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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PD, jamie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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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in readApr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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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은 이주민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음식을 따라가는 이금희, 박상영 두 MC의 여행을 풀어낸 <조인 마이 테이블>의 여섯편을 연출한 Team awaw예요.

왓챠 팀블로그에서는 총 7편에 걸쳐 Team awaw의 동료들과 오리지널 제작기, 함께 일하는 방식을 소개해요. 7편의 시리즈에서 Team awaw가 팀을 빌딩한 여정, 그리고 왓챠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문화와 시스템을 살펴보게 됩니다.

제 7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PD, 제이미

2회 안산편, 6회 인천편 서브 디렉터, 프로듀서 제이미

Q. 작가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일하셨어요. 그 중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경험한 EBS <자이언트 펭TV>, EBS 모바일 <밥친부터 시작>, 스튜디오 플래닛 <영지발굴단>과 <브린이의 연봉협상>이에요. <자이언트 펭TV>와 <밥친부터 시작>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비슷한 포맷의 다른 주제 콘텐츠로 만들어봤기 때문에 이 연결되는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2021년에 했던 TV 예능도 중요해요. 2020년 말에 유튜브 콘텐츠를 그만두고 조금 더 분량이 길거나 규모가 큰 콘텐츠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또 새롭게 배울 건 없을까?’라는 질문이 있던 상태였는데, 2021년에는 경험해보고 싶었던 곳에서 실제로 일해볼 수 있었죠. 왓챠에 입사한 것도 작년의 일이고요. 새로 알아야 할 게 많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느라 여러 가지로 체력이 부치기도 하지만, 기존에 제가 해왔던 일과 다른 일이라 전혀 다른 방식의 역량을 갖춰가고 있는 것 같아요. 2021년에 배운 것을 언젠가 또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어낼 게 기대돼요. 물론 앞으로 채울 게 한참 남았지만요. (웃음)

Q. Team awaw에 합류하면서 PD로 커리어를 전환하신 거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켄지가 왓챠에서 PD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주셨어요. ‘오, 그러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싶었죠. 저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직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기도 하거든요. 제안을 받고 일주일 동안 고민해봤는데, 앞으로 제가 일하는 데 손해가 될 선택은 아닐 것 같았어요.

Q. PD라는 일을 상상한 것과 실제로 일하면서 맞닥뜨리는 상황에는 차이가 있을 듯해요. PD가 되어보니 어떤가요?

PD가 하는 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원래도 많다는 건 알았는데 제가 인지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하고 있던 일이 많은 것 같아요. PD 일을 계속하신 분들께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가령 파일의 형식을 체크해서 여러 버전으로 납품하는 일이나 종편 작업 등은 제가 기존엔 중요한 업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일이거든요.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챙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많이 드는 삯바느질 같은 일이구나, 싶어요.

물론 이건 PD로 일하다가 작가로 커리어 전환을 하더라도 비슷하게 느낄 것 같아요. 서로가 하는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Q. 작가로 일하며 쌓은 역량과 PD로서 필요한 역량의 갭을 어떻게 줄여나가고 계세요?

많은 대비를 하려고 했지만, 직접 촬영하러 나가고 영상을 편집해보면서 몸으로 배워야 해요. 사실은 몸으로 배우기 전에 PD인 팀원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일할 때 한 사이클을 돌아보면 견적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전부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사소하게 모르는 것도 너무 많아서 ‘내가 문제를 일으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프로젝트 초반부터 함께한 켄지나 타키, 큐큐, 로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언제쯤 뭘 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등을 많이 알려주셨죠. 팀에서 아예 노션에 ‘PD 업무의 구조화’ 페이지를 만들어주셨어요.

Q. 그래도 작가로는 꽤 경력을 쌓은 상태인데,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 상황에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지 궁금해요.

커리어 전환을 한 초반에는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사소한 것도 모르다니 자괴감이 든다’라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점차 ‘어떡하겠어, 해야지’ 마인드가 되었어요. 자존심이 상한 상태로 있다고 해도 그게 저에게 어떤 이득도 주지 않고, 차라리 그 시간에 일하는 게 낫잖아요.

Q. 구체적인 경험이 있을까요?

예고편을 만들었는데, 첫 번째 버전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어요. 그걸 동료들에게 보여주려니까 너무 수치스럽더라고요. 하지만 보여드려야 하잖아요. 켄지가 그 영상에 대한 피드백을 꼼꼼하게 주셨는데, 피드백을 받고 제가 엄청 상처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셨대요. 그만큼 정말 수치스러운 수준의 영상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멘탈이 나가 있거나 집에 갔을 줄 알았는데, 그냥 편집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고 하시더라고요. 밖으로 자주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저 나름대로는 ‘그래도 어떡하겠어, 해야지’의 순간들이 계속 있었던 거죠. 지금은 그때보다 타격감이 덜 해요. 언젠가 다시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죠. 지금은 아니에요.

Q. PD다운 건 뭘까, 나라서 가능한 PD다움은 뭘까,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하겠네요.

그 고민은 계속했던 것 같아요. PD라는 직무가 가져야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책임감이라든가…. PD로서의 책임감은 다른 직업이 갖는 그것과는 또 다른데, ‘그게 나에게 결여되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여러 번 던졌어요. 그런데 제가 큰 팀으로는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지 않았거든요. 조금 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타입의 일들을 해왔어요. 그 ‘책임감’이라는 것이 후천적으로 길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일하면서 어렵거나 잘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나요?

