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워터 그리드를 향한 상상 :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시스템 02

다크매터랩스
Dark Matter Stories
17 min readApr 29, 2021
Photo by Simona Sergi on Unsplash

혁신 패러다임의 휴먼 그리드

앞선 편에서 우리는 오늘날의 위기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더욱 심화된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나, 동시에 공동의 해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수자원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는 금융 자산적 이윤을 넘어서, 사회 경제적 가치 자산을 포함하는 확장된 다원적 혜택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불확실한 위기의 시대에 영향력 있는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적 접근과 전략의 실험이 필요하다. 이는 다양한 층위의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 구축과 여러 단계의 분산적이고 다양한 변화를 위한 솔루션과 실천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혁신 포트폴리오(innovation portfolio)[1]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다원적인 솔루션들의 위치와 역할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하는 복잡한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2]. 본 편에서는 가치 창출 중심의 수자원 휴먼 그리드 인프라 형성에 있어 인간과 자연의 선순환적 관계를 목표로할 때, 어떤 새로운 전환적 전략과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기회의 영역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과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실현시키는 운영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조건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자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환경과 조건이 필요하다. 5가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확장된 의미의 가치를 측정하고 수집하며 분배하기 위해, 자연물과 인공물이 연계되는 순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간의 협력을 형성하는 수요 중심 운영 방식을 위해, 그리고 분산적인 공동 의사결정을 위해, 위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무엇인가? 우리는 크게 두 가지의 미래지향적 운영 모델의 필요 조건을 제안한다: 각기 다른 영역의 이해관계자들이 협력을 가능케 하는 전체 스택 개발의 층위와, 혁신의 솔루션 발전단계이다.

미래지향적 운영 모델의 필요 조건 1: 전체 스택 개발, 이해관계자(Actor)의 영역과 층위

전체 스택 개발[그림 1]은 도시를 바라보는 다양한 층위에 대한 관점으로, 기초인프라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와 주요 2차 가치 사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메커니즘을 형성하는 층위를 분석적으로 보여준다.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의 행위자-이해 관계자(Actor)-들이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진 역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미래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 아래의 모든 영역을 통해 보이지 않는 영역의 새로운 형식과 구조의 형성이 필요하다. 이 전체 스택 개발의 층위는 크게 인프라와 생태계, 그리고 이차적 마켓으로 구성된다.

[그림 1] 전체 스택 개발 단계, ©Dark Matter Labs

인프라는 도시 전반에 가치를 확산시키는 큰 자본의 투자이며 생태계와 이차적 마켓을 형성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기반이 된다. 생태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수요와 공급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하는 장치이자 조건이다. 이차적 마켓은 기초 인프라와 생태계 지원을 통해 형성되는 부가적인 시장을 말하며, 새로운 해결책과 접근법을 제시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덕트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이차적 마켓은 서비스와 프로덕트가 만들어 낼 새로운 가치와 기술을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미래지향적 운영 모델의 필요 조건 2 : 혁신의 솔루션 발전 단계(Action)

대전환을 직면한 시대의 솔루션은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가능케 하는 분산적인 대응이어야 한다. 이 솔루션들은 성취하고자 하는 시간적 목표가 다를 수 있으며,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간적 지향성에 따라 솔루션들의 발전 단계는 처방, 예방, 번영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을 잘 구분하여 다양한 변화를 위한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복잡한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솔루션의 상호 연계성을 확인함으로써 지속해서 학습하며 발전하여 거대한 시스템적 문제에 대응하여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처방 솔루션은 이미 발생해 직면한 문제를 비교적 단기적인 목표로 해결 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문제를 향상된 대응 방법으로 적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연결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기 보다는 개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방 솔루션은 하나의 문제를 넘어 연결된 잠재적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위기가 일어나기 전 사전에 알아차려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제적 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절감할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기반으로 공동 혜택의 경제 모델(co-benefit economy)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번영 솔루션은 인간과 기계, 자연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각자 높은 역량을 발휘하여 번영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드는, 보다 근본적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담고있는 솔루션이다.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총체적 접근을 추구한다.

[그림 2] 연구사례를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 운영모델 프레임 워크, ©Dark Matter Labs

미래지향적 운영 모델: 프레임워크(Framework)

미래 지향적 수자원 시스템 실험 포트폴리오[그림 2]는 전체 스택 개발을 기반으로 한 이해 관계자(Actor)의 영역과 층위, 그리고 혁신의 솔루션 발전 단계인 행동(Action)의 지향성을 두 가지 핵심 요소로 보아 각각을 가로축과 세로축으로 배열하고 각 사례들을 위치시킨 프레임워크이다. 다섯가지 전략 그룹의 해당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혁신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순환적 환경의 조성 조건과 혁신의 생태계 확산 토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다층위의 인프라와 생태계, 그리고 2차적 마켓 영역의 환경 및 구조는 어떤 것이며,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 지향적 운영 모델은 어떤 방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가?

