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같은 대학생 시절을 돌아보면 내 인생은 잡기로 점철되어 있었다. 자랑같이 들리겠지만 — 자랑이다 — 뭐든 몰입해서 하다보면 금새 잘하게 되었다. 잡기에 능하다는 수식어가 곧잘 따라다녔다. 물론 금방 싫증낸다는 단점도 있긴 했지만, 그땐 젊어서 그랬는지 싫증님이 좀 늦게 찾아오던 시절이었다.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재밌어 보이는 서비스가 있으면 꼭 가입해보곤 한다. 내 이메일 주소가 털리는게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미 내 개인정보는 거의 공공재에 가까워져 있다.
그리고 이건 사대주의인지, 학습된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외 사이트라면 내가 입력하는 개인정보도 적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나 근거 따윈 없다. 그냥 느낌이 그래서 막 가입하고 다닌다.
오늘 미투데이에 친구 신청이 왔다.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 뉴스나 재밌는 것들을 뿌리는 녀석 같았다.미투데이에 잠깐 들어가 보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별의 말. 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아니었다. 내년 6월까지라서. 심정을 반영한 기간이라 떠올려지지만 사실 사용자에게는 애매한 기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6개월 동안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이별을 해야한단 말인가.집에 오며 읽은 ‘D에게 보낸 편지’의 마지막 페이지의 문구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