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을 극복하는 ‘현금’이라는 안전장치

The Key to Overcoming Inequality is C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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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May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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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상상 2018 / 세션1. 디지털 전환 시대, 경제적 안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 발표2

테일러 조 아이젠버그 이코노믹 시큐리티 프로젝트 상임이사

테일러 조 아이젠버그 © 새로운상상 2018 (REIMAGINE 2018), LAB2050

안녕하십니까? 여기 오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한국에 온것은 처음입니다. 따뜻한 환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소개드린 바와 같이 저는 이코노믹 시큐리티 프로젝트의 상임이사입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저희는 미국에서 빈곤을 극복하고, 중산층을 다시 일으켜야 할 시대가 되었음을 느끼고, 기본소득이나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같은 현금 분배가 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표를 시작하며, 현재를 기준으로 검증된 것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를 할 때 목표를 이야기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연구기관은 우리가 이미 우리의 세상에 대해 무엇을 알고있는지부터 살펴보았습니다.

멀어지는 아메리칸 드림

미국인의 50% 이상은 400달러가 급하게 필요할 때 이 돈을 얻을 방법이 없습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차가 고장났을 때 3000달러 정도가 필요한 상황은 흔히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돈을 스스로 충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미국인 중 대다수가 긴급 상황에서 갑자기 빈곤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표됐던 미국의 사회계약은 이제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2011년도에 새로 만들어졌던 일자리 중의 94퍼센트가 파트타임이나 계약직입니다. 특히 연금이나 의료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은 보장이 되었고, 이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노동자에게 충분한 소득과 안정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주 40시간 이상 일해도 빈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면 사회 계약이 잘 작동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지만 좋은 일자리가 없습니다. 중산층 가정에게는 현재의 사회 보장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몇년 동안 쌓이고 쌓였습니다. 70% 이상의 미국인이 경기침체 이후 정부 정책이 중산충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하고, 이런 상황을 전환시킬 큰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저희의 몇 가지 고민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1. 경제력과 정치력의 쏠림: 상위 1퍼센트가 하위 40퍼센트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2. 고착화된 빈곤: 이는 40여년 간 지속된 트랜드입니다. 갈수록 기간제 근로의 비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3. 일의 자동화와 파편화: 특히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파편화되고 있으며, 가장 적절한 예는 앞서 언급한 구글 인공지능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콜센터와 같은 곳에 먼저 적용되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도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답이 아직 없기에 앞서도 논의 되었던 미래의 사회계약을 고민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입니다.

이코노믹 시큐리티 프로젝트 팀

이코노믹 시큐리티 프로젝트: 기금 모금과 캠페인, 연구

이코노믹 시큐리티 프로젝트 이사회는 페이스북 공동설립자인 크리스 휴즈를 포함해 미래 일과 사회, 기술에 대한 전문가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모두 경제 트랜드가 바뀌는 것을 몸소 경험하면서, 기초보장소득 (Basic Guaranted Income)을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금 모금과 캠페인, 연구입니다.

우리는 현재 연구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실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둘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정치적 캠페인과 연계한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시도를 해 보고 있습니다. 한 예는, 워싱턴 DC에 탄소세를 적용하고 이 재원을 사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회계약이 너무나 파편화 되어있고, 현금지급을 통해 빈곤을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도 현실화 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문화적 장벽입니다. 기본소득 혹은 부의 소득세를 논할 때, 뿌리깊은 문화적 규범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돈을 준다면 마약, 술에 소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처할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 입니다. 저소득층에게 소득이 주어지면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인과 편견을 제거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이 아이디어를 확산하는 데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이고 서사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미국은 다양성의 사회이며, 의사결정자가 사회보장 혜택의 대상과 괴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작동할지 알 수 있을까요?

Evidence that unconditional cash works © Economic Security Project

이 영상 속 리서치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전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실험의 조건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들의 증거들을 수집하여, 다양한 맥락에 맞는 정책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현금지급 자체의 효과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지급했을 때 어떻게 문제가 해결될지에 고민해야 합니다. 저희는 루즈벨트 재단 연구에 투자를 하여, 보편적 기본소득이 GDP를 12% 상승시킬 수 있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는 기본소득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연구일 것입니다.

또한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으로, 국부펀드, 세금부과, 공유부 등의 재원 마련 방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구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탄소세에 기반한 시민 배당을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에 따른 부담금을 지역사회에 배당하는 모델입니다.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저소득층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는 나아가 이 실험에 대해 개인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방향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 개인의 이야기들이 우리 연구의 근간을 이룬다고 믿습니다.

70년대 부의 소득세 실험에 감춰진 사실

이는 70년대의 한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기본소득의 한 형태인 부의 소득세 실험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시애틀이나 디트로이트에서 기본적 데이터를 수집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보고서들은 이혼율이 상승하고, 노동참여가 하락한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이혼율의 경우 잘못된 통계를 사용했었고, 노동참여율의 하락은 시간 사용이 어땠는지를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최근 참여자들에게 다시 조사한 결과, 고등학교 진학률이 높아졌고, 아이를 키우는 양육 시간이 늘어나면서 노동 참여 시간이 줄어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정량적 분석이 아니라, 정성적 분석이 함께 필요한 이유이고, 개인의 이야기들이 알려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탁턴의 실험

오늘 소개할 가장 큰 프로젝트는 켈리포니아주 스탁턴에서 진행하고 있는 Stockton Economic Empowerment Demonstration (SEED)입니다. 마이클 튜브(Micahel Tubbs) 시장은 이곳의 빈곤과 폭력 속에서 자랐습니다. 다행히 그는 스탠포드 대학을 나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일했고, 스탁턴의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는 스탁턴의 미래를 고민했습니다. 실리콘벨리로부터 1시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그곳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스탁턴은 오히려 뒤쳐지고 있었다는 것에 불안을 느꼈습니다.

Stockton Economic Empowerment Demonstration (SEED)

그리고 규모는 작지만, 질적인 결과에 집중하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500달러를 매달 100명에게 지급했을 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려고 합니다. 작년 10월부터 어떤 측면을 중점적으로 다룰지 설계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핀란드의 실험과는 다른 측면이 있지만, 미국에서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는 최초의 실험입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조건 없고, 자산 조사 없고, 장기적이며,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하는 수준이며, 특정 지역내에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와 미국도 차이가 있습니다. 지역의 맥락에 맞춰서 깊이 있게 설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논의 되는 지점들을 보면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현장의 실험이 이루어져야 하고 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의무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정치, 사회적 역량을 감안해야 합니다.

전체 발표 영상 © 새로운상상 2018 (REIMAGINE 2018), LAB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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