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콤비네이터는 기본소득 실험을 왜,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Why Y Combinator Began Its Universal Basic Income Experiment & How It Is Being Implemented
새로운상상 2018 / 세션1. 디지털 전환 시대, 경제적 안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 발표3
엘리자베스 로즈 와이콤비네이터 리서치 책임연구자
와이콤비네이터가 새로운 실험에 나선 이유
저는 와이콤비네이터 리서치랩에서 일합니다. 2015년 와이콤비네이터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드랍박스와 같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입니다.
와이컴비네이터의 대표는 이들을 지원하며, 여러가지 기술적 변화를 보았고, 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보면서 우리도 변화를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탐색해야 하며, 행동해야할 때가 되었을 때, 이 실험들을 기반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첫번째로 2016년부터 착수한 것이 기본소득 실험입니다.
일의 속성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임금과 안정성 제공을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인식이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굉장한 부를 창출하는데, 왜 이 기술은 미국의 빈곤을 해결하는데 사용되지 않을까?’라는 윤리적 고민도 이 실험에 출발하는 데 기반이 됐습니다.
미국의 변화: 불평등과 불안정성 증가
앞선 기조발제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요.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큰 폭의 경제 성장이 일어났지만, 상위 1%가 대부분 차지했으며, 가구의 중위 소득은 아주 조금 증가했습니다. 2014년에는 상위 10%가 하위 90%보다 더많은 소득을 가져갔습니다. 세대 간의 부의 이동에도 주목할 만한 동향이 있습니다. 1940년대 이후 부모보다 더 많은 소득을 버는 자식세대는 거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합니다. 2000년대 금융위기 기간 동안 일자리 수가 감소하였고, 이후 고용이 늘었지만, 창출된 일자리를 보면 대부분이 임시 고용 형태입니다. 계약직 또는 긱이코노미(Gig-economy)로 불리는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취하는 것입니다. 임금과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입니다.
전반적 불안정성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55%의 미국인들이 전월대비 30%이상의 소득이 갑자기 변화하는 불안정성을 겪습니다. 미래를 대비하고 계획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고 연령이 낮을 수록 이 소득의 변화가 심합니다.
미국에는 여러가지 사회보장 제도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장을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 제도를 그대로 두고서는 미국인의 절반이 빈곤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험에 노출된 대부분은 어린 아이들입니다.
우리의 미래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까요? 정부와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브레인 스토밍 차원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정책 변화와 기술혁신의 속도에 따라 4가지 잠재적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대대적인 파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산업혁명을 통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기술변화의 속도에 따라 이 부를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기술 변화 속도 느리고, 정부가 강력하게 규제: 일자리 질이 높아 안정적 소득 보장
- 기술 변화 속도 느리고, 정부가 약하게 규제: 불평등 현상 심화. 생산성의 증대가 기대했던 만큼 일어지지 않고 부의 편중이 심화
- 기술진보 빠르고, 정부가 약하게 규제: 기술 발전의 혜택은 일부에게만 편중. 대다수가 부와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고, 수요가 줄어들어 경제에 악영향
- 기술진보 빠르고, 정부와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규제: 새로운 유토피아 도래. 대체된 사람에게 재훈련의 기회 제공, 안전망 구성, 모든 사람이 번영하도록 부를 분배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집니다. 정부가 어떻게 개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능한 대안 중 하나는 기본소득입니다. 보편적이고, 무조건적이고,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은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게 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하게 하며 지역사회에 참여하게 합니다. 또한 사회안정망의 복잡성을 줄입니다. 기본소득 하나만을 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 실험 진행 계획
우리는 기본소득이 최선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연구할 가치가 있는 가장 유력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경제와 사회 연구의 간극을 줄이는 것입니다. 개인과 그 가족들이 현금 지급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의 측면보다 더 포괄적으로 이해해보려 합니다.
1만 명의 집단에서 선정된 3000명이 한달에 1000달러를, 3년간 지급받을 예정이며, 이 중 일부는 5년 간 지급받게 됩니다.
이 샘플은 무작위로 선정된 2개의 주에 거주하는 22~40세 사이의, 임금이 중위 소득에 미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결과에 대한 몇가지 가설들은 있습니다. 측정이 가능한 변수로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증진된다거나, 일을 더하거나 덜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충분한 수의 샘플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고자 설문조사, 정부 데이터, 재무거래 정보 등 확보가 가능한 정량 정보를 활용할 것입니다. 정량적인 동시에 정성적 연구도 해야합니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된 경로도 보아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단순한 정책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제약과 도전과제를 모두 탐색하면서,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심층적 인터뷰 진행할 것이며, 개방형 질문을 통해 그들의 결정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할 것입니다.
이미 타당성 조사를 1년정도 진행했고, 운영과 관련된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완성된 실험을 진행할 것입니다.
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들
우리가 이 연구를 통해서 얻고자하는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웰빙: 행복도, 물질적 안정, 신체적 건강함을 느끼는지
- 건강: 신체적/정신적 건강 변화, 음식 소비 패턴, 스트레스 등
- 경제적 건전성: 경제적 안정성, 긴급한 지출에 대한 대비
- 시간 활용: 교육 참여, 자녀/부모 돌봄 시간 변화
- 직업: 기업가 정신 함양, 적성/능력에 맞는 직업 선택 여부
- 위험 관리 의사결정: 리스크 감내 수준, 의사결정 변화 및 심리 변화 (월세 걱정이 줄어든면 의사결정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 아동: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음식, 보육, 스포츠 지출, 교육 도움 변화
- 사회: 정치/시민사회/사회활동의 증가, 지역사회 참여
이 예측에 타당성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CASE 1: 브리안(BRIANNA)
브리안은 오클랜드에서 계절별로 다른 파트타임 일자리를 갖고, 친척들과 함께 임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자 도시 인근으로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아파트를 얻고,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을 더 많은 시간 돌볼 수 있었고, 조카들과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시적이지만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CASE 2: 아이린(IRENE)
아이린은 여러 개의 파트타임 일자리에서 일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기본소득을 받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를 더 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 정부를 위한 봉사활동도 하게 되었고, 보다 안전한 동네로 이사를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개의 사례에서처럼, 어떤 사람은 이 정책으로 정말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몇년 후 이 실험의 결과가 나왔을 때 다시 여러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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