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으로 본 크립토의 토큰 이코노믹스 제언

Author: 하서빈(Seobina)

Reviewed By 디사이퍼미디어팀

Seoul Nat’l Univ. Blockchain Academy Decipher(@decipher-media)

본 시리즈는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에서 “금융 자산으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팀이 지속 가능한 토큰 이코노믹스 설계를 위해 금융 자산을 토대로 한 Value Accural 구조를 제언하기 위한 글입니다. 본 글은 채권의 구조로 바라본 토큰 이코노믹스 Value Accural 방식 제언입니다

금융 자산을 기반으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서론

채권으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제언

가버넌스(PEF)모델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제언

주식으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제언

원자재로 본 토큰 이코노믹스 제언

적용 및 결론

우리는 기존의 전통 금융 시스템, 즉 여러 자산군 중에서 크립토 프로젝트와 공통점이 있는지 톺아보고, 크립토 프로젝트가 기존 자산군과 비슷하거나 만약 없다면 새로운 유형의 모델을 제언해 낼 수 있는지 조사해 보기로 하였다. 우선 채권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1.채권이란

채권은 발행자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발행하는데, 매 일정한 이자 즉,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약속한 금액인 액면금액을 상환할 것을 약속하는 증권의 한 종류이다. 참고로 증권은 채권과 주식을 통틀어서 일컫는다.

채권을 발행하는 시장은 말 그대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을 말한다. 즉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 채권 유통시장은 발행시장에서 공급된 채권이 다시 투자자 사이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시장으로 가격, 발행 규모 등 발행 시장을 보조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채권의 특징을 살펴보면 형태와 성격에 따라 1) 수익성 2) 안정성 3) 유동성을 지니는데, 이는 증권의 한 종류인 주식과도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다른 점이란 채권 소유자는 통상 주식 소유자와 다르게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형태에 따라 예외인 경우도 있는데, 아래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2. 채권의 형태

채권은 형태에 따라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일반 채권 2) 주식관련 채권 3) 기타합성채권 4) 연계채권

1.일반채권

일반 채권은 성격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 발행 주체

국채,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 정크본드가 대표적이며 이름 그대로 발행 주체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데 각 성격에 따라 안정성(신뢰 기반) 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두 번째, 이자 지급의 방식

채권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약속된 일정 이자와 기간, 액면금액을 상환받는데 다양한 방법의 지급 방식이 있다. 복리채와 단리채, 할인채는 모두 만기 때만 채무를 상환하는 채권이고 이표채는 만기 전까지 일정 기간 단위에 이자를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 기타 분류

기타 분류는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환기간 여부에 따라 단기채, 중기채, 장기채로 나뉘고 보증 여부에 따라 보증채, 무보증채로 나뉜다. 담보 제공 여부에 따라 담보채, 무담보채로, 지급순위에 따라 선순위채, 후순위채로 나뉘며 이자 지급 고정 여부에 따라 고정금리채, 변동금리채로 나뉘게 된다.

2.주식관련 채권

채권 소유자는 통상적으로 주식 소유자와 다르게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게 특징이지만, 형태에 따라 예외인 경우가 있다. 바로 주식 관련 채권이다.

흔히 메자닌 채권(Mezzanine bond), 하이브리드 채권(Hybrid bond)이라고도 불리며 대출과 투자의 중간단계 즉, 선순위 채권과 후순위채권의 가운데에 존재한다. 기대수익률과 위험은 선순위 채권보다는 높고, 순수자본보다는 낮은 중간 지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메자닌의 특징은 은행 등 대출기관이 담보로 확보한 증권 등에 대하여 출자 전환권을 행사해 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일반적이다.

채권 소유자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 채권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 타 상장사 주식 취득이 가능한 교환사채(EB:exchange bond)가 있다.

3.기타합성채권

첫 번째, 이익참가부사채(PB:Participating Bond)는 기업의 이익에 참가하여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이다. 채권 소유자는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때 일정 비율의 이익을 받게 되는데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지분을 가지지는 않지만, 기업의 이익과 관련된 배당구조가 해당된다.

두 번째, 옵션부사채는 채권 소유자가 주식을 매입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옵션의 형태인데, 콜옵션부사채(callable bond)와 풋옵션부사채(puttable bond)를 이용해 시장 조건에 따라 유리한 시점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Source: https://www.hani.co.kr/arti/PRINT/304853.html

4.연계채권

연계채권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신용연계채권(CLN:Credit-Linked Notes)는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을 채권 형태로 전가한 채권이다. 즉 일반채권에 CDS라는 신용부도스왑 파생상품이 내장된 형태이다. CDS는 손실을 보상해 주는 신용파생상품을 보험료로 주고 사는 것인데, 일례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을 산 사람도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대신 상환받기 위해 보험을 드는데, 이 보험상품이 CDS인 것이다. CDS에서 한 단계 진화한 상품으로 신용연계채권(CLN)이 있다. 보험 제공자가 계약과 동시에 위험에 대한 담보로 일반 채권을 사들인다. 이는 채권 이자와 위험인수 대가인 보험료를 함께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높다. 예외로 리먼브라더스 파산사태로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두 번째,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이다. 주식 시장의 주가 움직임과 연계되는데, 95% 채권 매수와 5% 옵션 매수로 이루어진다.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이 변동하기에 전통 금융상품 중에서는 위험성이 높다. ELS로 증권사 간의 소송도 자주 일어났는데, 발행사와 헷징 운용을 하는 투자사간의 시세조종, 종가 조작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세 번째, 사회성과 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은 비용이 많이 들고 다루기 힘든 문제를 정부, 민간기업,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해 해결하는 성과 기반 보상 프로그램이다. 사회변화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뜻에서 ‘사회혁신채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과에 비례하여 수익률이 달라지는 조건부 성공지불 채권의 성격을 갖고 있다.

