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 8월 수익률과 5가지 거래 원칙

왕형준
Arbitrage Report
Published in
10 min readSep 5, 2021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를 통한 8월 수익률을 공개하겠다. 이전부터 몇 차례 말했듯, 외환 거래법 위반과 관련없는 합법적인 절차로 매매를 하고 있으며 이에 관해선 ‘김치 프리미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4가지 방법' 포스팅에서 소개했다.

업비트 6, 7, 8월 원화 입출금 내역
업비트 6, 7, 8월 원화 입출금 내역

원화 입출금 내역부터 공개한다. 내역에서 보이듯, 8월에는 업비트에 원화를 전혀 입금하지 않았다. 9월 3일에는 시드 머니 조정을 위해 150만원 가량을 출금했지만, 8월 수익률과는 무관한 거래내역이다.

입금 내역(8.3~8.10)
입금 내역(8.3~8.10)

디지털 자산 입출금 내역을 보면, 8월 3일에 바이낸스에 있던 돈이 업비트로 들어와서 3308만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입금 내역(8.24~8.31)
입금 내역(8.24~8.31)

그리고 8월의 마지막 입금 내역은 31일 오전 9시 15분인데, 이때 들어온 돈은 3708만원이다. 즉, 8월에 원화 입금이 전혀 없었고 오직 바이낸스와 업비트 거래소간 김치 프리미엄 거래를 통해서 약 400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단순 수익률로 보면, 약 12%의 수익이다.

하지만, 실질 수익률은 그보다는 조금 더 낮은 10.5%이다. 7월에 김치 프리미엄이 매우 높을 때 바이낸스에 보내서, 8월에 시작할 때부터 손실이 있었고 이까지 포함하면 10.5%가 8월의 정확한 수익률이다.

6, 7월 수익률

나는 6월 14일부터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를 시작했다. 6월에는 중도에 시작하여 수익률을 매기긴 애매하지만, 총 3.5%의 수익을 얻었다. 2주간의 수익률이기에 한 달 수익률을 굳이 계산해야 한다면 2배를 곱한 7%가 될 것이다.

7월에는 그보다 수익률이 매우 저조했다. 당시에는 나도 경험을 쌓던 터라 상당히 공격적으로 거래했다. 고백하자면 중독된 사람처럼 거래했다. 7월의 최종 수익률은 1.4%이다.

변화의 계기

6, 7월에 비해 8월의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는데, 나는 이것이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8월에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김치 프리미엄의 변동성도 커졌고, 높아진 변동성이 나의 수익률에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8월부터 세운 나의 5가지 거래 원칙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다.

9월에 어떤 수익률이 나올지 모르겠다만, 만약 8월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면 지금부터 내가 말할 거래 원칙의 실효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계기는 워렌 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이 쓴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다. 참고로, 트레이딩과 관련된 책은 전혀 아니며 가치투자를 알기 쉽게 소개한 책이다.

가치투자 책이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을 것이다. 나도 암호화폐 재정거래 때문에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며, 주식 투자를 배워보기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내 거래에도 적용할 내용이 많았다. 이제, 내가 세운 원칙을 공유하겠다.

5가지 거래 원칙

1. 충분히 저렴할 때, 거래하라.

21.6.25~7.22 김치 프리미엄 차트
21.6.25~7.22 김치 프리미엄 차트

‘충분히 저렴할 때'의 의미는 김치 프리미엄이 충분히 낮을 때 바이낸스로 돈을 보내라는 의미이다. 나의 표현을 빌리자면, 출장비 최대한 낮추라는 뜻이다. 출장비가 저렴하다면, 우선 마음이 편안하다. 큰 수익은 얻지 못할 수 있어도, 적어도 손해보진 않겠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위 그래프의 빨간색 동그라미는 내가 7월 20일 경에 바이낸스로 돈을 보냈을 때 김치 프리미엄이다.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이후에 김치 프리미엄은 계속 하락하였으며, 고점에 물렸다.

약 2주간 기다렸던 나는 결국, 8월 3일에 업비트로 돈을 다시 들이며 2% 정도 손실을 봤다.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에서 2%는 굉장히 큰 타격이다. 충분히 저렴할 때 거래하지 않는다면, 쉽게 돈을 잃을 것이다.

책 ‘현명한 투자자’에도 주식이 내재가치보다 최대한 저렴할 때, 매수하라고 권한다. 또한, 비싸게 주식을 구매할수록 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언제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선 아래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했으니, 이를 읽어보길 권한다.

2. 계산하고, 거래하라.

내가 작성하고 있는 거래내역 일부 캡쳐
내가 작성하고 있는 거래내역 일부 캡쳐

위의 캡쳐 내역은 내가 실제로 거래하며 항상 작성하고 있는 엑셀표이다.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듯, 업비트와 바이낸스 거래 수수료(왕복 0.3%), 환율을 항상 고려하며 몇 퍼센트의 수익을 얻었는지 모든 것을 기록한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환율은 김치 프리미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실질적인 김치 프리미엄은 낮아지고 있는데, 환율이 상당폭으로 하락하여 표면적인 김치 프리미엄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늘상 생기는 일이다.

