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리즈] 제4편 테더(Tether), 비트코인 보다 더 많이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쉽게 풀어쓴 테더(Tether) 분석 그리고 테더가 직면하고 있는 논란들에 대하여

Gusquets
Decipher Media |디사이퍼 미디어
15 min readFeb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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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시리즈 네 번째 주제로 Tether 프로젝트를 분석했습니다.

[디사이퍼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 제1편 스테이블코인, 과연 정말 스테이블 할까?
— 제2편 MakerDAO, 가격 안정성을 다오!
— 제3편 Terra,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개막
— 제4편 테더(Tether), 비트코인보다 더 많이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제5편 USDCoin은 어떻게 대표적인 디지털 달러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본 글은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의 연구 결과물이며, 절대 상업 목적으로 공유 및 배포하실 수 없습니다. 개인 학습 목적의 공유는 언제든지 환영하며, 궁금한 점이나 피드백이 있으신 경우 decipher.operation@gmail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 본 글은 필진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며, 이 글을 통해 특정 금융 상품이나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불어 본 글은 연구 목적에서 쓰여졌음을 밝힙니다.

들어가며

Tether(테더, USDT)는 법정화폐담보 스테이블 코인이다. 법정화폐담보 스테이블 코인이란, 한 재단에서 보유한 법정화폐의 가치만큼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재단은 보유한 법정화폐를 통해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 안정성과 유동성을 보장한다.

Tether는 Bitcoin Blockchain을 기반으로 2014년에 런칭되어 현재는 Ethereum, EOS 플랫폼에서도 Tether를 이용할 수 있다. Tether의 발행 방식은 간단하다. 1$(현재 담보로 수용되는 법정화폐에는 달러화, 유로화, 위안화가 있다)가 Tether 관리주체(Tether Limited)에 전송되면 1 Tether가 발행된다. 이것이 유일한 Tether의 발행조건이다. 또한 반대로, 1 Tether를 시스템에 전송하면, 1$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단순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Tether는 스테이블 코인들 중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오랜 기간 가격 안정성을 잘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법정화폐담보 방식은 또한 분명한 한계를 가지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Tether의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과, 그것의 한계점을 알아보도록 하자.

Chapter 1. Tether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 Tether Protocol 구성과 Tether의 발행
    * 본 장에서는 Bitcoin Blockchain 상의 Tether를 기준으로 한다.

Tether 프로토콜은 크게 Bitcoin blockchain, Omni Layer, 그리고 Tether Limited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Tether Limited에 법정화폐가 deposit되면, Omni Layer프로토콜을 통해 Bitcoin Blockchain에 Tether가 발행되는 방식이다.

- Bitcoin blockchain
Tether는 Omni Layer를 통해 Bitcoin Blockchain에 meta data로 거래 장부를 저장한다.

- Omni Layer
Omni란 사용자가 Bitcoin Blockchain 위에 토큰이나 암호화폐를 생성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Tether의 생성(grant) 및 소각(revoke)을 담당한다.
Omni explorer를 통해서 Tether의 순환을 추적할 수 있으며, P2P 거래 및 교환, 지갑, 다중 서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 Tether Limited
Tether Limited는 법정 화폐 예치금을 수령하고 Tether를 발행하는 주체다. Tether는 항상 발행되는 시점에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여분으로 미리 생성되어 보관 중인 Tether가 존재한다.
Tether의 생성(grant)은 앞서 말했듯 Omni Layer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생성된 Tether는 Treasury의 주소로 곧바로 전달되어 보관된다. Tether에서의 Treasury란 이용자에게 Tether를 전달(발행)하는 주체로서, 특정 이용자의 주소로 Tether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Treasury에 보관 중인 Tether는 발행된 것이 아닌 “Authorized but not issued”의 상태이다. Treasury에 보관된 Tether가 이용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발행된(‘Issued’) Tether가 된다. Tether Limited는 이 발행을 담당한다.

그림) Tether 홈페이지의 Transparency 보고서를 통해 생성과 발행이 구분됨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Tether 측이 제시한 정보로,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인출 명령이 떨어지면 법정화폐를 돌려주고 상응하는 Tether를 소각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단 여기서도 발행과 마찬가지로, 인출과 소각이 항상 함께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POR(Proof of Reserves-후에 자세히 설명한다)을 담당한다.

