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O2O…콘텐츠의 시대가 끝난 건 아니다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5 min readJul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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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모바일, 플랫폼 시대…핵심은 콘텐츠

뭔 소리야. 너가 한 말 잊었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작물을 수확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땡땡마트는 무지 많은 제품을 팔기 때문에 적은 마진에도 돈을 버는 반면, 소농민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누가 무엇을 만드는 것보다, 어디서 파느냐가 중요해진 겁니다. 땡땡마트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싼 가격에 박리다매입니다. 규모의 경제로 밀어붙이는 거죠. 이렇듯 콘텐츠의 시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 콘텐츠의 시대는 끝났다?

네,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올해예요. 제 글을 읽어왔던 분들이라면 제목을 보자마자 황당했을 겁니다.

생각이 바뀐 건 아닙니다. 대다수 1차 콘텐츠 생산자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특히, 대체 가능할 수준인 경우는 더욱 그렇죠.

곰보빵, 팥빵으로 점철된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똑같은 아메리카노를 파는 커피집이 스타벅스, 탐앤탐스 등의 대형 커피숍에 밀려났습니다. 또한, 우라까이로 점철된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포털에서 쏟아지는 모습에서 언론의 위기를 봅니다.

지난 번 글에서 “콘텐츠의 시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했죠. 근거는 이러한 ‘대체 가능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의외로 간단한 해답이 있습니다. 대체 가능하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면 되는 거죠.

말이 쉽지…

요즘 핫한 기업 중 하나인 쿠팡을 볼까요. 쿠팡의 로켓배송이 이커머스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들이 직접 매입한 제품을 당일 배송한다는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했죠. 그런데 로켓배송이 성공한 원인이 당일 배송 때문이었을까를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정작 시장에서 통한 건 ‘친절함’입니다. 트위터에서 쿠팡맨이나 로켓배송으로 검색하면 ‘빠르다’는 평가보다는 쿠팡맨의 친절한 문자, 태도를 칭찬하는 피드백이 대부분입니다.

많은 숫자의 온오프라인 쇼핑몰은 ‘택배’라고 불리는 배송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고객의 문 앞까지 배달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배송 업체의 숫자를 보면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포함해 1500곳이 넘는다. 이 업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주문을 받고 창고 떨이 하듯 제품을 배송한다. 특정 쇼핑몰의 배송 품질을 전적으로 책임지기 쉽지 않다. — 로켓배송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온다…고고밴

쿠팡은 기존 전자상거래에서 불친절한 배송으로 인한 불편함을 감지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쿠팡맨을 내세운 전략을 짠 셈이죠. 여기에 대체 불가능한 당일 배송, 2시간 내 배송이라는 편리함을 제안한 거고요.

카카오 택시는 어떻게 시장에 자리잡았을까요. 택시를 타려고 하면 ‘승차거부’ 때문에 불편함을 겪습니다. 택시업계 이미지도 좋아지지 않죠. 결제는 어떤가요. “기사님 카드로 대신할게요”라는 말을 눈치 보면서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특히, 심야 시간에 타는 여성 승객에게는 불안함도 줬죠.

카카오 택시의 승부수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모바일에서 ‘터치’를 한 번 하면 이에 응답한 기사의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카드 결제 여부와 목적지를 이미 알려줬기 때문에 승차 거부나 불친절한 대우를 받을 이유도 없어지죠.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갖는 ‘가입자=월간활성이용자(MAU)=3800만 명’에 많은 언론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췄지만, 핵심은 ‘편리함’을 내세운 콘텐츠였죠.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님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카카오가 네이버 이어서 골목대장 되는 것 아니냐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예전 이야기했듯이 일단 각 분야 시장마다 엄청 큰 시장들이 형성될 수 있고 카카오라면 당연히 탐을 낼 수 있는 시장이고… 여기서 경쟁하고 있는 회사들은 집중해서 카카오든 (네이버든) 무조건 이겨야한다.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려는 회사 이길 수 없으면 일찍 망해서 없어지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 역시 카카오가 ‘결제’ ‘택시 ’‘배송’ 등 수많은 O2O(Online to Offline)영역에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생태계 확산의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화된 콘텐츠로 각 영역을 공략하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웹과 앱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웹의 시대에는 모든 것이 ‘검색’을 중심으로 모였습니다. 구글, 야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을 거친 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었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던 것처럼요.

하지만 앱의 시대가 시작되고, 이러한 통합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앱은 폐쇄적입니다. 자연스럽게 이용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곳에 모입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이 24시간 동안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기, 모바일을 갖게 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많은 가입자, 영향력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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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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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