내가 얼마에 거래했는지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않는다면, 목표 수익률조차 세울 수 없으며 원인모를 손실마저 발생한다. 급한 마음으로 거래하지 말고, 차분하게 앉아 게산부터 할 필요가 있다.

3. 안전마진이 확보될 때, 거래하라.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에 대한 개념은 위의 포스팅에서 잘 소개되었다. 가치투자자들에겐 정말 유명한 개념인데,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벤자민 그레이엄이 처음 언급했으며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는 단어이다.

나의 경우엔, ‘안전마진'이라는 개념을 기존과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나는 수익률이 적어도 0.8% 이상 보장될 때, 바이낸스에서 업비트로 돈을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입출금을 할 때 보통 리플(XRP), 트론(TRX), 스텔라(XLM)를 사용하는데 이들이 거래소를 오고가는데 걸리는 데 시간은 약 3분~4분이다. 3~4분 동안 정말 재수가 없으면, 암호화폐가 1% 이상 급락하는 일도 생기지만 타이밍을 잘 잡으면 웬만하면 0.5% 내외로 움직일 것이다. 0.8% 이상의 안전마진을 확보하면 거의 모든 거래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나는 8월에 총 18번 돈을 왕복시켰지만, 돈을 단 한 차례도 잃지 않았다. 운이 안 좋아서, 적은 수익을 얻은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돈을 잃지는 않았다. 안전마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4. 급락장에 거래하지 마라.

급락장에 김치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국내 가격이 바이낸스 가격을 시간차를 두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급락장에는 높은 김치 프리미엄에 현혹되지 말고, 거래를 삼가야 한다.

18번 돈을 왕복시켰는데, 돈을 잃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급락장에 거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 수치에 현혹되지 않고, 암호화폐 가격이 줄줄 흐르는 상황에선 ‘기다렸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표현으로, ‘미스터 마켓'이 손을 흔들어도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일례로 나는 김치 프리미엄이 0.5%이지만 급락장인 상황보다, 0.2%이지만 잔잔한 장을 선호한다.

마찬가지로, 급격한 상승장에도 거래를 피하는 것이 좋다. 상승장에서 갑자기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가격은 예측이 불가능한데, 돈을 보내는 중에 언제든 급락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맞는 말이다. 우리는 가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랬다면, 이미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추세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횡보장은 확실히 있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어도, 최선의 ‘판단'은 할 수 있다. 지금 판단했을 때, 향후 3분간 급락할 것 같진 않다면, 돈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5. 큰 욕심 부리지 마라.

이는 거래 원칙보다는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나는 총 거래 수익률 0.5% 이상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욕심 크게 안 부리고 차익을 실현한다.

0.5%가 적은 수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0.5%씩 매일 벌면 월 수익 15%이다. 또한, 월 15%씩 매달 벌면 1년 12개월 동안 원금대비 5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매일 1%씩 번다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 재정거래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1%씩 매일 버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0.5% 이상 확실히 벌 수 있을 때, 차익을 실현하는 이유는 앞으로 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관찰 결과, 김치 프리미엄은 주로 2~3일 단위로 흐름이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2~3일 안에, 김치 프리미엄이 어떻게 될진 알기 힘들다는 뜻이다.

8월 26일~9월 1일 김치 프리미엄 그래프
8월 26일~9월 1일 김치 프리미엄 그래프

위의 그래프를 보자. 8월 26일~30일과 8월 31일~9월 1일의 김치 프리미엄 단위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쉽게 말하면, 8월 31일부터 김치 프리미엄이 전보다 매우 낮아졌다. 만약, 8월 30일에 수익에 더 큰 욕심을 내고 차익을 실현하지 않았다면, 8월 31일 이후로 물릴 가능성이 크다.

내가 욕심을 크게 부리지 않는 이유는, 투자에 있어선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0.5%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주로 24시간 안에 거래를 끝내고 있으며, 그 결과 급변하는 김치 프리미엄의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8월에 단 한 번도 손실을 보지 않은 비결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의 거래 횟수와 수익률을 보면, 내가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8월에 총 18번 돈을 왕복시켰는데, 총 수익률은 10.5%이다. 거래 한 번의 평균 수익을 계산하면 약 0.5~0.6%이다. 나름 원칙을 잘 지킨 셈이다.

결론

수익률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9월 수익률은 어떻게 나올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변치 않은 나만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이 있다면, 분명 수익률도 올라간다. 7월의 실패를 통해 8월에 나만의 원칙을 세웠고, 이 원칙들 덕에 나의 수익률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었다.

시장이 좋을 때 10% 이상씩 버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10% 앞에서 2%라는 숫자는 매우 작은 수익률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남들 모두 수익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만약 내가 2%를 벌고 있다면 이는 대단한 수익률이다. 마찬가지로, 남들 15%씩 벌고 있을 때 10% 수익률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즉,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매매 원칙을 지키며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원칙은 얼마든 바뀔 수 있음을 밝힌다. 기존 원칙이 틀렸다면, 얼마든 수정할 것이다. 유연한 사고방식이 더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원칙이 바뀐다면 블로그에 또 공유하도록 하겠다.

(바이낸스 계정을 만들 사람들은 위의 링크를 통해 만들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