Chapter 2. Tether는 어떻게 stable 한가?

a. Tether의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Tether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서 Proof of Reserves는 중요하다. PoR은 결국 발행되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든 Tether는 Tether limited의 예치금(Reserves)에 의해 그 가치가 보증된다는 것이다. 이는 Tether의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의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된다. 이는 상당히 간단하다.

* Solvency Equation : TUSD(현재 순환 중인 Tether) = DUSD(Tether Limited에 예치된 담보)

Tether Limited에 예치되어 있는 법정화폐의 가치가 현재 순환 중인 총 Tether의 가치와 일치한다면 (혹은 보다 더 크다면) Tether Limited에서 1USDT는 항상 1$와 서로 교환 가능하다. 따라서 만약 Tether의 시장가격이 1$보다 높거나 낮아지는 경우 Tether Limited를 통한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시장 가격은 다시 1$로 수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Tether는 가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b. Tether의 발행

0단계 : Tether 서비스(app.tether.to)에 가입하고,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다.
— Tether는 법정화폐를 다루기 때문에 꽤나 강도 높은 본인계좌인증 절차를 거친다.

신분증, 거주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세금 납부서 등), 은행 명세서 등을 요구한다. 더불어 verification fee로 150$를 예치해야 한다. 이는 환불이 불가능하다.

1단계 : 사용자가 법정 화폐를 입금한다
2단계 : Tether Limited는 사용자의 Tether 계정을 생성하고 입금된 법정화폐 가치에 해당하는 Tether를 발행한다.
3단계 : 사용자는 획득한 Tether를 통해 다양한 곳에서 거래를 진행한다.
4단계 : 사용자가 상환을 위해 Tether Limited에 Tether를 입금한다
5단계 : 사용자의 은행 계좌에 입금된 Tether의 가치에 해당하는 법정화폐를 돌려보낸다. Tether의 소각작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Chapter 3. Tether의 가격 History

자료 출처 : CoinMarketCap

위의 그래프는 2015년 5월부터 현재까지의 Tether 가격을 보여준다.

다만 2017년 4~5월에 큰 가격변동이 눈길을 끈다. 이는 2017년 4월에 있었던 웰스파고 소송 등의 문제가 영향을 미친것으로 추측된다. Tether는 대만 은행을 통해 법정화폐를 송금받고, Wells Fargo 은행을 통해 대만 외부로 송금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7년 4월 갑작스럽게 대만 은행들과 웰스파고 은행이 Tether 이용을 위한 송금 지원을 중단한다. 따라서 이후 Tether가 새로운 거래 은행을 찾기 전까지, 이용자들은 Tether 발행과 상환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거래 은행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이후에도 종종 있었다. 2018년 말 Tether의 거래은행인 노블사의 재정난으로 인해 Tether의 가치는 장중 0.91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이벤트는 Tether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사람들의 의심을 낳았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시장 의견이 반영되어 Tether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이블 코인 가격 변화 비교 (2018.01.01 ~ 2020.01.15)]
[스테이블 코인 가격의 평균, 표준편차, 최솟값, 최댓값]

2018.01.01 ~ 2020.01.15 기간에서 Tether 가격의 평균은 1.002711 (USD), 표준편차 0.007455로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가장 단순명료한 법정화페담보방식의 장점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법정화폐담보방식은 위의 웰스파고 소송 사례에서도 보았듯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Chapter 4. Tether,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a. 한계점 분석
Tether의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은 앞서 살펴본 Maker DAO나 Terra에 비해 매우 단순 명료하여 이해하기 쉽다. 또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주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위와 같은 메커니즘이 제대로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Tether Limited의 적절한 역할 수행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Tether Limited를 신뢰할 수 밖에 없다. 이는 ‘Trustless’를 핵심 가치로 하는 블록체인 상의 암호화폐를, ‘Trust’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인 것이다.