3.채권의 Value Accrual + Crypto

채권은 미래 현금 흐름이 정해져 있기에 ‘물품’처럼 정해진 가격에서 할인되어 거래가 된다.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발행자의 신용, 시중 금리이다. (TIPS와 같은 변동채, 시중 금리는 기초 자산을 바라보는 우리의 논의와 다르기 때문에 배제하겠다.)

결국 채권은 “미래에 약속한 현금 흐름을 지급할 확률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 AAA, AA 등 해당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확률을 신용 등급으로 매기고, 이에 따라 채권의 가치가 결정된다. 신용 등급을 매기는 것처럼 발행자의 신용 리스크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신용평가사가 계량화를 진행하기에 변수 계량화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Crypto와 채권은 어떻게 닮아 있을까?

  1. 이자 지급

PoS, Staking 모델을 차용하는 일부 크립토는 채권과 비슷한 형식을 가진다. 스테이킹을 통해 토큰을 이자형태로 받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업’으로 볼 경우 네트워크 사용료 (Tx Fee)는 이더리움의 매출이 된다. 그리고 이더리움에 스테이킹한 사람은 검증(사업)에 참여해 이자를 받는 셈이다. 이는 채권이 ‘모종의 사업’을 통해 수익창출을 한다는 점이 흡사하다.

실제로 채권 또한 사업을 통해 이자를 지급하며 채권자에게 수익을 창출하는데, 이는 실제로는 이윤을 거의 창출하지 않으면서도 단지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그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행되는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인 폰지 구조와 다르다.

Crypto와 채권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1. 현금 흐름 예측 불가능성
  • PoS, Staking의 이자 지급 재원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 메인넷과 같이 비교적 이자 지급 재원이 분명 하더라도, 실사용량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자율이 달라진다. 특히 아직까지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 Dapp, NFT 는 객관적으로 측정 불가하기에 실사용량의 변동성이 크다
  • 따라서 고정적인 이자 지급이 어렵다
  • 또한 대부분 이자는 자체 코인으로 지급한다. $ETH, $SOL, $SAND 처럼, Fiat이 아닌 변동성이 큰 코인의 형태로 지급하기 때문에 채권과 같이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 형태가 아니다

2. 리스크 예측 불가능성

  • 단순히 이자율이 변동적인 것을 넘어, 해당 프로젝트가 가진 리스크를 계량화 하기 어렵다. 사업 리스크, 해킹 리스크, 외생 변수 리스크 등 계량화 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산재해 있다
  • 또한 데이터의 시계열이 짧아 데이터의 신뢰도가 낮다.
  • 따라서 채권처럼 신용 평가사의 리스크 계량화가 힘들다

3. 규제 불확실성

  •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고, 리스크가 계량화 가능한 메인넷, Dapp이라고 할지라도 규제 리스크가 있다
  • 코인이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는 한 “이자 지급”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채권과 같은 구조를 만들 수가 없다

하지만 Crypto는 채권 대비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가진다

  1. 자본 차익
  • 지급하는 이자가 코인/토큰이기 때문에 자본 차익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다
  • 만약 해당 코인/토큰이 서비스가 잘될 때의 Value Accrual 모델이 짜여 있다면 추가적인 자본 차익을 얻기가 채권보다 용이하다

2. 원자재적 성격 (메인넷 한정)

  • 채권은 발행자가 망할 경우 이자 지급이 불가능하다
  • 하지만 메인넷 코인은 체인 자체가 멈추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이자를 지급한다

실제 사용에 따라 수익률이 증가하고, 실패와 상관 없이 사용량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은 원자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3. 높은 금융 효율성

  • 일부 코인의 경우 이자를 즉시 재투자해 복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도 이것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채권은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 채권으로 Rebase가 안되지만, 코인은 유동성만 충분하다면 Fungible한 특성 덕분에 해당 자산에 리스테이킹해서 이자를 더 많이 수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Crypto에 어떻게 채권 요소를 대입할 수 있을까?

  1. 규제 리스크 해소
  • 시간이 지나면서 규제는 점차 명확해지고 있으므로 토큰 이코노믹스 파트에서 다루지 않는다

2. 리스크 계량화

  • 더 긴 시간 스트레스 테스트를 견디고, 데이터의 신뢰를 쌓는다
  • 내/외부적인 리스크를 평가하고, 이를 시장에 알려 충분한 컨센서스를 쌓는다
  • 특히 지속 가능한 Dapp이 등장해 Tx Volume 편차가 줄어든다면, 리스크 계량화가 가능할 것이다.

한편 리스크가 계량화 될 시, 현금 흐름 역시 예측 가능해지기 때문에 Crypto는 채권과 비슷한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 그리고 “긴 시계열 동안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 경우 예측 가능한 이자를 지급하면서, 서비스가 잘 될 경우 추가적인 차익을 얻는 새로운 자산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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