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a Korean translation of “2016 Will Be the Year of Conversational Commerce” by Chris Messina, with my footnotes for the Korean readers.
역주: 이 글은 얼마전 미디엄에서 3천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던 기사입니다. 원저자인 크리스 메시나 님의 동의를 받아 한국어로 번역하였고, 한국어 독자를 위한 제 각주는 이와 같이 회색 박스에 표시하였습니다.
제가 대화형 커머스 (Conversational Commerce) 라는 글을 쓴 것이 딱 1년 전이네요. 중요한 소비자 트렌드가 될 것이라 예감하여 이름을 붙였고, 이후 #ConvComm 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기 시작했죠. 아니나 다를까, 2016년에는 이 대화형 커머스가 대세가 될 것 같습니다.
역주: 원저자인 크리스 메시나 님은 트위터 해시태그(#)를 처음 고안하고 퍼뜨린 사람이기도 합니다. 즉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IT 업계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로운 유행이나 중요 화두를 만드는 데도 능숙한 분이죠.
이 트렌드를 확실하게 보여준 2015년의 예라면, 바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우버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또한 메세징 앱의 사용자 수(MAU)가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 수를 넘어섰다는 비지니스 인사이더의 보도가 있었죠.
게다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왓츠앱이 $1 연회비를 없애고 완전 무료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나온게 바로 어제(1/19)로군요. 놀랍긴 하지만 수긍이 가는 결정입니다. 왓츠앱 측은 앞으로 대화형 커머스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올해부터 왓츠앱을 통해 여러분이 관심을 가진 기업이나 공익단체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잘못된 송금 건에 대해서 은행측과 얘기 한다든가, 비행기편이 지연될 경우 항공사와 얘기 한다든가 말이죠. 이미 여러분들께서 문자 메세지나 전화로 받고 있는 것들을 (광고나 스팸 문제 없이) 왓츠앱으로 편하게 받을 수 있을지 테스트 해 볼 것입니다.
왓츠앱은 9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도 IT쪽 매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발표에는 매체들이 확연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공교롭게도 어제 샘 레신 sam lessin 님마저 봇 시장의 승자와 패자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렇게 말했죠. 대화형 커머스는 “앞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나올 서비스와 앱들의 성격을 바꿔놓을 근본적인 전환”을 보여주는 개념이라고.
이런 추이를 보아 저도 이제 자신있게 선언하는 바입니다:
2016년은 대화형 커머스의 해가 될 것입니다.
대화형 커머스의 개념에 부합하는 앱과 스타트업을 한 목록에 모아서 훑어보았고, 언론쪽 분들과 얘기를 해 보고, 마케터나 브랜딩 에이전시, 플랫폼 제공자, 벤처캐피탈리스트 분들도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으시다는 걸 알았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서 생각해 볼 몇가지를 아래 적어보았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대화형 커머스는 주로 챗, 메세징, 보이스 등의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양방향 bidirectional + 비동기 asynchronous 식으로 구현되었던 이전 환경에서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사용자를 포함한 사람들, 브랜드, 서비스, 봇 등과 소통하는 것을 말한다는 점을 밝힙니다.
즉, 올해가 가기 전에 저나 여러분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텔레그램, 슬랙 등을 통해서 브랜드나 기업과 대화하고 있을 거라는 거고, 그게 정상으로 보일 거란 거죠.
이미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만 그다지 숫자가 많지 않아서 프로덕트 헌트 콜렉션 하나에 모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즉 아직은 이런 앱들끼리 모은 앱 스토어가 따로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나중에라면 어떨까?)
추가로, 그 대화 상대가 ‘사람’인가 ‘봇’인가, 그 중간쯤 되나, 조합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두 단어를 제가 섞어서 쓰는 것은 다분히 의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봇들이 점점 사람들의 감정을 보여주고 구분이 어려워질 것이고, 대화 형식과 패러다임이 얼추 비슷해 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발견과 유통
대화형 커머스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어떻게 새로운 서비스를 접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Discovery and distribution)
스냅챗 디스커버나 슬랙 앱 디렉토리처럼 메세징 앱의 강자들이 따로따로 앱 스토어를 만들어서 연동된 서비스를 보여줘야 할까요? 대화형 서비스들은 인기있는 메세징 플랫폼에 의존해야만 할까요?