만약 Tether Limited가 예치금보다 훨씬 더 많은 Tether를 임의로 발행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러한 ‘조작’활동을 감시하고 적발할 수 있을까? 결국 Tether의 법정화폐담보방식은 Tether Limited라는 주체에 강력한 권한과 영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를 야기한다. Tether Limited가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오래전부터 Tether 시스템에 제기되어 온 문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음모가 제기되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1) 불투명한 회계감사 결과
앞서 살펴본 POR은 Tether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감사가 이루어져 Tether Limited가 보유하고 있는 예치금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외부기관의 충분한 감사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17년 9월 프리드먼 LLP사는 Tether에 대한 회계감사 보고서를 발행한다. 해당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FLLP 사는 위 은행 계좌의 조항 및 조건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계좌의 자금에 대한 고객들의 접근 권한은 물론 Tether 토큰의 상환을 제외한 여러 목적들과 관련한 자금에 대한 접근 권한도 전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8년 1월, Tether는 갑작스럽게 FLLP와의 파트너십 종료를 발표한다. 문제는 9월에 감사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한달 사이에 19억개라는 엄청난 양의 Tether가 발행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Tether사는 이후 회계 감사 보고서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Tether의 홈페이지에는 FFS사의 ‘감사 보고서’라고 명칭된 보고서가 게재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많은 비판에 직면하였다. 왜냐하면 FFS사는 전문 회계 감사 기관이 아닌, 로펌으로서 고객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명확히 회계 감사 보고서로 인정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해당 보고서는 2018년 6월 1일 특정 시점에서의 Tether 잔고만을 확인했으며, 그 이후나 이전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회계 감사를 한다는 것은 분명 기존의 규칙을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감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충분한 이유는 될 수 없다. Tether 가격 안정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PoR을 위해서는 보다 적절한 절차를 거친 회계 감사가 주기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임의 발행
위처럼 Tether사의 예치금(Reserves)에 대한 명확한 감사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Tether의 발행은 정말 적절한 과정을 거친것인지에 대한 신뢰 있는 정보가 부재한다. 가장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은 별도의 예치금 없이 Tether사가 모종의 목적으로 Tether를 임의로 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7월 13일 50억개의 USDT가 새로 발행되었다. 이 엄청난 양의 Tether 발행에 대해 Tether측은 Omni Layer에서 Tron Blockchain으로 USDT를 스왑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0을 잘못 붙여 생긴 오류라고 발표했다. 연이어 잘못발행된 Tether의 소각이 이루어졌지만, 이 사건은 Tether의 투명성 문제가 심각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스테이블 코인 시리즈 2편에서 살펴본 MakerDAO DAI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 상에서 암호화폐가 예치되어야만 조건부로 DAI의 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Tether의 경우 법정화폐가 예치된다는 조건이 프로그램 혹은 알고리즘으로 제약되지 않는다. Tether를 운영하는 주체, 즉 재단에서 Tether를 임의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심은 Bitfinex와 Tether사의 연결고리에 의해 더욱 증폭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Bitfinex와 Tether의 운영진은 실제 동일인물임이 밝혀진바 있다. 따라서 2016년 Bitfinex의 해킹으로 인한 손해를 적절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발행된 Tether를 이용하여 충당했다거나, Bitcoin 시장 가격 조작을 위해 Tether를 이용했다는 등에 대한 많은 의혹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b. 현황
다양한 논란과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Tether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CoinGecko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stablecoins supply dominance’에서 Tether의 USDT가 약 8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라발라(Travala)라고 하는 호텔 예약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Tether의 USDT가 결제수단으로 추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Tether의 USDT가 비트코인 보다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는데, 작년 12월에 Tether에서 제공한 rich list를 보면 Binance 거래소에서 가장 많은 양의 USDT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거래소에서 하나의 기축 통화로서 가격 변동성이 적은 USDT가 전세계적으로 활용되면서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것이다.

USDT는 실제로 다양한 곳에서 결제 수단으로서 활용되며 mass adoption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Tether가 어떻게 발행되는지, 어떻게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지 그리고 한계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Tether는 비트코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거래량이 많은 스테이블 코인이고, 다양한 활용 사례들을 선보이며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에서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중앙화된 운영 방식으로 인해 블록체인 커뮤니티로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Tether의 한계점인 중앙화된 운영 방식을 해결한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기도 한다. 과연 앞으로도 Tether가 비트코인 보다 더 많은 거래량을 유지하고,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음 디사이퍼 스테이블 코인 시리즈에서는 Tether의 한계점을 상당 부분 해소한 프로젝트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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