혁신 생태계를 위한 실험 포트폴리오

가치 집중 경제의 패러다임 : REScoop

금융 자산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의 창출과 순환을 고려한 경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들을 고려하며, 어떻게 이로 인한 혜택을 분배할까? 에너지 자립화와 지역으로의 경제 환원을 위해 시민이 직접 구성한 시민 협동 조합 REScoop의 사례[그림 3]는 직접 투자와 참여를 통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하며, 이를 위한 자금의 조달을 실현하였다. 다차원적 스필오버 경제를 촉진하는 실험의 열린 자세를 기반으로 에너지 시장의 민주화-에너지 민주주의-로의 전환에 기여하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경제는 블록체인, 알고리즘, 친환경 에너지 기술 등 4차 산업 혁명 기반 기술들과 현존하는 경제 체계를 새롭게 활용하고, 다양한 실험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가짐으로써 공공의 가치를 분배하는 경제 시장 형성을 촉진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기반 구축과 다차원적 시장 형성을 위한 해당 이해 관계자들의 수요와 공급을 유도하며, 예방 지향적 솔루션 구축에 기여한다.

[그림 3] 시민이 직접 투자한 시민 협동 조합을 통한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관리 및 자금 조달한 REScoop 사례, (이미지 출처: REScoop)

인간과 자연이 연결된 시스템의 패러다임 : DC Water 환경 영향 채권(Environmental Impact Bond)

자연과 인간의 도시를 하나의 연결된 순환 시스템으로 바라보면, 어떤 새로운 수자원 관리 방식을 상상할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의 수자원청 DC Water는 강우에 도시 표면 아래로 흡수되지 못하고 유출되는 빗물의 흡수를 촉진하는 녹색 인프라의 구축을 위해 환경영향 채권을 발행한다. 이 채권은 녹색 인프라의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투자자의 재정적 위험을 줄이고 보상하여 투자를 촉진하고자 발행하였으며, 규제 메커니즘의 재구축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비즈니스를 만드는 신수요를 건설하고자 한 사례이다. 새로운 채권의 형식을 통해 재정 지불을 환경 결과에 명시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녹색 인프라 발전을 위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의 구축 모델로 평가된다.

이렇게 자연과 도시를 통합적으로 보는 관점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규제와 공급 메커니즘의 구축을 가능케 하고, 투자를 유도하여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수자원 기술의 신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해당 패러다임의 운영 모델은 새로운 수요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통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장기적 예방을 위한 솔루션 모색을 가능케 한다.

수요 중심의 자연 운영 패러다임 : Citizen Spring

공평한 혜택의 분배와 다양한 지역 단체와 사람들의 이해가 결합된 상향식 수요 주도형 전략을 위해서는 어떤 급진적인 참여 구조를 상상할 수 있을까? 뉴욕 시민 주도의 물데이터 수집 프로젝트 Citizen Spring의 사례는, 공립학교 건물의 식수에 독성 수준의 납이 검출되어 물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마실 수 있는 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공공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뉴욕시 거주자들이 물의 납 함유량을 직접 테스트 할 수 있도록 고안된 툴 키트는, 모바일 앱에 공개지도로 업로드되어 모두에게 공유된다. 시민에 의해 모인 데이터는 수자원 운영에 사용자 관점의 수질 개선 반영 유도의 자료가 되며,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시장 행동과 경제를 촉진한다.

수요 중심의 참여 구조는 사용자 관점에서 시민들에 의해 새로운 규제나 규범이 요구되거나, 시민 참여를 촉진하는 리빙랩의 운영을 통해 새로운 기술 인프라를 형성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실현하는 운영 모델은 도시 전반적인 가치를 확산시키는 기초적 기반인 인프라의 구축을 촉진하고, 단기적 처방 지향적 솔루션을 모색하는데에 기여한다 .

분산적 거버넌스의 패러다임 : Gainforest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투명하고 분산된 거버넌스의 형태는 어떠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어떤 주체가 관여하는가? 숲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분산형 녹색 펀드화를 실현하는 Gainforest의 사례[그림 4]는, 산림 벌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의 자연 시스템을 인공지능으로 모니터링하고, 궁극적으로는 산림 관리 방식을 바꾸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기부자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 체결을 통해 지역 산림 커뮤니티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벌채의 위험이 큰 지역을 살펴 예측하고, 재정적 인센티브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농부에게 제공하는 녹색 펀드 거버넌스의 방식을 구축하였다.