아니면,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우버를 부를 수 있는 것 처럼 확장 인터페이스를 별개로 구현하거나 데이터 감지기능 data detectors 을 써서 대화 중에 발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런 봇들이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호출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서 봇 이름을 부르면 등장한다든가, 다른 대화창으로 봇을 초대한다든가? 이 방법이 자연스럽긴 하겠으나 어떤 어떤 봇이 있고 어떻게 호출하면 되는지 미리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유명한 봇이 아니면 어렵죠.
역주: 예를 들어 Slack 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움짤 서비스 giphy의 경우, giphy의 존재 자체를 알아야 하고, /giphy [키워드] 를 타이핑하는 형식으로 호출해야 한다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발견과 유통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메세징 앱들에게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작년에 메신저 플랫폼을 런칭했고 그 이후로 잠잠했던 걸 보아 이번 F8 컨퍼런스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가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화형 커맨드라인, 누가 잡을 것인가
그런데 만약, 사용자들이 점점 프로그래머처럼 사고하고 타이핑하도록 훈련이 된다면 위에 얘기한 발견과 유통 문제가 좀 해결됩니다.
즉 완결된 문장으로 대화하는게 귀찮아질 수록, 또 사용자들이 점점 기술적인 성향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 커맨드라인처럼 대화하는 것의 효율성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사라 구오 Sarah Guo 님처럼 MS Office의 수다쟁이 클리피 Clippy의 부활을 믿는 분이건, 파티라인 Partyline 처럼 “미래의 인터페이스는 텍스트다" 라고 생각하는 분이건 간에 결론은 같다는 겁니다.
미래의 인터페이스는 이렇게 생긴 게 아니라:
이렇게 생겼다는 것:
그리고 슬랙이 ‘/ 명령어’ 형식을 통일하기로 한 것이나, 믹스맥스가 이메일에 ‘/ 명령어’ 형식을 도입하려 하고, 피치 앱의 매직워드 기능이 단순한 명령어를 통해서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려고 하는데서도 볼 수 있듯이, 사용자들이 점점 채팅창에 커맨드라인 형식의 명령어를 입력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역주: 저희 Lab80 팀에서도 데이타 개발자인 준희님이 만든 슬랙 커맨드를 사용하여,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던 마리아님(커뮤니티 매니저)이 직접 펀드나 주식 데이터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팀 블로그에서 Slacking Jenkins의 개발일지와 마리아님의 사용 후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lab80.co/SlackingJenkins-kr/
극강의 개인화로 대화 맥락을 유지
애플이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지만, 이제 아이클라우드 iCloud 덕에 기기간 연동이 가능할 때 삶이 편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때 비동기화된 정보를 상대방에게서 받아내는 아이메세지 iMessage 에 비하면, 언제나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있고 언제나 최신 정보와 상태를 보여주는 슬랙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는 훨씬 새로운, 차세대의 무언가처럼 느껴집니다. 데스크탑과 모바일 앱을 넘나들면서 맥락을 놓치지 않고 연속적인 경험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 대화채널들이 알아서 재정렬되고, 데스크탑에서 날 도와주던 봇들이 전화기를 드는 순간 그대로 있습니다. 설치할 것도 설정할 것도 없고, 흐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즉 대화형 앱들은 개발자의 생각에 따라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형태에 맞게 배열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덕에 느낄 수 있는 존재의 가벼움이 있습니다.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심오한 차이입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최근 우버에 다니게 되면서 새로 노트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IT 쪽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이럴 때마다 제가 편안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햐서 수십개의 앱을 깔고 설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메신저는 달랐어요. 띄우자마자 제가 평소에 설정해놓은 그대로 뜨고, 곧장 사용할 수 있었던 거죠.
