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The Book of Distance

Che Minhyuk
ixi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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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Mar 1, 2021
이미지 출처: https://www.sundance.org/projects/the-book-of-distance

“내가 살아보지 못한 과거의 순간을 체험해보는 경험을 통해 역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속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매개들을 직접 연결해 줄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타인을 이해하는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 ‘올해의 xR경험(2020)’ 설문조사 응답 중에서

‘기억’은 초기 VR 작품에서부터 많이 다뤄진 주제지만, <북 오브 디스턴스(The Book of Distance>(2020)는 새로운 종류의 기억 여행을 제안 한다. 화자는 1930년대 일본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인종차별과 전쟁에서 비롯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조부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는 상상 속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라며 화자는 할아버지가 겪었을 지리적 거리의 감각을 느껴볼 수 있는 인터랙션 장치와 무대 장치들을 통해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인다.

자신의 조부가 겪어냈던 삶의 순간에 이르고자 시간의 거리와 지리적 거리를 상상해보고 재현해보는 친절한 화자를 따라 1930년대 캐나다 이민자의 일상 안으로, 그리고 그들의 여정 속에 몰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 렌달 오키타 감독이 만들어낸 ‘기억의 공간’에서 관객과 화자, 그리고 화자가 그려내는 기억의 무대는 서로 넘나드는 세계이며, 실제 역사 속 사진과 상상 속 공간이 혼합되는 신기한 공간이다. 관객은 그의 사진과 편지, 신문, 가방 속 물건 등을 만지며 기억을 단지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상호작용을 통해 ‘체험’하는 데 까지 나아간다.

조부의 삶을 기억해내고 그 인간적 노고를 지지해주고 싶어하는 화자의 시선은 역사적 관점의 문제와 상관없이 많은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듯 하다.더불어 관객을 기2020년 Sundance, Tribeca, Cannes, BIFAN, Venice 등 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XRMust XR Awards 2020 에서 Best XP of the year, Best Storytelling 등에 선정되었다. 물론 ixi 구독자 설문조사에서도 2020년 올해 최고의 경험으로 선정되었다.

더빙에 참여한 사람들

이 작품을 공식초청한 BIFAN에서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 더빙을 하기로 결정했고, VR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우승곤 번역가가 작가의 섬세한 내레이션을 한국어로 옮기기 위해 애써주었다고 한다. 더빙은 최수현 성우의 목소리로 진행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일본 문화에 대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일본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고, 특히 랜달 오키타 감독이 어설픈 일본어로 편지를 낭독하는 장면에서도 자연스러운 한글 더빙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BIFAN 측은 우리말 버젼을 만들면서 캐나다의 NFB 와 수십 번에 걸쳐 의견을 조율하는 공을 들였고, 한국에서는 작년 11월 인천공항에서 열린 ‘Beyond Reality over Incheon Airport’ 전시에서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지금 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북 오브 디스턴스’는 오큘러스 스토어, 스팀에서 서비스 중이다. 오큘러스 스토어의 경우 오큘러스 퀘스트2에 Oculus Link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Oculus Rift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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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 Minhyuk
ixi media

VR Film Director, Immersive Storyteller, Volumetric Capture Produ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