분산된 거버넌스의 형태는 결정권을 다원화하여 시민 참여를 촉진하면서도,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공생적으로 번영하는 자치의 구조이다. 다양한 층위의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생태계 지원과 시장 형성을 실현하며, 새로운 수요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통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한다. 또한 다차원적 시장 형성을 위한 해당 이해 관계자들의 수요와 공급으로 이루어지며, 번영 지향적 솔루션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림 4] 숲이 스스로를 자동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과 위성 데이터의 분산형 녹색 펀드화한 Gainforest, (이미지 출처: Gainforest)

예방 중심의 솔루션 기반 패러다임 : Greener Grangetown

미래의 위기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있어 어떤 조건과 방식의 데이터 구축을 통해 잠재적 징후를 측정하고 해석할 것이며, 어떻게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미리 감소시킬 수 있을까 ? 장기적 도시 수자원 문제 예방을 위한 그린 인프라 전략을 세운 영국의 Greener Grangetown은[그림 5], 도시 내 도로 포장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지표면에서 유출되는 빗물의 토양 흡수를 증가시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복원력을 갖는 지속가능한 배수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이다. 이 프로젝트는 배수시스템 뿐만 아니라 도시 내 자연 요소를 늘려 녹지와 수계로의 접근을 개선하고, 자전거 거리를 함께 조성하였다. 이는 단일 솔루션이나 환경의 개별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전체 도시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방법으로, 지역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경제적 사회적 번영을 지원할 것이다.

예방 중심 솔루션은 데이터 구축을 통해 유의미한 경고를 파악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미래 문제 범위를 밝히고, 예방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관리 생태계를 조성하여 장기적인 사회 경제 비용 절감을 실현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실현하는 운영 모델은 도시 전반적인 가치를 확산시키는 기초적 기반인 인프라의 구축에 기여하고, 나아가 통합적 생태계 구축에 영향을 끼치며, 예방 지향적 솔루션의 모색을 돕는다.

[그림 5] 유출수 해결을 통한 커뮤니티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한 영국 웨일즈 지역의 Greener Grangetown 사례(이미지 출처: bluegreen.com)

뉴노멀의 시대, 휴먼-워터 그리드의 미래

수자원 혁신 모델 발전의 선순환적 환경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될 수 있으며, 이 환경이 이 갖춰진 뉴노멀 시대 통합적 생태계의 모습은 어떠할 것인가? 이런 환경에서 맺어질 인간과 자연 자산(수자원)의 관계는 궁극적으로 미래 도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다층위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혁신 생태계의 과정

다양한 영역의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가 반영된 가치 기반의 수요 중심 운영은 이들의 참여를 촉진할 것이며, 이들의 참여는 포용적 인프라의 구축과 분산적인 거버넌스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적 장벽을 깨고 자연 자산에 대한 공동의 사회적 미션 공감의 장치가 필요하다. 문화 캠페인과 사회적 셋팅과 같은 교육 기반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감대를 높일 수 있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문가와 시민 인식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의견 전달의 시민 참여 방식에서 나아가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열린 지식 공유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급진적이고 투명하게 열려있는 지식은 더욱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참여로 공동의 센스 메이킹 기반이 되는 지식 풀을 형성하며 혁신 생태계를 확산시키는 인프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상호 연결된 통합적 수자원 시스템, 휴먼-워터 그리드

인간 도시와 자연의 융합적 시스템은 이 둘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도록 돕고, 도시 내 다양한 형태의 수자원-폐수, 지표수, 빗물 등-이 지구 생태계와 함께 작동하며 지속적 순환을 이루는 그린 인프라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 인프라는 수자원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 다양성을 촉진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등 확장된 혜택을 도시에 제공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학습 능력 개선 등 인간 사회에 다양한 차원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단독의 수자원 요소만을 위한 시스템을 넘어서 전체 생태계의 일부로서의 자연 자산으로 수자원 시스템을 함께 고민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도시와 자연 생태계가 함께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휴먼-워터 그리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국제적 경향은 각각의 자연 자원 관리 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통합적 자연 자산]으로서 물, 토지, 식생 등과 같은 자연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자산 운영의 관점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각 자연 요소들을 독립된 자원으로 보던 시각은 이제 생태계 전체적 자산(Asset)으로서의 가치로 함께 이해하고자 한다.