이런 수월함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자체를 바꿉니다. 정량화 하기는 어렵지만, 사용자가 장기적으로 어떤 플랫폼에 자기 시간을 투자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정할 때 저는 이런 요소가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믿어요.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극강의 개인화를 가능케 하고, 그로 인해 일관성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 메신저나 트위터 DM, 아이메세지, 오케이큐피드 메세지, 스냅챗 화면을 본다고 해봅시다. 사람마다 메세지들의 순서도 내용도 빈도도 다 다르기 때문에 남의 메세징 앱 화면을 보는 것은 상당히 어색할 뿐더러 나에게 별로 의미가 없게 느껴질 겁니다. 반대로 게임의 경우, 모든 사용자들이 통일된 온보딩 경험을 하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메세징과 게임의 경우를 비교해 본다면, 대화형 패러다임이 극한의 개인화를 기반으로 이루어 지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대화형 앱과 알림의 언어
이전에는 앱을 ‘구매 buy’ ‘다운로드 download’ ‘설치 install’ ‘삭제 trash’ 했습니다만, 기존의 앱에서 쓰였던 동사들은 대화형 앱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대화형 패러다임에서는 더 사회적이고 덜 기술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추가 add’ ‘초대 invite’ ‘연락 contact’ ‘조용히하기 mute’ ‘차단 block’ ‘메세지 message’ 등 사람들이 쓰는 동사들을 쓰는 거죠.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전의 데스크탑 앱보다 더 빠르게 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에게 앱을 “다운로드 후 설치" 하라고 설명할 필요 없이 봇을 “초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용건이 해결 되는 것이죠. (장래에는 사람과 하듯이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 사용해 보는데 장벽이 없고, 설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위험도 없습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서 이것 저것 정보를 전달받듯이 봇으로부터 알림(notifications)을 받는 것도 자연스러워집니다. 뉴스 앱이 읽으라고 들이미는 기사는 짜증이 날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주제에 관해 개인화된 뉴스를 물어다 주는 사교성 있는 봇은 고맙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제, 위치기반, 사용자 정보
지금껏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부분을 말씀드렸지만, 또 고려할 부분이 있습니다. 대화형 커머스의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면 전에 없던 새로운 기회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우버를 연동할 수 있었던 것은 메세징 앱 내에서 결제가 충분히 가능해 졌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직접 송금이 가능해졌으니, 이제 봇에게도 돈을 주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역주: 아쉽게도 2016년 2월 현재 미국 거주자이자 미국 은행에서 발급한 직불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페이스북 메신저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페이스북 고객 센터의 <메신저에서 입금 또는 송금 서비스 가능 여부>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추가로, 대화형 앱은 사용자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정보가 훨씬 많습니다. 평소의 위치라든가, 건강정보,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 소셜 데이타 등을 알 수 있으니 허위 결제 등을 빨리 감지할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앞으로 많은 앱들이 구매와 쇼핑을 구글같은 검색어 모델에서 대화형 패러다임으로 옮겨오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이를테면 오퍼레이터 같은 서비스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개발자 분들은 이 데이터를 사용해서 흥미롭고 개인화된 봇과 가상 에이전트 (매니저랄까요)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각 대화가 모두 기록되다 보니 더 오래 대화를 나눌 수 있을수록 더 좋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되고,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파악하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앞으로는 서비스들이 나를 점점 더 알아가고 파악할 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화형 하드웨어
역주: 이 부분의 원문 소제목은 "Ambient computing and hardware trojan horses" 입니다. Ambient 는 ‘주변의, 둘러싼, 은은한’ 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Ambient Computing 은 저도 MIT Media Lab에서 친숙해진 개념인데 적절한 한국어 용어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작년 글에도 언급했지만 여러 대기업에서 나온 대화형 하드웨어 제품이 그다지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은요. 수치에 기반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의 에코나 구글의 온헙은 시기상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에코 사업은 마침 축소된다고 하는군요)
역주: 여러 매체에서는 아마존 에코 등의 대화형 하드웨어 제품을 브라우저를 벗어나 IoT와 가정 내 컴퓨팅 분야로 침투하기 위한 트로이 목마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구글 검색을 하면 여러 기사가 나옵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대화형 전자기기”는 이전 Xbox 360 같은 게임기에 비하면 대중적인 소구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가정용 인공지능 기기들은 앞으로 오히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층이나, 스마트폰의 앱 기능은 쓰지 않고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사람들을 노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더욱 빨라지는 개발주기, 가중된 서비스 경쟁, 고객 만족
샘 레신 님에 따르면 대화형 봇을 개발하는 것은 여러 플랫폼에서 동작해야 하는 앱을 만드는 것 보다 더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기존의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것은 느립니다. 같은 소프트웨어가 기기마다 다른 버전으로 깔려있는 일도 다반사이고, 출시하고 나면 버그나 에러가 있어도 당장 리콜이 되지 않습니다. 전에도 지적했듯이 스타트업들은 경쟁하기 어려워 지고 있었죠. 하지만 봇 패러다임 덕에 개발자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생겼습니다.
