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우리’
빌 틈 없었던 빈 속의 어쩔 수 없는 초대손님:
쌔끈하게 닦여진 나의 몸뚱아리가 매끈한 진열대에 둥그렁둥그렁 담겨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힐끗 눈길을 한번 줄까말까한 그런 존재랄까?
달콤한 디저트도 상큼한 탄산수도 뒤로하고 이곳에서까지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
노오란 불빛 아래서 그렇게 기다리기를 한참,
불꽃놀이처럼 주변은 어둡지만 갖가지 색을 뽐내는 번화가 새벽 5시, 불꽃놀이는 끝이 났고 어두운 골목길 환한 가게 하나 그리고 써진 ‘24시간 영업’
‘에이 씨, 오늘도 실패야’
‘연속 3일째 허탕이라고 답답하다 답답해’
‘대체 얼마나 힘을 풀어놨길래 말을 안 들어?’
지쳐있던 그녀가, 힘이 들 때 들어가는 작은 다락방,
비밀의 문.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방에 숨어 있는 작은 다락방에는,
그녀의 추억들이 한 가득 쌓여져 있다.
벽에는 어릴 적 운동회 사진, 수학여행 사진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Happy birth day Dohhyun Baek
거슬린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내 자신이 무섭게 느껴지지만 멈출 수 없다. 방금만 해도 그렇다. 마을 사람들과 성순이가 그를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혀 죽는 줄 알았다. 그가 나타난 이후로 나의 삶은 서서히 꼬여가기 시작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느 추운날, 나는 어딘가 너즈막한 곳에 친구들과 손과 손을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뭉쳐있다.
“애들아, 내 옆에 있어줘. 추워…”
나의 이야기를 들은 나와 친구들은 조금더 가까이 옹기종기 모인다. 친구들과 함께 뭉치다 보니, 내주위의 친구들이 하나하나 많아진다. 모든 친구는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과의 관계들이 어느순간나에게 부담으로,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그 관계 속에서 나는 크고 작은 상처들을 받게된다.
새벽 3시에 몽쉘을 까먹는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은 싫다
있는 그대로 나를 드러내고 여기예요- 손흔들지 않아도
작은 길에 아무렇지 않게 피어난 들꽃을 알아보는 누군가처럼
나의 글에 잠시나마 취해 향을 맡고 기뻐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뿐이다
혼자만 간직하는 글이 매력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가을, 단풍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가을의 깊이는 쌀쌀함을 이겨내는 듯하다.
그 특유의 그윽함은 여기 음악실에도 들어왔어.
가을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나는 가을 노을 빛이 훨씬 좋아.
.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지.
사각사각.
자정을 넘긴 시각. 쥐죽은 듯 고요한 침묵을 펜소리만이 사정없이 깨뜨리며 평온한 고막을 뒤흔들었다. 펜이 휙휙 날아다닌 자국은 고스란히 글자로 남았고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귀신에 홀린 듯 미친 속도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바로 너와 나의 이야기.
“너는 끝없는 미로를 탈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나는 그런 너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출구가 영원히 나타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
These were the top 10 stories published by 끄적끄적 in 2017. You can also dive into monthly archives for 2017 by using the calendar at the top of this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