원래 혼자 엄청나게 고민하는 편이었어요. 요즘은 동료들에게 제때제때 물어보는 거로 해결하려고 해요. 저보다 경력이 많은 팀원도 있고, 전체 경력은 저보다 짧더라도 영상을 계속 다뤄본 분들이 계시니까 제가 지금 경험하는 어려운 순간을 먼저 지나가본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가 엄청나게 고민했던 부분이 동료들 덕분에 단번에 풀릴 때도 있어요. 그리고 편집을 하다 보면 저는 계속 똑같은 눈으로 영상을 보잖아요. 동료들의 완전 새로운 눈으로 편집본을 보다 보면 다른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동료들에게 묻는 게 저에게 훨씬 도움이 돼요.

Q. 팀으로 일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이겠어요.

덕분에 ‘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동료들에게 제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고요. 나도 믿고 남도 믿어야 가능한 일이라 도움을 구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저 같은 사람은 정말 노력해야 하지만요. 도움을 기꺼이 주고받는 건 팀으로 일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태도인 것 같아요. 저도 밝은 눈으로 동료들에게 제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섬세한 시선과 타인을 기꺼이 돌볼 마음,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겠죠.

Q. 팀과 함께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순간도 있을까요?

팀이 제 주변에 공기처럼 항상 있으니까 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의 규모 자체가 혼자는 절대 할 수 없는 크기라 모든 것이 팀플레이일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 떠오르는 건, 비비안이 같이 밤을 새워줬던 날이에요. <조인 마이 테이블>의 티저 영상을 만들었던 날이기도 해요. 그때 밤을 종종 많이 새웠는데요, 저는 작가로 일했으니까 구성안을 쓴다고 하면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리겠구나’라는 감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편집은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 어느 정도 시간을 들였을 때 마감 시간에 맞출 수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 ‘그냥 밤을 새워버리자’ 할 때가 많았어요.

비비안은 편집의 왕이에요. 티저를 뚝딱뚝딱 만들면서 밤을 새우고 있었는데, 비비안도 밤을 새우더라고요. 사실 비비안은 그날 굳이 밤을 새울 필요가 없었거든요. 밤새워 편집해야 할 분량이 있는 것도, 그렇게 해야 할 시기도 아니었어요. 제가 혼자 외로울까 봐 같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너무 감동인 거예요. 동료애를 느꼈죠. 보답으로 저도 비비안 방에서 자면서 함께 있어 줬던 기억이 있어요.

Q. <조인 마이 테이블>의 촬영 현장에서 있었던 일도 듣고 싶어요.

제주에 답사 갔을 때의 일이에요. 아살람이라는 가게를 섭외하러 갔는데, 이미 인기가 많아서 굳이 방송에 나올 필요가 없는 곳이기도 했어요. 저희는 인간적인 친밀함을 쌓기 위해서 매일 아살람에 들러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사장님이 좋아하시는 따뜻한 라떼를 사다 드렸죠. ‘꼭 우리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장님이 워낙 좋은 분이라 저희도 좋은 사람으로 그분과 관계를 맺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방송 일이라는 게, 어떤 사람의 삶을 다면적으로 보여주려면 관계를 잘 맺어야 하는 것 같거든요. 팀원들도 그런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좋았어요. ‘우리는 촬영만 하면 돼’가 아니라 그분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쌓고, 그분들이 마음을 열 수 있게 기다리는 팀원들이어서 ‘내가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조인 마이 테이블> 제주 편 인서트 촬영 현장에서 동백꽃을 들고 다니는 제이미의 모습

Q. 팀원들은 제이미에게 어떤 피드백을 주나요? 인상적인 게 있을까요?

‘웃기다’라는 말이요. (웃음) 저에게 ‘웃기다’라고 하는 건 항상 좋아요. 제가 엄청 진지한 편인데도 웃긴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건 인간적으로도 좋은 거고 직업적으로도 필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제이미는 웃기니까 편집도 웃기게 할 거예요’라는 말이 저에게 용기가 됐어요.

피드백은 아니지만, 직무를 변경한 제가 어떤 모습으로 일할지 기대된다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어떤 형태의 새로운 창작자가 나올지를 기대하는 맥락에서 해주신 이야기라 큰 힘이 되더라고요. 어차피 지금 우리는 격변기에 일하고 있고, 선례 없는 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내가 나를 믿고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돼요. 이 마음은 자주 무너졌다가 자주 다시 선답니다.

Q. 인터뷰하면서 제이미는 모든 일에서 배우고, 그것을 발판 삼아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분이라고 느꼈어요. <조인 마이 테이블>을 만들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다음에는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은지 궁금해요.

제작 역량 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배운 게 많아요. 영상으로 이야기하는 일이니까 이 프로그램에는 어떤 화면비가 적절한지, 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촬영과 편집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사람들이 이 장르에서 느끼는 재미는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음식과 여행이 합쳐진 장르가 주는 재미라는 게 있잖아요. ‘재미’에 대한 저의 틀이 넓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음에 제가 어떤 걸 바로 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항상 저는 어떤 것을 저의 것으로 소화하며 일했기 때문에, 다음 일에도 배운 걸 적용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해보지 않은 일을 꾸준히 시도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던 것처럼, 아마 앞으로도 그렇겠죠?

그게 저를 생존시키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하지 못한 제안이 저에게 왔을 때 그걸 받아들이는 게 좋은 다음 스텝을 가져다줬어요. <자이언트 펭TV>도 그런 식으로 선택한 일이었는데 저에게 좋은 것들을 알려줬죠. 조금 독특한 제안이다 싶을 때 그 방향으로 가보는 건 저에게 항상 새로운 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거기에는 두려움이 없어요. 익숙해지면 재미가 없어지는 편인가 봐요.

제이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왓챠 오리지널 <조인 마이 테이블>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조인 마이 테이블> 은 지금,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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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뉴그라운드에서 진행한 Interview of Team awaw 에 왓챠의 색깔을 담아 구성하였습니다.

interview. 황효진(뉴그라운드 공동대표) / design. ellen, claire/ edit. z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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