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의 반란? 왜?

JS Liu
Internet Service & Mobile
5 min readFeb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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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오픈마켓 시스템 도입

최근 재미있는 뉴스를 하나 접했습니다. 위메프와 티몬이 오픈마켓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내용인데요.

위메프와 티몬 관계자에 따르면 홈페이지에 직접 상품을 올리는 ‘판매자 상품등록 페이지’(가칭, 이하 상품등록 페이지)를 신설한다. 위메프는 3월부터, 티몬은 올 상반기 안에 이 시스템을 내놓을 방침이다. 양사 모두 일단 의류부터 도입하고, 식품 등 유통이 까다로운 제품은 논의를 거쳐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위메프·티몬, 오픈마켓 시스템 도입한다

기사를 살펴보니 ‘소셜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오픈마켓과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오픈마켓과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죠.

모 오픈마켓 본사 주소를 찾으려고 모바일 페이지를 열었던 적이 있었는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됐다. 이게 소셜커머스 페이지인지 오픈마켓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았다. — 오픈마켓의 모바일화?

결국 ‘모바일’에서 커머스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못해 쌍둥이와 같습니다. 특히, 이용자인터페이스(UI), 이용자경험(UX) 측면에서 그렇죠.

‘소셜커머스 시장의 포화상태’가 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시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픈마켓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하기에는 두 영역이 이미 유사하기 때문이죠.

이때,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 키워드가 하나 있었습니다.

직 원 숫 자

응?

직원수로 볼까요? 쿠팡 3000명, 티몬 1200명, 위메프 1200명입니다. 오픈마케을 보죠. 이베이코리아 전체 직원 숫자는 950여명입니다. 옥션(350여명)과 지마켓(600여명)을 합쳐봤자 소셜커머스 한 업체보다 적죠.

반면, 실적은 정반대입니다. 수치로 보면 2013년 기준 티몬은 매출 1148억원에 당기순손실 7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위메프는 매출 785억원에 당기순손실 385억원입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6622억원, 당기순이익 318억원이죠.

왜 그럴까요? 이제 5살이 된 소셜커머스와 15세 오픈마켓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긴 합니다만, ‘구성원 숫자’와도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셜커머스 대부분의 인력은 제품 판매를 의미하는 ‘딜’에 투입됩니다. 프로세스를 보면 한 가지 딜을 성사시키고, 페이지에 올리기까지는 많은 사람의 공이 들어갑니다.

물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와 수시로 통화하는 것은 물론, 확인해야 할 제안서도 많다. 디자이너, 에디터, 파트너들과 미팅이 많아 자리를 비울 때도 다수다. — 뜨거운 감자 ‘소셜커머스’…최전방 MD들의 하루

대략적으로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업기획자(MD)가 점주, 업체를 만나 계약 체결
  2. 제품 페이지를 만들자! 사진팀 투입! 디자인팀 투입!
  3. 페이지가 완성되면 점주에게 보내 최종 확인 후 게재

하나의 딜을 올리기까지 과정이 (오픈마켓에 비해) 복잡합니다. 좋은 퀄리티의 상품 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신규진입자로서 갖고 있던 경쟁력이기도 했죠.

그런데 오픈마켓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어떻게 프로세스가 바뀔까요?

  1. 점주, 업체가 상품등록 페이지에 제품 등록
  2. MD가 점검 후 판매 페이지에 게재

소셜커머스로서는 두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MD가 점주와 본사를 오락가락하면서 조율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업체가 페이지를 만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사진팀과 디자인팀의 리소스가 줄어듭니다.(의류부터 도입하는 이유가 평균적으로 갖고 있는 이미지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왜 이러한 변화가 왔을까요? 더 이상 소셜커머스는 ‘소셜’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커머스로 변신한 지 오래됐습니다. 오히려 오픈마켓이 그 뒤를 쫓고 있는 모습이죠.

랭키닷컴 자료. 얘네는 언제까지 표본조사만 하려나…

현재 소셜커머스가 모바일 커머스에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5~6년 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해서 외연을 확장한 이유도 시장 장악에 있겠죠. 이제는 투자대비수익(ROI)을 생각해야 할 시기인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오픈마켓 시스템 도입에는 내부 인력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을 겁니다.

해결해야 할 요소도 분명히 있습니다. 상품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픈마켓은 제품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위치에 있습니다만 소셜커머스는 책임을 져야 하는 통신판매업자이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부분입니다.

내부 리소스 개선, 외연 확장, 고객 만족도 유지

세 가지 요소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남은 과제겠죠. 바야흐로 소셜, 모바일, 이커머스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가 시작했습니다.

+)쿠팡 직원 숫자 1300명에서 3000명으로 수정

*같이 보면 좋은(?) 링크들
- 티몬 인수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우려
- 위메프의 도광양회
- 그들이 쿠팡에 4300억 원을 쾌척한 이유
- 왜 큐레이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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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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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