빠르고 저렴한 개발과정 덕에 자금을 유치하고 창업을 할 필요까지도 없게 됩니다. 대신 남이 만들어 놓은 봇 템플릿을 가져다가 바꿔서 출시하면 됩니다. 주말에 심심할때요. 만들어 놓은 봇을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가 보고, 실제로 사용량이 되거든 그때 가서 사업으로서 어떻게 풀어나갈 지 고민해보면 됩니다.
이제 서비스를 만들려면 사용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안 좋아하는지 아주 민감하고 세심해 져야 합니다. 대화를 인간적으로 만들고, 위치나 지역에 따라서 문맥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의미있고 유용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대화형 서비스를 발견 유통하게 해주는 플랫폼들은 빠르고 똑똑하며 재빠르게 대처하는 개발자들을 선호할 것이고, 기존의 앱 스토어와는 달리 입소문을 통한 기하급수적인 성장(viral growth)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잘 조직된 개발팀에서는 고객의 필요에 상응하는 만큼 서비스를 키워 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속도에 맞춰 움직이며, 앱 스토어의 불투명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새 버전이 출시되는 순간 모든 사용자들이 업데이트나 설치 절차 없이 곧장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클래쉬 오브 클랜 붐 비치가 했듯이 마케팅에 큰 돈을 쓰거나 앱 스토어 등수에 목을 매는 대신, 지인 리퍼럴이나 입소문을 내는데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플랫폼, SDK, 기존 & 신규 서비스들
이제부터는 명백한 승자도 정해져 있지 않고 고객과 개발자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전략 또한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입니다.
슬랙의 API가 상당히 인기가 있고,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이나 왓츠앱 등이 거대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지만 아시아로 눈을 돌려 보면 위챗이나 라인에 못미칩니다. 텔레그램의 봇 API 도 무시하면 안되겠구요. 구글도 채팅 봇 플랫폼을 내놓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행아웃을 넘어서는 걸지도?)
다른 플랫폼 제공자들은 개발자들에게 접근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쪽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인터콤과 스무치의 경우 기존 웹사이트나 앱 운영자가 앱 내에서 사용자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트윌리오와 레이어의 경우 좀 더 기술적인 기반을 제공해서 서비스 개발자들이 특화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아직 승자가 누구인지 알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차별화할지, 제 삼자인 개발자들에게 어떤 부분을 개방하고 기회를 제공할 것인지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대화형 패러다임으로 가나요?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기존의 서비스 중에서도 독립적인 앱 형태로 존재하는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고, 잘 알려지지 못하거나 충분히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마찰을 줄임으로써, 대화형 커머스 덕에 가벼운 실험을 많이 해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서비스 개발자는 매번 사용자에게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가르치는 대신, 이미 사용자들이 친숙한 대화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건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희소식이고, 사용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이 지나 2017년이 되면 그 새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루었을지 궁금합니다.
추신
이번 SXSW 2016 에서 Get the Message! The Rise of Conversational UI 라는 제목의 패널 토론을 진행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참석해 주세요! Jonathan Libov, Jeff Xiong, Julia Hu 님과 함께 합니다.
이 글은 Masahiro Sato 님에 의해서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되었으며, New York Observer 와 Inside 등의 매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원저자에게 질문이 있거나 코멘트를 하고 싶으신 분은 원문에 가서 답글을 달거나, 트위터에서 #ConvComm 해시태그를 달고 글을 써주시면 됩니다.
역자의 부탁 말씀: 이 한국어 번역을 퍼가실 경우 이 주소로 링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어판의 짧은 주소는 http://j.mp/convcomm-2016-kr 이고, 원문의 짧은 주소는 http://j.mp/convcomm-2016 입니다. 역자의 이름은 정기원입니다.
이 글을 다른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