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동물원에서 우리를 빠져나온 퓨마가 사살됐다. 이를 두고 불쌍함을 느껴 인간에게 책임을 묻는 이들이 있고, ‘만약 인간이 다치거나 죽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면서, 그런 큰일이 발생하기 전에 사살을 결정한 것은 합리적이라는…
2010년대에 들어서며 치킨집이 상당히 많은 지분과 의미와 기록들을 한꺼번에 휩쓸어 가져갔지만 조개구이집이 엄청나게 많은 지분을 차지하며 닭튀김의 독주를 암시하던 때가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잉글랜드의 의복 예절을 일일이 따져가며 남성용 수트를 차려입는다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우선 날씨가 아무리 덥더라도 재킷을 벗어 던지고 셔츠 차림으로 있어선 안 된다. 원래 셔츠는 내복이기 때문이고, 재킷과 셔츠 사이에…
사회와 정치 그리고 문화를 포함한 오늘날의 한국에서 기독교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방법은 없다. 여러 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지금은 구속된 전 대통령 이명박이 십수 년 전 서울시의 시장이던 때 한 교회의 행사에 참여해 “서울시를…
농촌에서 일손을 보탤 사람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 등장한 한 농장주의 코멘트는 적어도 내가 사는 세계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터라 꽤…
대학에 다니던 때, 정말 불행하게도 학부 교수와 일부 학생들의 주도로 교정에 세울 공공조각 제작에 참여하게 된 적이 있다. 당시 교수는 스무 명 남짓의 학생들에게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에 관한 각자의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장바구니를 들고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 뚜렷하게 무엇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강렬한 식욕을 느끼지 않아서였을까, 그다지 크지 않은 동네의 슈퍼마켓을 몇 바퀴 돌고 있었다. 마치 궤도라도 있는 것처럼 야채가 있는 코너를…
이제와서 고백하지만 20대 초반, 군 생활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신병이 새로 전입 온다는 소식을 듣고 고약한 장난 하나를 계획해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 금요일에 전입해 들어오는 신병과 동기인 척 연기를 하며 주말을 보내는 거였고…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에 성공한 국가대표 스포츠 선수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들은 메달에 도금된 금속의 재질에 따라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포상금과 함께 매달 일정…
US오픈 테니스 대회가 막을 올린 모양이다. 간밤에 한국인 선수 정현이 첫 경기를 했고,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됐다. 테니스 경기의 중계는 웬만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 힘들다. 일단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미국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