반 디파이 플랫폼 조회

파밍 전략 예시

  1. 비너스 ETH, DOT, XVS 담보 예치 → 비너스 USDC 대출 → 벨트 파이낸스(Belt Finance, 이자 최적화 플랫폼) USDC 유동성 공급 → 비너스 파밍 수익 USDC 대출이자 상환 & 벨트 파이낸스 파밍 수익 재투자
  2. 팬케이크스왑 EPS/BNB 유동성 공급 → 일립시스(Ellipsis, 스테이블코인 AMM) EPS/BNB LP토큰 예치 → 일립시스 파밍 수익 현금화 → 클레이스왑 KSP/KORC 유동성 공급 → 클레이스왑 파밍 수익 재투자
  3. 앵커 프로토콜 bLUNA 담보 예치 → 앵커 프로토콜 UST 대출 → 앵커 프로토콜 UST 예치 → 앵커 프로토콜 파밍 수익 현금화 → 오스모시스(Osmosis, 코스모스 IBC AMM 허브) ATOM/XPRT 유동성 공급 → 오스모시스 파밍 수익 재투자

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