혁신 생태계의 위에 펼쳐질 새로운 경제의 급진적 상상력

앞선 그린 인프라로 구축된 통합적 휴먼 그리드 시스템과 다양한 층위의 열린 자세를 기반으로 한 시민 행동과 참여는 다원적인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순환하는 이차적 경제 시장 형성의 토대가 될 것이다. 현존하는 경제 체계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면, 분산화된 참여를 촉진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클라우드 소싱과 같은 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산을 위한 규범과 기준 촉구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 규제, 거버넌스, 문화, 사회적 역할들을 포함한 다양한 층위의 실험들이 일어날 수 있는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지면, 스필 오버 가치를 형성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형성된 가치의 선순환은 공동의 위기에 대응하는 장기적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확장된 시민 주도 실험 공간과 가능성

시민 주도 실험의 공간은 시스템 행위자 간 다양한 참여를 통해 확장되며 차세대 휴먼 워터 그리드 경제에 대한 급진적인 상상력을 테스트하고 수정하며 발전시키는 해결책 모색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혁신 생태계를 위한 실험 공간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물리적, 문화적으로 실험, 해석하고 실현함으로써 새로운 전략적 방향성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방법이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지점은, 어떤 해결책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해결책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고려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은 도시 개발 프로그램에서 보았듯 기존 외부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전달되는 도시 인프라의 모델 -예: 도시 숲이 필요한 00 그루의 나무 심기 등-은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생산의 기회를 포함하지 못했다. 대전환의 시대, 코로나19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시행되는 2020년 그린 뉴딜 사업 또한 통합적 자연자산의 에너지 경제화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시민들로부터 폭넓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공감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열린 실험과 해석의 장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과정을 시민과 함께 코크리에이션 또는 코프로덕션(co-creation / co-production) 해볼 수 있을까?

[그림 6] 2018년에 밀라노는 2030년까지 3백만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사진은 밀라노의 2018년에 개장한 Library of Trees. (이미지 출처: Lonely Planet)

앞서 언급한 예와 같이 00 그루의 나무를 도시에 심음으로써 도시 숲을 만드는 다양한 과정을 시민과 함께 코크리에이션/코프로덕션 한다면 첫째, 유지 및 보수의 금액을 줄일수 있으며, 둘째, 과정을 통해 도시 전체가 시민의 목소리를 발언하고 역량을 키워나가는 실험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셋째, 지속적인 책임을 도시 전체 시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 문제의 해결 과정을 어떻게 시민 협업 또는 참여의 형식으로 확장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도시의 위기 대응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것이며, 기술적 솔루션과 사회적 가치 형성 가능성을 ‘도시 인프라 설계 및 전달’ 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리빙랩은 도시 공간에서 기술과 사회를 연결할 중요한 방향키의 역할을 할 것이다.

글. 함주희 Juhee Hahm (juhee@darkmatterlabs.org) & 강은지 Eunji Kang (eunji@darkmatterlabs.org), 다크매터랩스 시스템 전략 디자이너

김민정 (mjkode@gmail.com) / 한양대학교에서 도시 공학을 전공하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Urbanism 석사 과정을 졸업 (Msc. Urbanism, Cum Laude)하였으며, 현지 실무 이후 현재 국내 도시 건축 사무소 [우아 스튜디오 WOOA STUDIO]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시와 건축, 문화, 사회, 환경적 요소들의 재구성, 공유, 강화를 통한 선순환적 도시 시스템과 전략을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크매터랩스 코리아는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스마트시티를 향한 대구시의 주요 어젠다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도시를 흐르는 물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연 자산(Nature-based Solution)으로 조명하고, 수자원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할 새로운 시스템을 상상해봅니다.1편 : 현 도시 정책 내에서의 자연 자산,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 그리고 참여 주체의 확장
▶2편 : 새로운 패러다임 조건, 사례, 실험 포트폴리오 그리고 휴먼-워터 그리드의 미래

Reference

[1]혁신 포트폴리오는 전략적 우선도와 목적을 프로젝트 기반의 혁신 활동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특정 도구이다. 혁신에는 다양하고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데, 이 도구를 통해 위기 요소, 전략의 적합성, 자원의 필요성 그리고 잠재적 보상을 기반으로 필요한 시간을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https://vizologi.com/what-is-innovation-portfolio

[2]https://gov-after-shock.oecd-opsi.org/event/innovation-portfolio-expl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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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저변의 ‘암흑물질’에 주목해 지속 가능한 도시 전략을 디자인합니다. kr.darkmatterlabs.org @DarkMatter_La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